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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사외이사 열전

삼성 이어 SPC그룹 쇄신 이끄는 김지형 전 대법관

이달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위원장 수락, 과거 삼성 준감위 초대 위원장으로 활동

김형락 기자

2025-06-26 15:15:14

편집자주

흔히 '베테랑(Veteran)'은 어떤 분야에서 오랫동안 몸담으며 기술이 뛰어나거나 노련한 사람을 이른다. 기업 의사결정의 최상단에 위치한 이사회에도 다수의 기업을 경험한 베테랑 사외이사들이 존재한다. 다양한 회사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비교군이 생기고 노하우가 쌓이는 만큼 theBoard는 여러 이사회에서 각광 받아온 사외이사들의 면면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김지형 전 대법관이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이하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연이은 중대 재해로 도마 위에 오른 SPC그룹 컴플라이언스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안전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김 전 대법관은 과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 1기 위원장을 맡아 삼성그룹 경영 승계·노조 문제 등을 풀었다.

SPC그룹은 이달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출범했다. 위원회는 매달 정기 회의를 열고, 그룹 윤리·준법 관련 정책과 규정을 심의·의결한다. 위원회는 위원장과 외부 위원 3명(△여연심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문은숙 국제표준화기구(ISO) 소비자정책위원회 의장), 그룹 내부 위원 1명(경재형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등 총 5명으로 구성했다. 그룹 안에 위원회 실무 전담하는 사무국을 별도로 설치했다.

여러 사회적 현안을 중재·조정한 경험을 지닌 김 전 대법관이 위원회를 이끈다. 김 전 대법관은 2020년 2월 출범한 삼성 준감위 초대 위원장(임기 2년)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도 삼성 준감위와 성격이 비슷한 외부 독립 기구다. 삼성 준감위는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7곳과 협약을 맺고 각 사 준법 감시 시스템을 감독하며 이사회에 권고·의견을 제시한다.


삼성 준감위 1기 핵심 의제는 △경영권 승계 △노조 문제 △시민 사회 소통이었다. 1기 위원회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4세 경영 승계 포기, 무노조 경영 방침 폐기라는 성과를 냈다. 삼성 준감위 활동은 지배구조 개선 해법을 찾는 2~3기로 이어졌다.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는 그룹 안전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이 주요 과제다. 지난달 SPC삼립 시화생산센터에서 윤활유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 10월에는 평택 SPL 공장, 지난해 8월에는 성남 샤니 공장에서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SPC삼립, SPL, 샤니는 모두 파리크라상 종속기업이다.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는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옥에서 발족식을 갖고 첫 회의를 진행했다. [사진: SPC]

위원회는 지난 16일 1차 회의에서 안전사고 문제를 논의했다. 위원회는 SPC삼립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에 우려를 표명하고, 사업장 전반 안전사고에 대한 원인 조사와 후속 조치 권고안을 의결했다. 위원회는 자발적 조치와 변화 선언만으로는 신뢰 회복과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조사단이 제빵 공정에서 발생 가능한 사고 원인 등 잠재적 위험 요인을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위원회 산하에 노동소위원회를 설치해 그룹 산업 안전·노사 이슈 검토와 대책 수립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2022년 평택 SPL 공장 사고 뒤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그룹 차원에서 3년 동안 1000억원을 투자해 안전 경영 시스템을 강화한다고 약속했다. 지난해까지 목표 금액 84% 수준인 835억원을 △안전 설비 확충 △장비 안전성 강화 △고강도·위험 작업 자동화 △작업 환경 개선 등에 썼다.


SPC삼립은 지난해 4월 김회성 상무를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로 위촉했다. CSO는 안전 보건에 관한 독립적인 결정권, 인사·예산, 지휘 감독권을 가지고 안전한 사업장 환경 조성과 근로자 생명·신체 보호, 사고 예방 활동을 담당한다.

SPC삼립은 이사회에도 식품 안전 분야 전문가를 두고 있다. 대구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지낸 이임식 충북대학교 대학원 바이오미래융합 기술경영 겸임 교수가 2021년부터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나머지 사외이사는 회계 전문가인 전성기 신한회계법인 감사본부 공인회계사, 법률 전문가인 제프리 존스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다.

사내이사는 경영 능력을 갖춘 임원들로 선임했다. 황종현 대표이사(관리대표 사장), 김범수 대표이사(사업대표 부사장), 김진억 식품기술연구원장(상무) 등 3명이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종용 혐의 재판이 진행 중인 허영인 회장은 미등기 임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