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테크놀로지 인수를 앞두고 있는 한솔테크닉스가 감액배당에 나서면서 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솔테크닉스 측은 자본 재배치를 통해 배당 재원을 확보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오리온테크놀로지 인수에 따른 차입 부담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재무적 효과도 작지 않다는 설명이 일각에서 제
기되고 있기도 하다.
한솔테크닉스 이사회는 지난달 20일 오전 내달 1일 임시주총을 개최하고 액면액 감소에 의한 자본금 감소의 건을 주총 안건으로 올리기로 결의했다. 해당 안건 골자는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를 액면가 1000원으로 감액한다는 것.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돼 액면액을 조정하면 지난해 말 기준 1605억원의 자본금은 321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액면가 변환으로 자본준비금으로 계정 이동하는 1300억여원의 경우 일부를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향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솔테크닉스 관계자는 "한솔테크닉스 자본(별도 3025억원)에서 자본금(1605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이라면서 "자본 재배치를 통해 실질적 배당 여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은 자본준비금과 이익잉여금의 합계가 자본금의 150%를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분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배당에 대해서는 개인 주주에 한해 별도의 세 부담을 부과하지 않는다. 이른바 감액배당이다. 메리츠금융을 비롯해 상당수의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감액배당을 꾸준히 단행했다.
한솔테크닉스가 감액배당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한솔테크닉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20.3%를 보유하고 있는 한솔홀딩스다. 자사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 76.5%를 2458만명(지난해 말 기준)의 일반주주가 갖고 있다. 한솔테크닉스가 올 결산 이후 해당 재원을 배당으로 활용할 경우 해당 일반주주가 배당세 면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시장에서는 감액배당 시점에 주목한다. 한솔테크닉스의 경우 지난해 말 별도 기준 865억원의 이익잉여금
을 보유하고 있어 배당 재원이 부족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지난해 별도 순이익은 16억원을 기록, 1년 전 465억원과 비교해 상당한 폭으로 줄어들었지만 2019년 이후 6년 연속 꾸준하게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한솔테크닉스는 인수합병을 준비하고 있다. 한솔테크닉스 이사회는 케이스톤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던
오리온테크놀로지 주식 중 830주(지분 50.06%)를 주당 약 8140만원씩 총 676억원에 매수하기로 결의했다. 선박과 로봇 시스템 업체
오리온테크놀로지 인수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중장기 수익성 증대를 꾀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말 현재 한솔테크닉스의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283억원.
오리온테크놀로지 인수 자금을 차입 등으로 조달하게 되면 기존 72% 안팎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은 90%에 가까워질 수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재무상황이 나빠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선제적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솔테크닉스 주가는 연초 대비 60% 가까이 오른 6300원대에 형성돼 있다. 같은 시기 코스피 지수가 33% 가량 오른 점을 감안하면 아웃퍼폼한 셈이다. 한솔테크닉스는 현재까지 밸류업 정책 등 별도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없지만 지난해 보통주 한 주당 150원씩 총 47억원을 배당하는 등 최근 3년 연속 결산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이사회에는 유경준 대표를 비롯해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류준영 부사장, 박명철 상무 등 사내이사 4명과 정경철·지동환·이재형 사외이사 3명이 참여하고 있다. 그룹의 최대주주가 이사회에 참여하고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사외이사 비중도 이사 전체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사내이사 위주로 이사회 의사결정 구조가 짜여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