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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 보드

백복인 사외이사, 주주행동 타깃 롯데렌탈 이사회 '버팀목'

2023년 전후 행동주의 펀드 KT&G 공격 '방어 경험' 조언

이돈섭 기자

2025-08-22 08:05:54

편집자주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 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본다.
VIP자산운용의 적극적인 주주행동에도 불구하고 롯데렌탈 이사회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롯데렌탈 이사회에선 현재 모회사와 경영진 의지에 힘을 실어 주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오랜기간 KT&G 대표를 역임하며 행동주의 펀드에 대응해 온 백복인 사외이사(사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칫 여론에 휘둘릴 수 있는 이사회를 백 사외이사가 자기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탱하고 있다는 것다.

지난 3월 롯데렌탈 이사회에 새롭게 합류한 백 사외이사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여 간 KT&G 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다. KT&G는 2002년 민영화 이후 뚜렷한 대주주 존재 없이 소유가 분산돼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일반주주가 가진 지분은 47.1% 정도다. 그렇다보니 그간 다양한 국내외 펀드들의 주주행동 표적으로 주목받아왔다. 일반주주를 설득하면 작은 지분으로도 의견을 관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2년부터 KT&G는 싱가포르 플래시라이트캐피탈 파트너스(FCP)와 국내 안다자산운용 등으로부터 다양한 요구를 받아왔다. FCP는 KT&G의 자회사 한국인삼공사 분할과 독립 상장 및 매각을 비롯해 주주환원 확대, 사외이사 개선, 정보공개 강화 등을 요구했다. 안다운용은 FCP 요구와 유사하게 한국인삼공사 사업 재편과 함께 사외이사 정원 확대 및 배당 확대, 분기배당 도입, 주주환원 강화 등을 주문했다.

펀드들이 제기한 해당 안건들은 대부분 주총에서 부결됐지만 2023년 주총에선 펀드들이 요구해 온 분기배당 신설 안건이 통과되기도 했다. 당시 펀드들은 KT&G가 별도기준 2조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연간 8000억원 안팎의 현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을 지적, 배당을 확대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백 대표가 재직하고 있던 지난해 6월 말 KT&G는 처음으로 주당 1200원씩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주주행동 캠페인이 대부분 관철되지 못한 것은 당시 백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당시 백 대표는 이사회 산하 경영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이사회를 설득, 그간의 경영기조를 꾸준히 유지해왔다고 전해진다. 2023년 기준 KT&G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6명 등 사외이사 위주의 구도를 구축하고 있었지만 펀드의 지속적인 이사회 흔들기에도 불구하고 이사회가 분열하는 모습은 관측되지 않았다.

백 사외이사는 KT&G 대표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렌탈 이사회 측에 일관된 스탠스를 유지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VIP자산운용은 롯데렌탈 이사회에 롯데렌탈이 추진하고 있는 제3자대상 유상증자를 철회하라는 내용의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하는 한편 개별 사외이사를 컨택해 이사회 차원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롯데렌탈 사외이사는 모두 3명, 현재까지 이렇다 할 변화의 움직임은 관측되고 있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 이사회 차원에서 유상증자 내용은 크게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고 의견을 모은 상태"라면서 "최근 상법 개정 영향으로 일반주주 의견을 회사 측에 관철시키기 용이해진 측면이 있는데 이번 유상증자 구체적 내용은 결정 시기와 추진 방법 등 모든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롯데렌탈 사외이사 중에는 VIP운용 개별 컨택에 응하지 않고 있는 이도 있다고 전해진다.

롯데렌탈 유상증자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어피니티 측에 롯데렌탈 주식을 넘기 과정에서 어피니티 대상으로 2120억원 규모 신주를 발행한다는 게 골자다. 어피니티는 구주를 보통주 한주당 7만7115원에 매입하는 한편, 신주는 주당 2만9180원에 매입해 롯데렌탈 오너십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어피니티는 산하에 SK렌터카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롯데렌탈SK렌터카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VIP운용 등 일부 주주가 신주 가격에 문제를 제기했다. 기존 주주들이 어피니티 측에 매각한 가격에 비해 신주가 너무 싸다는 이유에서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VIP운용 등 일반주주 지분율은 10분의 8 수준으로 희석된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VIP운용 측은 롯데렌탈이 최근 발행한 회사채가 오버부킹된 점을 꼬집어 차입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자를 통해 자금을 끌어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어피니티는 현재 롯데렌탈 인수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함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신청일부터 최초 30일 이내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최대 90일까지 추가 검토할 수 있다. 공정위가 매수인 측에 보강자료를 요청한 보정기간을 고려하면 아직 시일이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공정위 위원장이 내정된 만큼 검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