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경우 숙명여자대학교 부총장(미래에셋생명 이사회의장)은 지배구조 연구와 이사회 운영을 연결해 온 거버넌스 전문가다.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미국 UCLA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0년대 세계적인 연기금 컨설팅 권위자 앰바시어 박사의 지배구조 서적을 번역 출간하며 국내에 일찌감치 관련 논의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해 왔다.
사외이사로서의 경력도 오래됐다. 2000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중복 이력을 감안해도 약 10년간 여러 기업의 사외이사로 몸담아 왔다. 그만큼 한국 기업 이사회의 의사결정 구조와 역할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누구보다 생생하게 목격한 인물이다.
최근 2년간은 미래에셋생명 이사회의 의장으로서 이사회의 책임을 강화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상법 개정안과 책무구조도 도입 논의가 활발한 지금 변화의 맥락과 현장의 온도, 학계의 의견까지 함께 제시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전문가다.
위 부총장
(사진)은 과거와 현재의 의사결정 과정은 분명히 달라지고, 그 방향성이 선진화에 다가가고 있다고 했다.
위 부총장은 상법개정안의 취지에는 100% 공감한다면서도 속도에 대해서는 우려를 보였다. 상법개정안과 책무구조도 도입 등의 변화를 앞두고 꼼꼼한 정책 마련이 선행돼야 현장의 혼란이 최소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위 부총장은 2000년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외이사를 포함해 2015년 신한캐피탈과 2019년
LX세미콘 등의 이사회에 참여해 왔다. 미래에셋생명에서만 6년을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중복 임기를 감안해 적어도 10년 이상을 각 분야 기업의 사외이사로서 활동한 셈이다.
그동안 기업의 거버넌스는 어떻게 달라져 왔을까. 위 부총장은 미래에셋생명을 포함해 기업 이사회의 독립성이 크게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일부 기업에서 지주의 입김이 강해 이미 의안이 결정된 후 상정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런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미래에셋생명도 6년간 거버넌스 발전을 이뤄왔다고 위 부총장은 답했다. 위 부총장은 "사외이사와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 강화와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는 한편 임원추천후보위원회와 보수위원회 등은 사외이사로만 구성해 이해상충 요지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위 부총장은 최근 활발하게 논의 중인 상법 개정안과 책무구조도 도입에 대한 질문에 '취지는 공감하되 연착륙이 필요하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정책의 디테일(detail)도 필요하다고 했다.
위 부총장은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 이전의 경우 주주들간 이해 상충 문제에 대해 이사회와 경영진의 고려가 '주주간 이해상충이 크면 기업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런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라'는 규범적 가이드라인이었다면 이제는 법적 책임도 감당해야 하는 실체적인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결국 의사결정 과정에서 경영진이 책임을 우려해 소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그는 "대주주 입장만 따를 수도, 소액주주 요구만 반영할 수도 없어 결국 결정을 미루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짚었다.
위 부총장은 "과거 벤처투자 규제 등과 같이, 정책의 방향성은 맞아도 디테일이 부족하면 현장에 혼란을 초래"한다며 "소액주주 보호라는 큰 틀에 동의하지만 기업이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없이 법 조항만 강화될 경우 오히려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기업 등에서는 아예 사외이사 선임을 기피하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책무구조도 도입에 대해서도 현장 상황을 반영한 유동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미래에셋생명은 책무구조도를 필수 도입 제도로 판단해 의결 안건이 아닌 보고 형태로 논의를 진행했다.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정책과 관련해 막바지 정비 작업에 접어들었고 관련 논의도 다층적으로 이뤄졌다고 위 부총장은 말했다. 위 부총장은 "금융사고의 책임 범위를 실무진에서 경영진으로 넓히고 사고 예방과 사후 대응에 도움이 되려는 책무구조도의 취지에는 100% 동감"한다고 했다.
다만 "실제 보험업무를 수행하며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권한과 암묵적인 의사결정 등이 있는데 단기간에 모두 문서화하기는 어렵다"며 "원래의 취지는 살리되 신축성을 살린 지침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