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SK실트론 인수 계약 체결이 임박하면서 시장의 시선은 인수 주체로 옮겨가고 있다. 거래 규모가 5조원 안팎에 이르는 만큼 주요 계열사가 직접 인수하기보다 신설 특수목적법인(SPC)을 앞세우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과거 테스나(현
두산테스나) 인수에 활용한 SPC인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의 거버넌스와 인력 구성을 그대로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이달 말
SK그룹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TRS 계약 지분 19.6% 포함)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 29.4%도 추후 별도 계약을 통해 인수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두산그룹은
SK실트론 인수에 신설 SPC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번 거래 규모가 5조원대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주요 계열사 직접 인수보다 SPC를 활용하는 것이 재무적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이번 인수에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주선으로 2조5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계열사가 직접 인수 주체로 나서면 대규모 차입 부담이 불가피하다. 반면 SPC를 인수 주체로 내세우면 차입 부담을 SPC로 격리하면서 주요 계열사의 신용지표 관리에 유리한 부분이 있다.
4년 전 이뤄진 테스나 인수에서도
두산그룹은 SPC를 신설하는 방안을 활용했다. 당시 인수금액 4600억원 중 약 2800억원을 현금 및 수익증권으로 SPC에 출자하고 나머지 금액은 SPC가 차주로 나서 인수금융을 조달했다.
테스나 인수에 활용된 SPC는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로 ㈜
두산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SK실트론 인수를 위해 SPC가 신설되면 거버넌스나 인력 구성 면에서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와 거의 유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는 현재 은홍기, 정한상, 고승진 등 사내이사 3명과 김용운 감사까지 4인 구성으로 이사회를 운영 중이다. 그룹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집행하기 위해 사외이사 없는 거버넌스를 구축한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 이사회 구성원들은 모두
두산에서 재무담당 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은홍기, 고승진 이사와 김용운 감사는
두산 재무담당 부사장이고 정한상 이사는 재무담당 상무다. 사실상
두산 재무 라인이 그대로 SPC 이사회에 포진한 구조다.
직전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 이사회를 살펴봐도 같은 패턴이 확인된다. 물러난 김태식 전 사내이사, 조훈 전 감사 등이
두산 재무담당 임원이었다. 김태식 이사는
두산인베스트먼트 대표로 이동했고 조훈 감사는
두산테스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이러한 인력 구성은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의 운영 목적이
두산테스나 지배가 아니라 인수금융 등 차입 사후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 전현직 이사회 구성원들은 실제로 테스나 인수금융 조달 과정에서 금융기관과 협의를 진행한 인물들로 추정된다.
SK실트론 인수는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고려하면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 이사회 구성원들이 신설 SPC 운영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맡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