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2026 디렉터스 프로파일

이사회 의장 4인4색, 선임 기준부터 역할까지 달랐다

[금융지주]KB·신한 2년 연속 여성, 하나·우리는 재직기간 중시…위원장 0~2곳

조은아 기자

2026-08-18 11:20:32

편집자주

우리나라 대기업 이사회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개정 상법으로 독립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이사회 현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 됐다. theBoard는 2025년 말 기준 국내 10대 그룹과 4대 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81곳의 사업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토대로 이사 584명의 현황을 분석했다. 이사회의 구성과 이력, 의장 체제, 회의 및 의결 현황을 수치로 풀어 한국 대기업 이사회의 평균적인 모습을 그려본다. 그룹별 인적 구성과 운영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제도 변화 속에서 이사회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4대 금융지주의 이사회 의장 선임에는 각사마다 이어져온 기준이 엿보인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2년 연속 여성 독립이사에게 의장을 맡겼다. 이 가운데 KB금융은 이사회 내 연장자를, 신한금융은 상대적으로 젊더라도 여성 독립이사를 택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성별이나 나이보다 이사회 재직기간에 무게를 뒀다.

이런 기준을 거쳐 2025년 말 의장석에는 조화준 KB금융 의장, 윤재원 신한금융 의장, 박동문 하나금융 의장, 윤인섭 우리금융 의장이 앉아 있다. 선임 기준뿐 아니라 네 사람이 거쳐온 길도 서로 다르다. 기업의 재무를 책임진 최고재무책임자(CFO)부터 회계학 교수,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보험·신용평가사 CEO까지 전문 분야가 겹치지 않는다.

◇2년 연속 여성 택한 KB·신한, 하나·우리는 '선임자'

theBoard는 2025년 12월 31일 기준 재임 중인 이사를 기준으로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이사회와 상설위원회 구성을 조사했다. 지주회사 기준이며 은행·증권·카드 등 자회사는 포함하지 않았다.

KB금융은 2024년 권선주 전 의장에 이어 2025년 조화준 의장을 선임하면서 2년 연속 여성 독립이사에게 이사회를 맡겼다. 조 의장은 1957년생으로 2025년 의장 선임 당시 현직 독립이사 가운데 최연장자였다. 전임 권 전 의장 역시 1956년생으로 당시 이사회 내 최연장자였다.

조 의장은 2023년 3월 KB금융 이사회에 합류했다. 같은 시기 이사회에 들어온 여정성 독립이사도 여성이고 재직기간 역시 같지만 1960년생으로 조 의장보다 세 살 어리다. 여성 독립이사에게 의장을 맡기는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연장자를 택한 셈이다.

신한금융도 2024년에 이어 2025년 윤재원 의장에게 이사회를 맡겼다. 다만 연령에서는 KB금융과 정반대다. 윤 의장은 1970년생으로 4대 금융지주 의장 가운데 가장 젊다. 2025년 말 기준 55세로 신한금융 이사회 평균연령 61.9세에도 못 미친다. 소속 이사회 평균보다 젊은 의장은 네 명 가운데 윤 의장이 유일하다.

윤 의장은 2020년 3월 신한금융 이사회에 합류해 약 4년간 독립이사로 활동한 뒤 2024년 처음 의장에 선임됐다. 같은 시기 이사회에 합류한 진현덕 전 독립이사는 1955년생으로 윤 의장보다 15살 많았다. 연령보다 여성이라는 특징이 두드러진 선택이었다. 윤 의장은 전성빈 전 의장 이후 14년 만에 나온 신한금융 여성 의장이기도 하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이사회 재직기간이 긴 독립이사에게 의장을 맡겼다. 박동문 의장은 2021년 3월 하나금융 이사회에 합류해 2025년 의장 선임 당시 독립이사 가운데 재직기간이 가장 길었다. 박 의장보다 한 살 많은 주영섭 독립이사도 있었지만 이사회 합류 시점은 3년 늦었다.

윤인섭 의장은 2022년 우리금융 이사회에 합류해 3년가량 활동한 뒤 2025년 3월 의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우리금융은 독립이사 7명 가운데 4명을 교체하면서 윤 의장이 가장 오래 이사회에 몸담은 독립이사가 됐다. 우리금융은 3년이 넘는 재임기간 동안 그룹의 조직문화와 경영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 등을 의장 선임 배경으로 제시했다.

◇CFO부터 회계학 교수까지, 의장 4인의 서로 다른 이력

네 사람이 쌓아온 경력도 한 가지로 묶이지 않는다. 조화준 KB금융 의장은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KTF와 BC카드, KT캐피탈 등에서 CFO를 지냈고 KT캐피탈 대표이사도 맡았다. KT그룹 최초의 여성 사장이라는 이력도 갖고 있다.

윤재원 신한금융 의장은 학계 출신이다. 2004년부터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해왔으며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위원회 비상임위원과 한국세무학회 부회장 등을 거친 회계·조세 전문가다.

박동문 하나금융 의장은 기업 경영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코오롱그룹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코오롱아이넷과 코오롱글로텍,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금융회사 출신은 아니지만 주요 계열사의 CEO를 두루 경험한 경영·재무 전문가다.

윤인섭 우리금융 의장은 금융회사 경영 경험이 두드러진다. KB생명보험과 하나생명보험, 하나HSBC생명보험 대표이사를 거쳐 한국기업평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푸본현대생명에서는 이사회 의장도 경험했다.


네 사람이 이사회 내 위원회에서 맡는 역할에도 차이가 크다. 참여하는 위원회 수만 놓고 보면 윤인섭 의장이 가장 바쁘다. 우리금융 이사회 내 7개 위원회 가운데 6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동문 의장과 조화준 의장은 각각 5개, 윤재원 의장은 3개 위원회에 참여한다.

참여하는 위원회가 많다고 직접 이끄는 위원회도 많은 것은 아니다. 윤인섭 의장은 위원장을 맡은 곳은 없다. 윤재원 의장 역시 모두 위원으로만 참여한다. 조화준 의장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차기 그룹 회장 선임 절차를 이끌고 있다.

위원장을 가장 많이 맡은 의장은 박동문 의장이다. 참여하는 5개 위원회 가운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등 2곳을 이끈다. 네 명의 의장 가운데 둘 이상의 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은 인물은 박 의장이 유일하다. 두 곳 모두 주요 인선을 다루는 위원회다. 현직 이사회 의장이 새로 합류할 사외이사와 차기 그룹 최고경영자 후보를 추리는 두 절차를 함께 이끄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