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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에 월터 맥라렌…선임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연결고리…총기규제 폐지 조직 공동의장 역임

김태영 기자

2026-03-09 07:54:54

미국과 합작법인 관계를 맺은 고려아연이 차기 주주총회에서 예정대로 미국 측 이사 1명을 선임하기로 했다. 월터 맥라렌(Walter McLallen)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방면에서 연결고리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미국 자본시장 업계에서 오랫동안 몸담은 인물이다. 특히 사모펀드인 케르베로스 캐피탈(Cerberus Capital Management) 산하에서의 행적이 이목을 끈다.

◇ 트럼프 수정헌법 연맹에 공동의장, 옛 동료는 현 국방부 부장관

고려아연은 이달 24일 정기 주총을 열고 월터 맥라렌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그는 미국 측과 고려아연의 합작법인인 크루서블의 주주제안을 통해 이름을 올렸다.

그는 1966년생으로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에서 경제학과 금융학 학사를 복수전공했다. 30년 이상 여러 금융사를 거치면서 레버리지금융, 인수합병, 채권, 애널리스트 업무 등에 몸담았다. 현재는 다양한 리테일 분야의 기업들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다만 그의 경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총기산업이다. 그는 적극적인 총기규제 완화론자다. 취미 역시 사냥이다. 2014년에 코네티컷 주지사가 새로운 총기 규제 법안을 도입하자 이에 반대하는 광고를 제작하는 데에 1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토마호크스트래티직솔루션스의 창업자이자 현 공동의장이다. 지분 약 10%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네시주에 위치한 토마호크는 위기 상황 대응 훈련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회사로 역시 총기 분야와 밀접하다. 토마호크가 스타트업이던 당시 첫 고객이 뉴저지주 경찰로, 2015년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라렌과 트럼프의 연결고리 역시 총기분야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대선 캠페인 당시 ‘수정헌법 동맹(Second Amendment Coalition)’이란 조직이 존재했는데, 총기규제 폐지를 주장했다. 맥라렌은 여기에 공동의장으로 참여했다. 대표의장은 트럼프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였다.

토마호크의 현 고문인 마이클 하지 전 4성장군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보자문이사회(Intelligence Advisory Board)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하지 고문과 맥라렌은 2012년 미국 총기회사인 레밍턴에서 함께 이사회 활동도 했다.

마지막으로 맥라렌은 스티븐 파인버그(Stephen Feinberg) 현 미국 국방부 부장관과 인연이 깊다. 파인버그 부장관은 금융업권에 종사할 때부터 오랫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후원자였다. 파인버그 부장관 역시 2018년부터 2021년 동안 정보자문이사회에서 활동했다.

두 사람은 사모펀드인 드렉셀(Drexel Burnham Lambert)에서 함께 몸담은 적이 있다. 피인수기업이 부채를 떠안는 기법인 차입매수(Leveraged Buyout)를 드렉셀이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맥라렌은 인수합병부에서 일했다.

파인버그 부장관은 이후 드렉셀을 떠나 케르베로스를 창립한다. 맥라렌이 정식으로 케르베로스에 소속됐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이후 케르베로스의 포트폴리오 기업에서 주요 경력을 보냈다.


◇ 케르베로스의 총기 지주사 설립, 맥라렌 부회장 역할

케르베로스는 2024년 기준 650억달러 수준의 AUM을 보유한 운용사다. HD한국조선해양이 2024년 5월 케르베로스와 필리핀 조선소 일부 부지에 대한 임차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케르베로스는 2006년부터 2009년에 걸쳐 부쉬마스터, 말린 등 미국 총기기업 약 10곳을 대거 사들였다. 이후 프리덤그룹(Freedom Group)이라는 지주사로 이들을 통합했다. 이 지주사는 나중에 이름이 레밍턴 아웃도어 컴퍼니(Remington Outdoor Company)로 바뀐다.

맥라렌은 레밍턴 아웃도어 컴퍼니의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이 시기 레밍턴 아웃도어 컴퍼니 산하 총기기업들은 약 11%의 고금리로 대거 차입을 일으켜 약 2억2500만달러의 현금을 확보했다. 레밍턴 아웃도어 컴퍼니는 이 현금으로 케르베로스가 보유한 레밍턴 아웃도어 컴퍼니 주식을 샀다. 이후에도 레밍턴은 케르베로스의 부채를 대신 떠안아 가기도 했다.

이후 2010년대 중반 들어 총기업황이 침체하자 레밍턴이 재정위기를 맞는다. 다만 이때 케르베로스는 엑시트 이후였다. 레밍턴은 2018년 한 차례 파산위기를 겪은 뒤 회생했다. 하지만 결국 2020년 파산했다.

*프리덤그룹의 총기기업 인수 타임라인(출처: 미국 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