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장인화 회장 체제에서 한동안 접어뒀던 기타비상무이사 카드를 다시 꺼냈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에는 그룹 최대 사업회사인 포스코 대표가, 사업회사 포스코 이사회에는
포스코홀딩스 사업시너지본부장이 각각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한다. 지주사와 핵심 사업회사를 이사회 차원에서 연결하는 그림이다. 철강 본업의 실적 비중이 커진 흐름과도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2년 만에 되살아난 지주사 기타비상무이사직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 사이에 기타비상무이사가 오간 건 지주사 체제 출범 때부터다. 2022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포스코 대표이사였던 김학동 부회장은
포스코홀딩스 기타비상무이사로,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포스코 기타비상무이사로 각각 서로의 이사회에 들어갔다.
특히 전중선 사장이 직접 자회사 이사회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는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내며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진두지휘한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는 전환 초반이었던 만큼 그룹 전략을 사업회사에 빠르게 심고, 철강 사업을 지주사 의사결정과 곧바로 연결하기 위한 장치였다.
다만 이 구조는 오래가지 않았다. 포스코는 2023년,
포스코홀딩스는 장인화 회장이 취임한 2024년부터 각각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를 비웠다. 사업회사가 자체적으로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자율경영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가 먼저 자리를 다시 채웠다. 1년 반가량 비워뒀던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 2024년 9월 천성래
포스코홀딩스 탄소중립팀장을 선임했다. 철강 본원 경쟁력 회복이 그룹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시점이었던 만큼 지주사 차원에서 포스코를 관리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후 이 자리는 정석모
포스코홀딩스 사업시너지본부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포스코홀딩스 쪽 공백은 더 길었다. 2024년부터 2년간 비워뒀던 자리를 올해서야 채웠다. 이희근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이
포스코홀딩스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포스코 대표이사가 선임되는 기조가 이어졌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단순한 기타비상무이사 부활이 아니라 지주사와 핵심 사업회사가 서로의 이사회에 들어가는 양방향 구조를 다시 만들었다는 데 있다. 사업회사 대표는 현장의 사업 상황과 투자 판단을 그룹 의사결정에 전달하고, 지주사 임원은 그룹 전략과 계열사 간 시너지를 사업회사 이사회에 공유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략을 수립하는 지주사와 이를 실행하는 핵심 사업회사를 이사회 단계에서부터 연결하는 구조다.
◇철강 본업, 다시 부각된 무게감
기타비상무이사 부활은 최근의 실적 흐름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의 2025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69조950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조8270억원, 당기순이익은 504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15.9%, 46.8% 급감했다.
그룹 전체로 보면 실적 부담이 컸지만 철강 부문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포스코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8% 증가한 1조7800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연결 영업이익 대부분을 철강 부문이 떠받친 셈이다.
반면 이차전지소재 부문은 초기 가동 비용과 주요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으로 44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성장사업이 아직 실적 기여보다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철강 본업의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이 부각됐다.
결국 철강 사업이 다시 그룹 실적의 중심축이 되면서 포스코 대표가 지주사 이사회에서 투자와 사업 포트폴리오 논의에 참여할 필요성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사업회사 대표를 그룹의 의사결정 체계에 관여시키거나, 반대로 그룹 인사를 사업회사 이사회에 배치함으로써 사업회사의 성과가 곧 그룹의 성과라는 인식을 할 수 있다"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