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의 이사회 위원회는 비슷한 골격 위에 짜여 있지만 세부 운영 방식을 들여다보면 차이가 있다. 후보추천 기능을 나누는 방식부터 개별 위원회 설치 여부, 위원장 배분까지 지주별 이사회 운영의 차이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위원회 수는 하나금융이 9개로 가장 많고 우리금융이 7개로 가장 적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8개를 두고 있다. 현재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위원회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감사위원회·위험관리위원회·보수위원회·내부통제위원회 등 5개다. 4대 금융지주는 여기에 ESG와 최고경영자(CEO) 인선 등의 기능을 더해 각각의 위원회 체계를 만들었다.
◇우리금융만 후보추천 기능 한 곳에 묶었다
theBoard는 2025년 12월 31일 기준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지주회사 이사회 내 상설위원회 구성을 전수 조사했다.
위원회 수가 달라지는 첫 번째 지점은 후보추천 기능을 몇 개 위원회로 나누느냐다.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은 후보추천 기능을 세 갈래로 나눠 운영한다. 독립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위원회, 그룹 회장(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위원회, 자회사·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위원회다.
KB금융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회장후보추천위원회·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신한금융은 사외이사및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회장후보추천위원회·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 하나금융은 사외이사및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회장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각각 두고 있다.
우리금융은 다르다. 다른 세 지주가 별도 위원회로 나눈 대표이사와 독립이사 후보추천 기능을 임원후보추천위원회 하나에 모았다. 다만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별도로 두고 있다. 이 같은 구조가 우리금융의 상설위원회 수가 7개로 KB·신한보다 하나씩 적은 배경 중 하나다.
◇하나만 있는 '소비자리스크', 하나만 없앤 '이사회운영'
법정 5개 위원회와 후보추천·CEO 인선 위원회를 제외하고 눈에 띄는 것은 ESG 관련 위원회다. 법적 설치 의무가 없는데도 네 지주가 모두 두고 있다.
KB금융은 ESG위원회, 신한금융은 ESG전략위원회, 하나금융은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우리금융은 ESG경영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각각 운영한다.
이들을 제외하면 개별 지주가 필요에 따라 별도로 설치한 위원회가 남는다. 이 지점에서는 하나금융이 두드러진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두고 있다. 소비자 중심의 리스크관리 체계를 심의·의결하기 위해 만든 위원회다.
하나금융은 이밖에 이사회운영위원회도 운영했지만 2025년 3월 폐지했다. 이사회운영위원회는 말 그대로 이사회와 위원회의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논의하던 위원회다. 관련 기능이 다른 위원회로 넘어가면서 사라졌다.
그럼에도 하나금융의 상설위원회는 9개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다. 후보추천 기능을 세분화한 데다 다른 세 지주에는 없는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까지 별도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원장 배분 방식도 회사마다 갈렸다
위원장을 누가 몇 곳씩 맡는지도 회사마다 갈린다. 가장 고르게 나눈 곳은
KB금융이다. 8개 위원회의 위원장을 이사 8명이 하나씩 맡고 있다. 신한금융은 한 사람이 둘 이상의 위원장을 맡는 경우가 있다. 곽수근 독립이사가 감사위원회와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최영권 독립이사는 보수위원회와 내부통제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8개 위원장 자리를 6명이 나눠 갖는 구조다.
우리금융도 위원장 자리만 놓고 보면
KB금융과 비슷하다. 7개 위원장 자리를 7명이 하나씩 나눠 맡는다. 다만 위원장을 고르게 나눈 것과 달리 위원회 참여는 몇몇 독립이사에게 집중돼 있다. 윤인섭 의장과 김춘수·김영훈·이강행·이영섭 독립이사 등 5명이 각각 7개 위원회 가운데 6개에 참여한다.
4대 금융지주 상설위원회의 위원 자리를 모두 더하면 148개다. 이 가운데 독립이사 몫이 136개로 91.9%를 차지한다. 사내이사는 9개, 기타비상무이사는 3개에 그친다. 전체 이사회에서 독립이사 비중이 80%인 것과 비교해도 위원회에서 독립이사 비중이 더 높다. 위원장도 대부분 독립이사가 맡는다.
다만 예외가 있다. 자회사 CEO 인선을 다루는 위원회는 하나금융을 제외하면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이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이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이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각각 맡는다.
하나금융은 다르다. 자회사 CEO 인선을 다루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도 이강원 독립이사가 위원장을 맡는다. 함영주 회장은 위원으로 참여한다. 하나금융 9개 위원회는 위원장을 모두 독립이사가 맡고 있어 사내이사가 위원장인 위원회가 한 곳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