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이 이사 보수한도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될 경우에도 기존 보수한도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법률적으로는 가능한 구조지만 주주총회를 통한 보수 통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올투자증권의 이사보수한도는 자본규모가 비슷한 중소형증권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대부분의 중소형 증권사의 이사보수한도는 60억원을 넘어서지 않는다.
◇보수한도 부결 대비 정관변경
다올투자증권은 3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등과 함께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 정관 변경안에는 이사 보수 지급과 관련한 조항이 새롭게 포함됐다.
변경안의 핵심은 이사 보수한도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될 경우에도 회사가 이전에 가결된 보수 한도를 기준으로 이사 보수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정관에 해당 조항이 추가되면 주주들이 보수 한도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관련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회사는 전년도 보수 한도를 기준으로 이사 보수를 지급할 수 있게 된다.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구조다. 상법은 이사 보수를 정관으로 정하거나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관에 보수 기준을 두는 것도 법적으로 허용된 방식이다.
다만 실질적으로는 주주총회를 통한 보수 통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기업들이 정관에 이사 보수 관련 조항을 넣는 방식으로 구조를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쉽게 말해 한번 통과된 이사 보수 한도를 계속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구조로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렵지만 주주 통제를 받지 않겠다는 움직임 자체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이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사보수한도 안건보다 더 어렵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보수한도 높아
다올투자증권의 이사 보수한도는 자본규모가 비슷한 증권사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다. 2025년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이사보수한도는 90억원이다. 유진투자증권(85억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중소형 증권사들의 이사보수한도는 60억원을 넘어서지 않는다.
대주주인 이병철 회장의 보수는 전체 임원의 30~50% 안팎이다. 세부적으로 다올투자증권은 2022년 임원 보수 총액 38억2900만원 가운데 18억1000만원을 이 회장에게 지급했다. 2023년에는 총 보수 49억500만원 중 18억700만원, 2024년에는 46억9600만원 가운데 16억800만원이 이 회장 보수로 책정됐다. 2024년 기준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약 5억300만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다올투자증권이 과거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점과 현재 주주 구성이 비교적 분산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정관 변경을 추진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올투자증권은 2023년 김기수 전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지분을 매입하면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바 있다. 당시 김 전 대표는 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 참여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에 맞서 이병철 회장 측은 우호 지분을 확보하며 대응했다.
주주총회 이전 케이프투자증권,
SK증권 등이 5% 미만 수준에서 지분을 확보하며 이 회장 측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현재도 다올투자증권의 주주 구조는 비교적 복잡한 편이다. 최대주주 측 특수관계인은 아니지만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들이 여럿 존재한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4월 다올투자증권 지분 9.73%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세코그룹의 지분도 적지 않다. 총 9.3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오투저축은행과 흥국저축은행, 인베스터유나이티드 등을 통해 2024년 12월 6.94%, 2025년 3월 2.4% 등 지분을 확보했다.
케이프투자증권 역시 지분을 꾸준히 확대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5.06%, 같은 해 11월에는 6.65%까지 지분율을 높였다.
이처럼 주요 주주 구성이 분산된 상황에서 보수한도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관에 관련 조항을 명시하면 향후 보수 한도 안건이 부결되더라도 기존 기준을 적용해 보수 지급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