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안전경영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안전보건관리본부 산하에 권역별 안전점검센터를 신설하며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하청업체, 노동자 등이 참여하는 현장점검 횟수도 늘렸다. 박영천 최고안전책임자(CSO)가 안전보건관리본부를 이끈 이후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사회에서는 안전 관련 논의가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안전 관련 안건을 다루는 횟수가 법적 의무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CSO 선임과 관련해서도 이사회가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 안전점검센터 신설, 안전조직 확대 '계속' 11일 롯데건설에 따르면 올 들어 안전보건관리본부 산하에 권역별 안전점검센터가 추가 설치됐다. 2024년에 비해 안전 관련 조직이 확대 개편된 것이다. 이에 따라 안전보건관리본부는 1부문, 4팀, 2센터 체제가 됐다.
신설된 안전점검센터는 수도권, 영남권, 호남권 등 3개 권역에 각각 설치됐다. 권역별 센터는 본사의 안전상황센터와 연계되며 CCTV 기반의 원격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고위험 작업 구간의 사각지대까지 실시간으로 관리한다는 특징이 있다. 롯데건설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전국 공사 현장을 상시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의 안전경영 조직은 2021년 이후 해마다 고도화했다. 특히 큰 변화가 나타났던 건 약 2년 전이다. 2023년 11월 안전보건경영실을 안전경영본부로 격상하고 산하에 부문, 팀, 센터를 두는 구조로 개편했다.
중대재해 리스크가 크게 부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3년은 롯데건설에서 중대재해를 포함한 산업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해다. 사고 사망자는 4명, 사망사고를 제외한 산업재해자는 178명으로 2019년 이후 사망사고와 산업재해 둘다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시기에 롯데건설은 CSO도 교체했다. 2023년 12월 인사에서 박영천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고 안전보건관리본부 본부장직을 맡겼다. 종전까지 상무에게 안전보건실장을 맡겼던 것과 대비된다.
◇법무 전문가 출신 CSO, 안전정책 개편 주도…이사회 논의 '제한적' 박영천 CSO의 이력은 다른 10대 건설사 CSO와 비교해 이색적이다. 대형 건설사 CSO를 현장 전문가에게 많이 맡기는 데 반해 박영천 CSO는 법무 전문가다. 경찰대학교 출신인 그는 연세대학교에서 법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롯데건설에서는 법무부문장, 준법경영부문장 등을 지냈다. 전임 CSO가 오랜 기간 현장소장으로 일했던 것과도 대비된다.
박영천 CSO가 안전정책을 총괄한 이후 나타난 가시적 변화는 현장점검 횟수다. 지난해 진행된 현장점검은 총 1352회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현장당 점검 건수는 13회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는데 이는 2019년 이래 최다이기도 하다.
매달 1회씩 롯데건설과 하청업체, 노동자가 참여하는 노사합동안전점검을 의무화한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 측은 안전관리 생활화를 위해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 투입되는 안전보건 관리비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롯데건설은 2021년과 2022년 안전보건 예산을 전년 대비 확대했다고 밝혔지만 2023년과 2024년에는 증감 추이도 공표하지 않았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법령과 관련 지침에 따라 매년 적정 수준의 안전보건 관리비를 편성하고 있다”며 “진행사업의 성격 및 규모에 따라 예산이 달라지기에 일괄적 금액을 공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영천 CSO가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첫해 롯데건설은 사망사고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2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사망사고를 제외한 산업재해자는 318명으로 78.7% 늘었고 총기록재해율도 0.93으로 상승했다.
박영천 CSO가 관리하는 안전보건관리본부는 이사회에도 관련 사항을 보고하게 되어 있다. 롯데건설의 안전보건경영절차서에 따르면 본부 내 안전보건운영팀이 △안전보건 관련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성과를 관리하는 한편 △이사회 보고자료를 작성하고 관리하는 일도 겸하고 있다.
그러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는 안전이나 중대재해와 관련된 사안이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에서 안전 관련 안건이 가장 많이 다뤄진 건 2021년으로 두 번의 의결이 이뤄졌다. 법적으로 의무보고해야 하는 안전보건관리계획 수립의 건 외에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자체 개선계획 보고의 건이 그해 10월 열린 8차 이사회에서 의결됐다.
이후부터는 법적 요건만 충족하는 수준의 의결만 진행됐다. 전체 이사회는 물론 경영위원회, 투명경영위원회, 보상위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CSO 선임 관련한 논의도 진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