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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경영 거버넌스 점검

삼성물산, 중대재해 제로 기록 '끝'…대응 체계 '주목'

이사회-ESG위원회-CSO 등 사후조치 주도…향후 인사평가에도 이슈 반영

이지혜 기자

2025-07-31 14:59:00

편집자주

연이은 산업재해 소식으로 안전경영이 화두에 올랐다. 재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계기로 산업안전 정책을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하고 있고 그동안 의미있는 변화를 달성한 기업도 적지않다. 하지만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곳들이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theBoard는 주요 기업의 안전경영 관련 거버넌스를 심층 분석해본다.
삼성물산은 10대 건설사 중 최근 2년간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몇 안 되는 업체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올해 6월 말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공사현장에서 추락해 숨지면서 이런 기록이 중단됐다.

삼성물산의 안전경영 관리 체계에 이목이 쏠린다. 삼성물산은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통해 중대재해 리스크를 점검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 건설 등 각 사업부문 별로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를 선임해 협의체를 운영하며 위험 요소를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조율한다. 안전 사고, 대응 등 관련 지표는 경영진 평가 및 보상과도 연계된다.

◇ESG위원회 '존재감', 중대재해 전문가 나설까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023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9분기 연속으로 삼성물산의 공사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기록이 깨진 건 6월 말 평택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한 명이 추락해 숨지면서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현재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받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관계기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 관련 사안을 이사회에 보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은 사업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11대 리스크를 정의하고 이에 대해 이사회-전문위원회-각 사업부문이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뒀다. 여기에서 말하는 11대 리스크에는 노동자의 안전과 관련된 중대재해 이슈도 포함된다.

특히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가 중대재해 이슈를 관리하고 있다. ESG위원회에는 삼성물산의 사외이사 5명이 모두 소속되어 있으며 안전과 관련된 사안을 다뤄왔다. ESG위원회는 지난해 총 6차례 열렸는데 이 중 절반 회의에서 안전 관련 안건이 다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ESG위원회가 중대재해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기 시작한 건 2021년 이후부터인 것으로 파악된다. ESG위원회 위원장 메시지에 안전과 중대재해가 키워드로 등장하기 시작한 게 이 시점이다.

특히 김경수 사외이사가 해당 사안을 다루는 데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는 2024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된 변호사다. 법무법인 율촌에서 중대재해센터 총괄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율촌의 중대재해센터는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이후 100개 이상 기업의 자문을 수행했다.

◇안병철 CSO, 중대재해 대응 주도…CEO 인사평가에도 반영

CSO에게도 관심이 모인다. 삼성물산에서 안전을 총괄하고 있는 CSO는 안병철 부사장이다. 건설부문 조달실장 등을 지낸 그는 2022년부터 삼성물산의 CSO에 올라 업무를 수행해왔다. 삼성물산이 오늘 날과 같은 형태로 CSO를 운영한 게 4년 전부터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오랜 기간 안전경영 정책을 총괄한 셈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삼성물산은 안전 자체보다 품질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안전 총괄 책임자의 직책은 품질안전실장이었다. 그러다 2020년부터 직책이 안전환경실장으로 바뀌면서 안전이 부각됐다. 그리고 2021년부터 노동자의 안전과 보건에 무게를 두면서 CSO의 직책이 안전보건실장으로 바뀌었다.

조직 개편과 인사에 따라 CSO와 직책, 조직명이 바뀌긴 했지만 삼성물산은 부사장급 임원으로 하여금 안전을 총괄토록 하는 기조를 5년 이상 유지해왔다. CSO에게 정책, 예산, 인력 조정 등 측면에서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 CSO가 관리하는 조직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내부와 외부 전문가가 함께 꾸린 안전보건자문위원회가 CSO 직속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안전보건지원팀과 안전점검단에서 실무가 이뤄지고 있다. 해당 조직은 산하에 건축, 토목, 플랜트, 기술 분야 등으로 나뉘어 현장 특성에 맞는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중대재해 등 이슈는 CSO협의체에서도 다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은 건설 외에 상사, 패션, 리조트 등 부문 별로 CSO를 선임하고 4개 부문 CSO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CSO협의체는 분기 별로 열리며 그간의 활동 실적과 향후 계획을 점검한다.

이런 절차를 거치고 나면 삼성물산이 해당 사고와 대응경과를 CSO뿐 아니라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 인사평가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2025년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안전사고 건수와 재해율 등 주요 안전 지표는 회사 평가, CEO 포함 경영진 평가 및 보상과 연계되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