제일약품은 올해 초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하면서 '오너 3세' 경영 체제에 진입했다. 한승수 회장의 장남 한상철 사장이 제일파마홀딩스에 이어 제일약품 대표이사 자리에도 선임되며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제일약품의 대표이사는 최고경영자 지위를 넘어 이사회 영향력으로도 직결된다. 이사회 규정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사장의 동생 한상우 전무도 올해 새롭게 사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 내 오너가의 영향력이 점차 강화되는 중이다.
◇이사회 규정 5조 '이사회의 의장은 대표이사 사장' 제일약품은 2024년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는지 여부'에 대해 이사회 규정에 의거해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독립성 관련 미진함 부분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있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제일약품 이사회 규정 제 5조 1항을 살펴보면 '이사회의 의장은 대표이사 사장이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제 9조 1항 소집권자 항목에서도 '이사회의 소집은 의장인 대표이사 사장이 한다'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동일시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올해부터 제일약품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다.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오너 3세 한상철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한 사장은 2017년부터 사내이사로서 오랜 기간 이사회에 참여해왔으나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사회 규정에 의거해 한 사장은 자동으로 이사회 의장 권한도 갖게 됐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소집권과 함께 이사회 의결상 가부동수가 나왔을 경우 결정권도 갖는다. 과거 대비 이사회 내 한 사장의 영향력이 확대된다.
공동 대표이사에 대한 이사회 규정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 전문경영인인 성석제 대표이사 사장과 한 사장이 모두 소집권한 등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관 33조에도 소집권자가 해당 이사회의 의장을 맡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며 "이사회 내부의 역할 분담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 대표가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의 단독 대표이사로 있고 이사회 의장직을 겸직하고 있는 만큼 성 대표 이상의 영향력을 그룹내에서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일파마홀딩스 역시 이사회는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에서 따로 정한 이사가 소집권자을 갖는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의 소집권자로 한다. 기본적으로 한 대표에게 쏠리는 영향력이다.
◇한상우 전무도 사내이사로 이사회 합류, '대표-의장' 분리 방안 검토 제일약품 이사회 내 오너가의 영향력은 점차 강화되는 중이다. 3월 주총에서는 한 대표의 공동 대표 선임과 함께 그의 동생 한상우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도 함께 이뤄졌다.
이사회 구성원은 총 8명으로 이중 5명이 사내이사로 구성돼 있고 그 중 2명이 오너 3세 경영인들이다. 사내이사들을 견제할 수 있는 선임사외이사 제도 또는 집행위원 제도 등도 아직 시행하고 있지 않다.
제일약품은 지배구조보고서 상 독립성과 관련해 이사회의 독립성 및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사외이사에 대해 충분한 정보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영 현안에 대해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이사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와 관련해서도 근거 규정 마련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