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나라가 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한도를 기존 2배 수준으로 늘리는 안건을 상정한다. 영업손익, 순손익에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처럼 보인다. 오너일가, 그리고 명예회장 배우자의 친정인 희성전자 등 우호지분을 고려했을 때 해당 안건의 부결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올해 깨끗한나라는 이사회 규모도 손질한다. 개정상법의 사외이사 비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사내이사로 선임했던 2인의 자리를 다시 없앴다. 물러나는 이사 가운데 오너 2세 최병민 명예회장도 포함됐다. 이는 작년 11월 현 대표인 최현수 사장이 회장에 오르는 인사가 단행된 결과물일 수 있다.
◇이사회 축소·적자흐름에도 이사보수한도 2배로 확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깨끗한나라는 이달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에서는 사업목적 추가 및 상법개정 반영을 위한 정관변경과 이사선임, 보수한도 등 안건을 다룬다. 눈에 띄는 것은 이사보수한도를 25억원 수준에서 50억원으로 확대하는 안건이다.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수한도 확대를 추진하는 결정은 소액주주 측의 반발을 불러올 만한 요소다.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도 이사보수한도가 실제 보수 수준과 비교해 과다하거나 회사의 경영성과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을 때는 해당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한다.
깨끗한나라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5082억원, 영업손실 226억원, 순손실 4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5.4% 줄고 영업손실은 2408.2%, 순손실은 113.5% 늘었다. 깨끗한나라의 영업손실은 2023년 이후 3년 연속, 순손실은 4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보수한도 대비 실제 보수 지급 실적을 보면 연도별로 지급률은 한도 대비 26~53% 선에 머물러 있다. 2015~2019년까지는 한도 대비 지급률이 36.9%~52.5% 구간에 분포했고, 2020~2025년 역시 26.0%~53.6% 수준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평균 급여 지급 비율이 절반을 넘는 해도 있었지만 대체로 한도 대비 여유 있는 범위에서 보수가 책정됐다.
여러 지표가 깨끗한나라의 보수한도 2배 확대의 근거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지만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깨끗한나라의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오너3세 최정규 상무(16.12%)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2.26%다. 오너2세 최병민 명예회장의 배우자 친정인 희성전자도 20.42%를 보유하고 있다. 이사보수한도는 보통결의사항으로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 4분의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임원보수한도는 실제 지급액이 아니라 상한 기준"이라며 "이번 안건은 향후 경영 환경 변화와 조직 운영 상황 등을 고려해 이사회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사내이사 축소 통해 사외이사 비율 높여, 개정상법 대비 올해 깨끗한나라가 이사회 규모를 확대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7인 체제에서 5인 체제로 재편된다. 이를 통해 사외이사 비율은 3분의 1 수준으로 높아지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깨끗한나라 사외이사 비율은 7명 중 2명, 28.6%로 7월 적용될 개정상법 기준인 33.3%를 밑돌았다.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된 박경열 전무가 11월 말 사임하면서 이사회 구성원 수는 6인으로 한차례 조정됐다. 게다가 오너 2세 최병민 명예회장의 임기연장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 명예회장 역시 이사회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그는 2020년 이사회를 떠난 지 5년 만에 깨끗한나라 이사회로 돌아왔다.
최 명예회장의 임기가 연장되지 않는 것은 작년 연말 인사의 결과물일 수 있다. 지난해 11월 깨끗한나라에서는 최병민 회장이 명예회장, 최현수 사장은 회장에 오르는 인사가 이뤄졌다. 또한 최현수 사장은 12월부로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현재는 2025년 3월부터 대표를 맡고 있는 이동열 부사장이 단독대표로 있다.
깨끗한나라의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오너일가 비중은 적지 않다. 지난해 3~11월에는 7명 중 3명, 그 이후에는 6명 중 3명이다. 올해에는 5명 중 2명으로 비율이 소폭 줄어들긴 하겠지만 40% 선은 여전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깨끗한나라의 사외이사는 김영석 이사와 김영기 이사 2인 체제다. 김영석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학계 및 연구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경영자문 전문가다.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이사는 이사회의장으로 2025년 3월부터 2028년 3월까지 임기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 내 연구기관 및 산업계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기업의 이사회 정책과 리스크 관리에 기여하고 있다.
반면 김영기 사외이사는 2024년 3월부터 2027년 3월까지 임기를 갖고 있다. 시장정보 서비스에 따르면 김 이사는 50대 후반으로 2021년부터 깨끗한나라의 독립이사로 활동해왔다. 독립 법률 및 경영 자문 역할을 수행하며 이사회 내 전문성을 보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