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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드 인터뷰

롯데렌탈에 '듀오' 고객관리 노하우 이식한다

11년 듀오 대표 지낸 박수경 사외이사 "롯데렌탈 유상증자로 기업가치 향상 이어질 것"

이돈섭 기자

2025-07-10 11:30:22

결혼정보회사 듀오정보(이하 듀오)의 박수경 대표(사진)는 자타공인 고객관리 전문가다. 서울대 소비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같은 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아모레퍼시픽을 거쳐 2014년 듀오 대표로 발탁돼 11년째 듀오를 이끌어오고 있다. 박 대표 취임 직전 3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던 듀오는 400억원대 매출 기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시장에선 박 대표가 주도하는 듀오만의 고객관리 노하우에 주목했다.

박 대표는 올 3월 사외이사 커리어를 시작했다. 박 대표를 찾은 곳은 롯데렌탈이다. 국내 렌터카 시장 1위 업체인 롯데렌탈은 최대주주 손바뀜을 앞둔 이 시기 박 대표를 영입하면서 이사회를 개편했다. 최근에는 새로운 최대주주 대상 유상증자 내용이 시장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8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듀오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롯데렌탈의 유상증자가 모든 주주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2019년 이후 최근 5년 간 연속 2조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롯데렌탈은 국내 렌터카 시장 1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롯데렌탈은 롯데그룹 편입 10년 만에 최대주주 변경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3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홍콩계 PE 어피니티와 롯데렌탈 지분 56.2%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어피니티 측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기업 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늦어도 내달께쯤 해 심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롯데렌탈은 올 초 백복인 전 KT&G 대표와 박수경 대표 등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이사회 진용을 재편했다.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등 6명의 등기이사로 구성된 롯데렌탈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3명은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이사회에 남아있을 공산이 크다. 롯데렌탈은 박 대표를 '소비자 마케팅 전문성과 기업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 발전에 기여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 "듀오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다양한 고객 정보를 취득하고 관리하는 것"이라면서 "혼인율과 출산율이 줄어드는 시대 듀오가 꾸준히 성장하는 이유는 고객 정보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전달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듀오가 2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 중심 경영(CCM) 인증을 4회 연속 성공한 데도 투명한 고객관리를 중시하는 박 대표의 의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듀오와 마찬가지로 고객중심 경영을 기치로 삼고 있는 롯데렌탈이 박 대표를 이사회 멤버로 영입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지난해 말 자산 6조원대 롯데렌탈은 이사회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데 사추위 위원 여럿이 박 대표를 동시에 추천하기도 했다. 박 대표가 다양한 기관과 기업 등에서 고객관리 노하우를 주제로 강연한 내용이 업계 안팎 입소문을 탄 영향도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롯데렌탈 이사회는 각종 소위원회 논의를 포함해 한 달에 몇 번씩 온라인·오프라인 회동이 이뤄진다. 박 대표는 현재 사추위원장을 맡으면서 동시에 투명경영위원회와 ESG위원회, 보상위원회 등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 대표가 이사회 활동을 통해 받은 인상은 '합리적인 조직'이라는 것이다. 최근 시장 안팎서 논란이 되고 있는 어피니티 대상 유상증자 건에서도 상법 개정 흐름과 맞물려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해당 유상증자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어피니티 측에 주식을 넘기는 과정에서 롯데렌탈이 어피니티 대상으로 2120억원 규모 신주를 발행한다는 내용이다. 어피니티는 구주를 보통주 한주당 7만7115원에 매입키로 했는데, 신주는 주당 2만9180원에 발행키로 하자 기존 주주가 반발하고 있다. 구주의 경우 일종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인 셈. 신주는 이사회 결의일 전일 기준 일정 기간 평균치를 감안했다.

박 대표는 "이사회가 충실의무에 준수해 논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했다면 증자 건이 나중에 문제가 되더라도 할 얘기가 있다는 게 이사회 기본적 입장"이라면서 "(상법 개정안 국회 통과로) 이사회 의사결정으로 손해를 입는 주주가 없어야 하고 기업 가치는 꾸준히 올려야 한다는 방향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증자 목표가 분명하고 주가가 오르고 있어 유상증자가 이 방향에 역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10일 오전 11시 기준 롯데렌탈 주식은 주당 3만4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와 비교해 17% 이상 올라있다. 롯데렌탈이 롯데그룹을 이탈하면 신용등급이 일부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어피니티 측이 보유하고 있는 SK렌터카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박 대표는 "듀오를 경영하면서 쌓아온 전문성을 롯데렌탈 이사회에서 소신 있게 발휘해 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