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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이사회 계보 분석

재일교포 주주가 만든 독자적 거버넌스

[신한금융지주]①역대 사외이사 절반이 재일교포…BNP파리바 출신 프랑스계 사외이사도 다수

허인혜 기자

2026-02-23 14:44:55

편집자주

금융지주 이사회를 두고 자기 사람과 이너서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지주는 늘 이사진을 선임하며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조하지만 인물들의 과거 연혁, 경영진과의 교집합과 임기 사이클을 살펴보면 회장과 이사회가 운명공동체라는 의혹에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 금융지주의 이사회는 그동안 어떤 뿌리에서 내려와 어떻게 구축돼 왔을까. 금융과 법률, 공공 분야에서 이력을 쌓은 전문가들이 포진하는 데도 왜 그 적정성을 공격받나. 더벨은 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원의 면면과 인선 경로, 주요 경영진과의 연결고리 등을 따라가 금융지주 이너서클이 실존하는지, 실존한다면 어떻게 구축돼 있는지를 역추적한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원의 가장 큰 특징은 압도적인 재일교포의 비율이다. 일반적인 기업의 사내외 이사의 통계를 낼 때 흔한 교집합이 학연인 데 반해 신한금융지주는 재일교포의 비중이 이사회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컸다. 지분을 갖고 있던 BNP파리바 출신의 프랑스계 사외이사들도 2020년대까지 포진하다보니 국내 대학 출신 사외이사가 차지할 자리 자체가 적었다.

서울대학교 등 국내 명문대 출신 인사들의 비중은 8분의 1로 유의미했으나 다른 기업들의 이사회는 서울대 졸업자가 많게는 50%에 육박하는 것과 대조하면 눈에 띄게 적었다. 일본계 이사의 비중은 초기 절반 수준에서 최근 33%로 축소됐지만, 재일교포 주주의 지지를 받거나 재일교포는 아니지만 일본통인 사외이사 등을 감안하면 뚜렷한 감소세는 아니었다.

◇역대 사외이사 절반이 일본계

TheBoard는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10대 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원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 동일 기능의 소위원회 포괄)의 계보를 전수조사했다. 분석 대상 기간은 각 지주의 이사회가 처음으로 구성된 때부터 2025년 말까지다. 매해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최근의 이사회는 2025년 3분기 보고서와 2026년 2월 금융지주 홈페이지에 기재된 정보를 참고했다.

신한금융지주는 2001년 설립됐다. 2001년부터 2025년말까지 이사회를 거친 이사들의 면면을 추적했다. 2001년부터 2025년 말까지 사내이사·사외이사·기타비상무이사 등의 직위로 이사회에 참여한 인물은 81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사외이사는 69명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3인으로 집계됐다. 모두 마지막 직위를 인용했다.
그래픽=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

두드러지는 특징은 일본계 이사진이다. 사외이사만 분리하면 절반이 일본계였다. 69명의 사외이사 중 31명이 명확하게 일본에 적을 뒀거나 재일교포였다. 일본 사업과 유관한 경력이 있거나 관련 학과를 졸업한 인물까지 포함하면 수는 더 늘어난다.

일본계 인사들은 학연보다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지를 우선해 추천하고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 교토대학교와 메이지대학교, 와세다대학교와 오사카시립대학교 등 일부 사외이사들의 학연이 있었으나 분포도를 보면 한 대학교에 집중돼 있지는 않았다.

그보다 재일한국상공회의소회장을 지낸 김건치 전 사외이사, 재일한국인상공회의소연합회 부회장을 거친 유재근 전 사외이사처럼 재일교포 단체의 장이나 일본 기업의 주요 경영진이 주를 이뤘다.

2021년 신한금융그룹이 BNP파리바와의 지분 정리를 마무리하기 전까지는 BNP파리바 출신의 사외이사들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2001년 알랭 빼니꼬 전 사외이사에서 시작해 매년 한 자리는 BNP파리바가 채웠다. 2020년 필립 에이브릴 전 사외이사를 끝으로 BNP파리바 측 인사의 이사회 진입은 마무리됐다. IMM PE, 어피니티, 베어링 PE 등 대형 사모펀드들도 사외이사 추천권을 받아 행사한 바 있다.

◇절반 이상에서 33%로, 재일교포 줄었지만 일본통 진입

재일교포 이사는 2001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이사회 구성원에 이름을 올렸다. 재일교포 이사의 이사회 활동 기간을 나눠보면 초기에는 장기 선임, 후기로 올 수록 이 기간이 줄어드는 양상이 관측된다.

신한금융지주는 2000년대 초반 라응찬 전 회장과 함께 이사회 구성원이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이는데 재일교포 사외이사도 마찬가지로 오래 자리를 지켰다. 예컨대 최영훈·김시종 전 사외이사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정행남 전 사외이사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활동했다.

전체 이사회 멤버 중 명백하게 재일교포계로 분리할 수 있는 인원 비중은 소폭 줄었다. 2001년에는 이사회 14명 중 8명이 일본계였다. 사내이사인 라응찬 전 회장과 최영휘 전 부사장을 제외하면 12명 중 8명이다. 2010년에는 이사회 12인 중 4인이, 2020년에는 13인 중 4인이 일본계로 분류된다. 2025년에는 11인 중 3인으로 나타났다.


다만 재일교포 주주의 지지를 받거나, 재일교포는 아니지만 일본통인 사외이사를 감안하면 뚜렷한 감소세로 보이지 않는다. 이같은 양상은 최근들어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재일교포 주주의 신망을 얻은 윤재원 이사회 의장과 와세다대학교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주일한국기업연합회 회장을 맡은 양인집 사외이사 등이다.

◇국내 명문대 학연보다 강력한 재일교포 주주 정체성

금융지주뿐 아니라 전체 기업을 두고 보더라도 이사회 구성원들의 가장 명확한 교집합은 서울대다. 국내 대형 상장사의 사외이사 중 서울대의 비중은 4할이다.

금융지주도 이같은 경향성이 뚜렷하다. 2025년말 이사회 구성원을 기준으로 10대 금융지주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76인 중 28인이 서울대에서 학사 이상의 학위를 받았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로 좁히면 서울대 출신 28명 중 20인이 5대 금융지주에 몰려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 공식에서 벗어나 있다. 일본계와 BNP파리바 출신 등 고정적으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계통들이 절반의 자리를 차지해 와서다. 81명의 역대 이사회 구성원 중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학력을 기준으로 서울대 학부 출신은 7명에 그친다. 석박사 학위를 포함하면 8인, 서울대에 적을 둔 학계 인사를 포함하더라도 1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