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Board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아세아가 2025년 이사회 경영성과 평가에서 평균 2.5점을 기록했다. 총 11개 항목 가운데 배당과 주가 관련 지표가 최고점을 받은 반면 매출과 이익 성장률 등 본업 성과 항목은 모두 최저점을 기록했다. 안정적 재무 구조에도 불구하고 성장성 둔화가 뚜렷해진 가운데 주주환원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경영성과 부문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 주요 지표가 모두 1점을 받았다. 영업이익 정체로 자본 효율성과 수익성이 동반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정체 속에서 현상 유지에 초점이 맞춰진 모습이다.
출처=theBoard
◇영업이익 성장률 ‘1점’으로 추락…시멘트·제지 이익급감
경영성과 지표 중 하나인 영업이익 성장률은 기존 5점에서 1점으로 떨어졌다. 아세아의 양대 캐시카우인 아세아시멘트와 아세아제지의 수익률이 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아세아는 2023년에이어 2024년에도 2조원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2403억원에서 1724억원으로 떨어졌다.
그룹 주력사인 아세아시멘트와 아세아제지 모두 수익성 방어에 실패했다. 우선 시멘트 부문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아세아시멘트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05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895억원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아세아제지는 제지산업 전반의 침체 속에서 펄프와 폐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전력비 등 제조원가 부담이 커졌다. 제품 단가를 인상하기 어려운 시장 구조상 이익률이 빠르게 하락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원가 부담이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875억원에서 265억원으로 70% 가까이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까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여전히 안 좋은 상황을 유지했다. 다만 운전자본으로 인한 비용을 122억원에서 42억원 수준으로 줄이는 등의 방어 태세를 갖추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
◇PBR 0.36, ‘저평가 구조’ 고착…현금흐름 약화로 상환 여력↓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6으로 점수 1점을 받으며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회사가 돈을 벌어도 이러한 사실이 바로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영향으로 해석된다. 또 배당 외 신규 수익 창출이 거의 없고 배당금도 재투자보다는 현금유보로 남기기 때문이 자본효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배당으로 버티는 저평가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재무건전성 항목에서는 부채비율이 5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외부차입에 의존하지 않고도 안정적 자본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순차입금/EBITDA와 이자보상배율은 각각 1점으로 영업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이 줄며 부채 상환 여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투자 관련 항목에서는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모두 지난해에 이어 5점을 받았다. 이는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한 결과로 실적 정체 국면에서도 일정 수준의 배당을 유지한 영향이 크다. 우선 아세아의 배당수익률은 2.12로 업종 평균 1.49를 웃돌았다.
주가수익률과 TSR은 각각 35.2%, 38.3%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주가수률은 투자자가 주가 상승만으로 얻은 수익률을, TSR은 주주가 일정 기간 동안 얻은 자본이득과 배당수익을 모두 합친 수익률을 말한다.
이처럼 아세아의 투자 관련 항목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던 이유는 2021년 아세아 지분 5.14%를 확보한 VIP자산운용의 역할이 크다. VIP자산운용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기주식 소득을 요구하자 2023~2025년 주식 소각을 매년 실시했다. 그 결과 2022년 10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올해 36만원을 넘어섰다.
배당 규모도 크게 늘었다. 2021년 3000원이었던 주당배당금은 2022년 3750원, 2023년 5000원, 2024년 5330원으로 뛰었다. 배당성향은 2021년 39%에서 이듬해인 2022년 56%를 찍었다. 이후 2023년과 2024년 배당성향 51%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