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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 '안전경영 거버넌스'는 어땠나

분기별 보고 확대·별도 CSO 선임 강수에도 현장 중심 추가 조처 필요

최은수 기자

2025-05-22 10:47:44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SPC삼립은 2022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직접 안전관리 점검과 안전경영 강화 선언 후 이사회에 직접적인 변화를 줬다. 연 1회 수준이던 이사회 내 안전경영 강화계획 보고는 점차 늘어 분기 단위로 확대됐고 2024년엔 안전보건경영책임자(CSO)를 별도로 선임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로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한 점은 한 번 더 되새겨 볼 사안이다. 안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와 변화가 이사회 단위에선 직접적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현장에 이러한 논의가 어떻게 반영되고 있었는지에 대한 점검은 필요해 보인다.

◇2024년 이사회 연간 7차례 안전 키워드, CSO도 선임

더벨 SR본부가 SPC삼립의 이사회 활동을 살펴본 결과, 2022년까지 연간 한 차례에 불과했던 SPC삼립의 안전경영 강화계획 보고는 2024년부턴 분기당 1회 수준으로 늘었다. 해마다 이사회에서 가부를 가리는 안전보건계획 수립 및 승인 건을 포함하면 총 5차례 이사회 및 소위원회에서 안전을 키워드로 한 논의가 이뤄진 셈이다.


SPC의 또 다른 움직임은 지난해 말 최고안전책임자(CSO) 제도를 도입해 운용하기 시작한 점이 꼽힌다. 컬리 안전보건환경 부사장 출신인 김회성 상무를 영입해 중대재해처벌법 등 강화된 안전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 정비에 속도를 더했다.

이와 함께 2024년부터 ESG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재편하고 사외이사로만 구성되던 위원회에 사내이사와 1명을 추가했다. 이 역시 앞서 안전경영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보로 안전을 위시한 거버넌스 강화를 위한 SPC삼립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사회 내에서 안전은 2024년 이후 독립된 안건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셈이다.

그러나 이달 중순 SPC삼립의 한 생산시설에서 작업자가 기계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안전경영에 대한 이사회 단위의 논의 증대와 함께 그간 조치의 실효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수년 간 이어지는 안전 관련 문제는 2022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 달성 후 내건 목표 도달을 방해하는 요인으로도 손꼽힌다. 세부적으로 SPC삼립은 2022년 최대 실적을 경신한 후 2024년 매출 4조원, 영업이익 1100억원의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다만 장기화된 불황과 대내외적인 이슈가 겹치면서 각각의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사회 중심 거버넌스 강화 '노력과 현장 괴리' 극복 필요

SPC삼립은 전통적엔 제조업 가운데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이사회 중심의 거버넌스 개편을 추진해 온 기업으로 꼽힌다. 오너 2세인 허영인 회장을 비롯한 오너십이 아닌 전문경영인 중심의 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크고 작은 움직임도 관측된다.

대표적으로 SPC삼립은 ESG위원회나 지속가능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소위원회 설립 의무를 지고 있지 않지만 선제적으로 명문화하고 운영하고 있다. 앞서 2024년 공식화한 CSO 제도 역시 타 제조기업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그럼에도 현재로선 SPC삼립의 앞서 노력들이 실제로 안전경영이 강조돼야 할 현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CSO가 이사회 멤버가 아닌 미등기임원이라 의사결정자가 아닌 것도 고려 대상이다. 자연스럽게 CSO가 관련 업무 보고자로서만 이사회에서 활동하는 점도 개선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그 밖에 동종업계에선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안전경영 관련 업무 보고 체계 확충과 CSO를 통한 관련 대응방안 마련에 나선 점은 긍정 요인이다. 더불어 앞으로 SPC삼립이 별도 대응을 통해 이사회 차원에서의 안전관련 대응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이를 어떻게 현장에까지 닿도록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