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오너 3세 신유열 부사장의 경영 능력 시험대로 떠오른 싱가포르 합작법인의 이사회 구성과 경영진 구성의 윤곽이 확인됐다.
롯데는 롯데제과 현지법인을 싱가포르 합작법인(JV)으로 전환한 뒤 한국 측이 CEO를, 일본측이 CFO를 선임하기로 했다. 이사회 구성에서도 한국측이 3명의 이사를, 일본측이 2명의 이사를 선임한다.
싱가포르 JV는 롯데그룹이 추진하는 한일 공동경영 프로젝트인 원롯데의 일환이다. 오너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 이목을 끌기도 했다.
◇ CEO에 한국측 진영동 이사, CFO 일본측 사토 코지 전 인니 법인장
싱가포르 JV는 싱가포르 롯데제과(LOTTE CONFECTIONERY (S.E.A.) PTE. LTD.)가 전신이다. 한국 롯데웰푸드의 100% 자회사로 2011년 설립됐다. 지난달 6일 일본 롯데제과(LOTTE CO., LTD, 이하 일본롯데)가 이 법인 지분 49%를 롯데웰푸드로부터 사들이면서 공동소유 체제가 됐다.
싱가포르 JV는 정관을 통해 지배구조에도 변화를 줬다. 정관 89조에 따르면 한국측은 CEO 선임권을 지니며 일본측은 CFO 선임권을 지닌다. 다만 출석 이사 전원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
한국측은 진영동 이사를 CEO로 선임했다. 그는 1979년생으로 건국대 응용생물학과를 졸업한 직후 2005년 롯데웰푸드에 입사했다. 현재 롯데웰푸드 내 직책명은 SE-TFT 팀장(상무)인데 동남아시아 통합팀이라는 뜻이다.
CFO에는 사토 코지(佐藤浩司) 일본롯데 전 인도네시아 법인장이 선임됐다. 싱가포르 JV 내 일본인 이사 중에서 선임하지 않고 일본롯데 본사에서 실무인력을 끌어왔다.
사토 코지 CFO는 일본롯데 글로벌본부 글로벌전략부 사업전략담당부장으로서 2019년부터 인도네시아 법인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특히 싱가포르 JV 일본측 이사인 이시구로 히로아키의 직속 직원으로 볼 수 있다. 이시구로 이사는 201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일본롯데 인도네시아 법인장을 지내 사토 코지 CFO의 직계 선임이 된다. 현재 본사 직책도 글로벌본부장으로서 사토 코지 CFO가 속한 조직의 최상위 리더다.
싱가포르 JV는 경영권은 한국측이, 재무 총괄을 통한 견제권을 일본측이 가져가는 모양새가 됐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CFO 선임권은 일본롯데측이 견제를 위해서 가져간 것”이라며 “다만 CEO와 CFO는 어디까지나 집행임원이고 싱가포르 JV의 의사결정은 5인의 이사회가 주도해 나갈 예정”이라 말했다.
*정관 제 89조. CEO는 한국측이 CFO는 일본측이 정하도록 못박았다.
◇ 이사 선임권 한국 3명 vs 일본 2명, 신유열 한국측으로 등기
정관 82조는 이사회 구성에 관한 것이다. 이사회 정원은 5명으로 이 가운데 한국측이 3명, 일본측이 2명의 이사를 선임한다. 이사회 의장 역시 한국측이 선임한 이사 3명 가운데 한국측이 결정한다. 첫 의장은 신유열 실장이 맡기로 했다.
지난달 한국측은 신유열, 진영동, 조경운 이사를, 일본측은 이시구로 히로아키, 카네다 나오야 이사를 각각 선임했다. 이사들의 임기는 3년씩이다.
다만 싱가포르 JV는 정관 외에도 한국측과 일본측이 올해 2월4일 맺은 주주간계약의 제약도 받는다. 아직 비공개여서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알 수는 없다. 다만 이 주주간계약의 유보사항 목록이 상대적으로 긴 편으로 확인된다는 점에서 일본측의 요구사항이 상당 부분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싱가포르 JV는 신유열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시험받는 곳이란 평가도 받는다. 롯데는 한국과 일본 식품 계열사의 아시아 사업을 묶어 원롯데전략을 펴기로 했다. 양국 식품사의 시너지효과를 통해 아시아 시장 공략하기 위한 조치다.
신유열 부사장이 원롯데 프로젝트의 핵심인 싱가포르 JV의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경영 승계 시험에 오르게 됐다.
1986년생인 신 부사장은 일본 게이오대와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을 나왔고 롯데케미칼 동경지사, 롯데지주 미래성장실,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 등을 거쳤다. 화학, 바이오 거친 뒤 식품 사업의 경영 전면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관 82조. 한국측이 3명, 일본측이 2명의 이사를 선임하며 의장은 한국측 이사에서 나오도록 정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