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외이사 1인이 독립성 결격 논란 속에 퇴임하면서 이사회 내부통제 체계와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사외이사 자격 문제가 사후적으로 정리된 데다 해당 이사가 인선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알려지며 지배구조 신뢰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공시에 따르면 조 이사가 퇴임했다. KT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현대제철의 사외이사를 겸임하면서 KT와 이해관계가 형성됐고 이에 따라 상법상 사외이사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조승아 KT 사외이사
조 이사는 2023년 6월 현대차 추천으로 KT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당시에는 현대차가 KT 최대주주가 아니었던 만큼 현대제철 사외이사 겸임이 문제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기존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KT 지분을 매각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이 과정에서 사외이사 자격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지게 됐다.
상법 제542조의8 제2항에 따르면 사외이사로서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 곤란하거나 상장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은 사외이사 자격을 상실한다. 회사와 경영상 밀접한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사외이사로 재직할 수 없다는 의미다.
KT는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 추천할 사외이사 후보군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조 이사의 사외이사 지위와 관련한 이슈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KT 관계자는 "2023년 최초 선임 당시에는 해당하지 않았던 사안"이라며 "전날 진행된 대표이사 최종면접에도 조 이사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령과 지배구조 기준에 비춰볼 때 이번 사안은 내부통제 관리 측면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시장법과 상법은 사외이사 선임 요건뿐 아니라 재직 기간 중에도 독립성이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 변경 등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 발생할 경우, 사외이사의 자격과 독립성을 상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과 기업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의 공통된 취지다.
KT는 이사회 사무국을 두고 있는 기업이다. 이사회 사무국은 이사회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사외이사의 자격 요건과 독립성 유지 여부를 점검하고 관련 변동 사항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내부통제 체계와 관련 규정 준수 여부를 점검·지원하는 기능도 포함된다.
이 같은 역할을 고려하면 사외이사와 최대주주 간 이해관계와 관련된 사안을 1년 이상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내부통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법조계에서는 사외이사 결격 여부를 사후적으로 확인하게 된 과정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사회 사무국이 설치된 기업에서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관련된 결격 사유를 장기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내부 점검 체계가 미흡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지배구조 신뢰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 이사는 대표이사 최종면접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그 이전까지 진행된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는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16인에서 7인으로 다시 7인에서 3인으로 후보군을 압축하는 숏리스트 구성 과정에 모두 참여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조 이사가 특정 후보를 적극 지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절차의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조 이사의 사외이사 퇴임일은 현대제철 사외이사로 취임한 지난해 3월 26일로 소급 적용된다. 이에 따라 해당 시점부터 이날까지 KT 이사회 의결 중 조 이사가 참여한 안건은 모두 무효 처리된다.
또다른 법조 관계자는 "공시에도 겸직현황에 나와있는데 이를 KT를 포함한 이사회에서 몰랐다는 사실은 말이 안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