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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여천NCC

DL측 이사진 다 바꿨다...지주사 CFO 상근임원 배치

그룹 엔지니어·재무임원 상근임원 선임…"펀더멘털 개선, 재무 현황 파악"

김동현 기자

2025-08-19 13:37:12

여천NCC의 DL그룹 측 이사회 임원이 모두 바뀌었다. 여천NCC의 정상화를 놓고 한화·DL그룹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DL 측은 정확한 재무현황 파악을 목표로 지주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여천NCC 상근임원으로 배치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DL그룹은 지난 7일부로 여천NCC의 DL 측 이사회 임원진을 교체했다. 기존 기타비상무이사였던 김길수 DL케미칼 사장이 여천NCC 공동 대표이사에 오르며 사내이사 명단에 포함됐고 남은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는 서중식 영업총괄 임원이 앉았다.

여기에 비상근감사로 여천NCC의 회계 업무를 감사하던 정재호 DL 재무담당은 기획총괄임원 전무로 아예 소속을 여천NCC로 옮겼다. 지난달 28일 정 전무의 감사직 사임 직후 최동열 DL케미칼 전략혁신담당 임원이 빠르게 비상근감사 자리를 채웠다. 김종현 DL케미칼 대표(부회장)는 그대로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를 유지한다.

여천NCC 이사회는 1999년 한화그룹과 DL그룹의 50대 50의 지분구조로 출범한 이후 양사 동수로 운영됐다. 주주사인 한화솔루션DL케미칼이 공동 대표이사 1인씩을 선임하고 기타비상무이사도 각각 2명씩 보내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 별도의 감사위원회를 꾸리지 않아 감사 역시 양사가 1명씩 선임했다. 이중 공동 대표이사만 상근임원이며 나머지 기타비상무이사와 감사는 비상근임원이다.

올해 한화그룹과 DL그룹은 여천NCC 자금대여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한화그룹은 장기간 손실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빠진 여천NCC를 정상화하기 위해 추가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DL그룹은 자금 지원에 앞서 정확한 원인 파악과 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올해 1월 여천NCC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양사가 1000억원씩을 수혈했지만 불과 7개월 만에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양사 입장이 첨예하게 갈렸다. 결국 양사 각각 1500억원을 대여하기로 하며 여천NCC는 단기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한화·DL그룹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DL그룹이 전면적인 여천NCC 경영진 쇄신에 나선 데는 고강도의 펀더멘털 개선 작업에 선제적으로 돌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021년 2700억원의 순이익을 끝으로 최근 4년 연속 순손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여천NCC의 경영과 재무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조기 정상화를 이끌겠다는 의미다.

여천NCC는 이번에 양대 주주사로부터 총 3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으나 중장기적인 회사 재건 계획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석유화학 업황 둔화가 길어지며 당장 올 상반기에도 22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순손실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순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번에 공동 대표이사에 오른 김길수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엔지니어 출신의 경영인으로 DL케미칼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거쳐 유화사업 전반을 이끌었다. 지주사 CFO였던 정재호 전무는 여천NCC뿐 아니라 DL케미칼, DL에너지, 대림 등의 감사직을 겸직하며 그룹 계열사 전반의 재무 현황에 밝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유화사업의 전문성을 갖춘 대표 엔지니어 경영인과 지주사 CFO를 모두 여천NCC에 상근임원으로 투입해 회사의 문제점을 진단·해결할 계획이다.

DL 측은 이번 임원 변동에 대해 "여천NCC의 펀더멘털 개선과 정확한 재무 현황파악을 위해 그룹 내 가장 전문성이 높은 엔지니어 출신을 CEO로, 지주사 CFO를 기획임원으로 보냈다"며 "회사는 여천NCC의 조기 정상화를 위한 발빠른 조치를 이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