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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

중하위 머문 생보 빅3…참여도 강세, 경영성과 미흡

[보험]삼성생명 11위가 최고 순위…한화생명 12위, 교보생명 14위 그쳐

강용규 기자

2025-06-20 09:37:10

편집자주

좋은 이사회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통찰 있는 결의와 책임이다. 그러나 이사회 리더십은 종종 구조부터 취약하거나 요식적으로만 기능한다. 정책거버넌스 모델을 창안한 존 카버는 "통상 이사회란 유능한 개인들이 모인 그저 그런 집단"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사회 경영이 부상할수록 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단 뜻인데, 금융사 이사회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고정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와 시장 구조, 사회적 기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 중일까. theBoard가 독자적 툴을 만들어 평가해봤다.
17개 주요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사회 평가에서 생명보험사들은 손해보험사 대비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생보업권의 대형 3사(삼성·교보·한화)는 모두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생보 빅3는 하나같이 참여도 지표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이외에도 구성 혹은 평가 개선 프로세스 등 각 사별로 강점을 보인 지표가 있었다. 반면 경영성과 지표는 3사 모두 최저 평점을 기록한 공통의 아킬레스건이다.

◇빅3, 생보사들 가운데서도 순위 낮아…공통 강점 '참여도'

theBoard가 실시한 '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220점 만점에 137점을 획득해 17개 주요 보험사들 중 11위에 올랐다. 한화생명은 136점으로 12위, 교보생명은 130점으로 동양생명·NH농협생명과 함께 공동 14위에 머물렀다.

이번 평가는 올 5월 발표된 연차보고서와 2024년 사업보고서, 2025년 1분기 분기보고서를 기준으로 실시됐다. 보험사 이사회 운영을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나눠 분석했다.

평가 대상 보험사는 생보 8개사, 손보 9개사로 총 17곳이며 생보사들이 평균 11위, 손보사들이 6.4위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생보사들의 침체가 두드러졌다. 4위의 KB라이프를 제외하면 생보사들 중 상위권에 속한 곳은 없었으며 빅3는 9위의 미래에셋생명, 10위의 신한라이프보다도 순위가 낮았다.

빅3가 그나마 강세를 보인 지표는 참여도다. 5점 만점의 평점 환산 기준으로 삼성생명이 3.7점, 한화생명이 4.3점, 교보생명이 3.6점을 각각 기록해 사별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특히 한화생명의 4.3점은 총점 기준 30점으로 32점의 KB손보, 31점의 삼성화재에 이은 보험사 3위에 해당한다.


◇한화·교보, 참여도 지표 전 문항에서 평균점 넘어

삼성생명은 참여도 지표의 7개 문항 중 2개 문항에서 만점에 해당하는 5점을 득점했다. 이사회를 연간 12회 이상 개최했고 이사진의 회의 출석률이 90%를 상회했다. 이외에 사외이사 후보 풀의 정기적 관리, 이사회 안건의 여유로운 통지 등과 관련한 문항에서도 4점을 받았다. 다만 이사진 교육을 연 5회 실시하는 데 그쳐 관련 문항의 점수도 2점에 머물렀다.

한화생명은 이사회의 정기적 개최, 구성원의 출석률, 안건의 여유로운 통지, 충분한 교육 제공 등 4개 문항에서 5점을 획득했다. 감사위원회를 위한 별도 교육도 3회 실시해 관련 항목에서 4점을 받았다. 사외이사 풀 관리, 감사위원회의 적절한 개최 등 2개 항목에서도 3점을 받는 등 참여도 지표에서 평균 미만의 점수를 받은 문항이 없었다.

교보생명 역시 참여도 지표의 7개 문항 모두 평균 이상의 점수를 획득했다. 이사진의 회의 출석률이 90%를 상회했고 이사진 교육을 11회나 실시해 관련 항목에서 만점을 기록했다. 이사회의 정기적 개최, 사외이사 풀 관리, 감사위원회의 적절한 개최, 안건의 여유로운 통지, 감사위원회 교육 등 나머지 5개 문항에서는 모두 3점을 받았다.

삼성생명한화생명은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서 참여도 다음으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삼성생명이 3.4점, 한화생명은 3.7점이다. 양사 모두 이사회 평가 결과의 투명한 공시 여부, 외부 기관으로부터 받은 ESG등급, 이사진의 사법 이슈 연루 여부 등 문항에서 가장 높은 5점을 획득했다.

교보생명은 구성 지표에서 참여도와 같은 3.6점의 평점을 기록했다. 사외이사 중 기업인의 비중, 이사진의 생물학적 다양성, 이사회 지원조직 업무총괄자의 직급, 감사위원회 지원조직의 유무 등 4개 항목에서 5점을 받았다.

다만 이사의 소위원회 겸직 관련 문항에서는 1점을 받았다. 교보생명은 사외이사 5명 중 민병철 사외이사를 제외한 4명과 신창재 대표이사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이 4개 이상의 소위원회에 소속돼 있다. 다수의 거버넌스 평가기관들은 이사의 업무 집중도를 고려해 1명의 이사가 3개 이하의 소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을 권장한다.

◇업권 특수성 나타난 경영성과 지표 저득점

생보 빅3는 모두 경영성과 지표에서 가장 낮은 평점을 받았다. 삼성생명이 2.0, 한화생명이 1.7, 교보생명이 1.5로 하나같이 평균인 3점을 밑돌았다. 이 지표는 주주환원 및 수익성을 측정하는 3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생보사 8곳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KB라이프와 동양생명조차 평점이 3.0에 불과했다.

먼저 총주주수익률(TSR) 관련 문항에서 삼성생명은 4점을 획득한 반면 한화생명은 1점을 받았다. 삼성생명이 넘치는 잉여자본을 기반으로 결산배당을 실시한 반면 한화생명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으로 인해 결산배당을 건너뛴 영향으로 파악된다. 비상장사인 교보생명은 해당 문항의 점수가 '없음'으로 처리됐다.

총자산이익률(ROA) 관련 문항은 삼성생명이 1점, 한화생명이 2점, 교보생명이 1점을 각각 획득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 문항은 삼성생명이 1점, 한화생명이 2점, 교보생명이 2점을 받아 빅3가 2개 문항에서 모두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보험사들은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안전자산을 늘리고 자본성 증권 발행을 통해 가용자본을 보강하는 데 힘쓰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자산이나 자본의 규모 대비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손보업권 대비 생보업권의 수익성이 낮았던 점까지 겹쳐 생보사들의 저득점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