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무게중심을 공급망 탄소관리로 옮기고 있다. 사업장 온실가스 감축을 넘어 협력사와 원재료 조달, 제품 생산 전 과정까지 관리 범위를 확대했다. 국제 기준에 맞춘 감축 목표와 관리 체계도 구축했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확산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역량이 글로벌 완성차의 핵심 평가 요소로 떠오르면서 ESG를 미래 수주 경쟁력과 연결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장 넘어 공급망까지…탄소관리 체계 확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주요 시장에서 공급망 탄소관리 요구가 강화되면서
현대모비스도 ESG 경영의 무게중심을 공급망 관리로 옮겼다. 최근 발간한 '2026 지속가능성보고서'는 기존 사업장 중심의 온실가스 감축에서 벗어나 협력사와 구매 제품, 원재료 조달 등 공급망 전반을 하나의 탄소관리 체계로 관리하겠다는 전략을 담았다. 탄소배출 관리 범위를 사업장 밖 공급망 전체로 확장해 글로벌 고객사의 ESG 요구에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중기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 2030년까지 스코프1·2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6.2% 감축하고 구매 제품 및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스코프3 배출 원단위는 55% 줄이기로 했다. 최종적으로는 2045년 스코프1·2는 물론 스코프3까지 포함한 공급망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생산시설 중심 감축에서 공급망 전 과정의 탄소관리 체계로 ESG 전략을 전환한 셈이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친환경 공급망(Green Supply)을 중심으로 공급망 감축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친환경 제품(Green Product)을 통한 탄소저감 제품 확대, 친환경 협력체계(Green Partnership) 기반의 지속가능한 협력사 운영 등을 포함한 4대 추진 전략과 8대 실행 과제를 마련했다. 공급망 전 과정에 동일한 탄소관리 기준을 적용해 단계적으로 감축을 추진하고 기후변화 대응 체계도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재생에너지 전환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재생에너지 100% 사용 캠페인(R
E100) 가입 이후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지난해 29.3%까지 확대했다. 2030년에는 전체 전력 사용량의 65%, 2040년에는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사업장 전력의 저탄소화를 기반으로 공급망 탄소감축 요구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글로벌 전동화 공급망 경쟁력도 함께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동화 투자·협력사 ESG까지…공급망 경쟁력 강화
공급망 탄소관리는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 확대 전략과도 맞물린다. 배터리와 전동화 핵심 부품은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과 물류에 이르는 공급망 전 과정의 탄소배출 관리 수준이 글로벌 완성차의 주요 조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탄소감축 목표와 함께 2031년까지 전동화 제품 매출을 연평균 19.4%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후 대응과 전동화 사업 확대를 하나의 공급망 경쟁력으로 연결하겠다는 의미다.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모비스 미국법인은 지난 2023년 국제 지속가능 대출 원칙에 따라 9억4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첫 그린론을 조달했다. 조달 자금은 미국 조지아 서배너와 앨라배마의 배터리시스템(BSA)·PE시스템 신규 공장 투자에 활용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8억6600만달러를 집행했다. ESG 금융을 활용해 글로벌 전동화 공급망 구축에 필요한 생산 기반을 확충한 대표 사례다.
공급망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산거점뿐 아니라 협력사 관리 체계도 함께 고도화해야 한다.
현대모비스는 올해부터
현대자동차그룹 공급망 ESG 통합실사 체계를 적용해 협력사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ESG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글로벌 ESG 평가 기준과 EU 공급망 실사 지침 등을 반영해 서면과 현장 실사를 병행하고 리스크가 확인된 협력사에는 개선 권고와 이행 지원을 제공한다. 인권헌장과 환경정책, 분쟁광물 관리 규정, 온실가스 관리 기준 등 표준 가이드라인도 공유한다.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규정도 운영하며 공급망 전반의 ESG 관리 수준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산업의 ESG 경쟁력이 개별 사업장의 탄소감축을 넘어 공급망 전체의 관리 역량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을 중심으로 공급망 실사와 제품 탄소배출 관리 요구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핵심 부품사의 공급망 관리 수준까지 함께 평가하고 있다"며 "
현대모비스처럼 전동화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은 스코프3 감축과 협력사 ESG 관리 역량이 앞으로 글로벌 수주 경쟁력과 고객사 확보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