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기존 카카오톡 사업을 인적분할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카카오톡을 제외한 기존 카카오의 존속법인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부상했다. 카카오에서는 향후 지주사 전환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존속법인이 분할 이후 보유한 자산 중 과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등 자회사 지분으로 채워질 확률이 높아 교통정리는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인적분할 이전 또는 완료 이후 2년 내외 유예 기간 등을 통해 총 자산 중 자회사 지분 비중을 낮추거나 해야 한다.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고 지주사로 전환된다면 별도 금융지주사를 설립해 카카오뱅크 등 금융 관련 기업을 한 곳에 묶어야 한다. 교통정리의 향방은 카카오 인적분할과 함께 진행 중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 개편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존속법인 자회사 장부가액 3조3395억원, 자산 총액 과반 넘겨
카카오는 21일 인적분할 결정을 공시했다. 현재 카카오를 카카오X와 카카오AI로 나누는 형태다. 카카오X는 카카오톡과 기반 AI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를 보유한 채 존속한다. 이어 카카오AI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사업을 가지고 독립해 신설된다. 계열사는 카카오X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등을 가져가며 카카오AI가 디케이테크인 등을 산하에 둔다.
이번 분할로 주목되는 것은 카카오X의 향후 운영 향방이다. 분할 비율에 따르면 카카오X는 기존 카카오 자산의 63.5%를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분할 이후 카카오X의 자산 총계는 6조1314억원으로 이중 자본이 5조611억원, 부채가 1조703억원 수준이다.
카카오X에 존속하는 자산 중 상당수는 자회사 지분일 전망이다. 분할 이후 산하 자회사만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굵직한 곳이다. 이들을 포함한 주요 자회사와 손자회사만 9곳에 달한다.
아울러 분할 이후 카카오X에 남는 사업부문 매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2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카카오AI는 2조6461억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분할 이후 카카오톡을 포함해 기존 카카오에서 사업상 활용했던 주요 유무형 자산은 카카오AI로 향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 경우 카카오X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에 해당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개별회사 기준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 이상인 기업을 지주사로 강제 전환한다. 카카오가 분할 후 존속하는 카카오X의 주요 사업을 지주사의 주 사업인 '투자사업'으로 명시한 것도 무관하지 않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카카오X로 배속될
카카오뱅크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자회사 지분의 장부가액은 총 3조3395억원이다. 이는 분할이후 카카오X 자산 총액의 54.5% 수준에 해당한다. 카카오X는 분할 직후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에 모두 해당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지주전환 시 금산분리 위배, 전후 별도 금융지주 설립·자산 조정 필요
카카오X가 지주사로 전환될 경우에는 고려할 사안이 매우 많아진다.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를 산하에 둬 지주사로 전환 시 금산분리 위배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일반지주회사는 공정거래법 제18조 제2항 제5호에 따라 금융·보험사 주식을 소유하지 못한다.
카카오뱅크 지분 27% 보유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효과에 따른 것일 뿐 지주회사로 전환 시에도 이를 보장받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은 인터넷은행 진흥을 위해서 산업자본 투입을 장려하는 목적으로 예외를 둔 것이라 엄연히 지주, 금산분리 등을 다루는 공정거래법과는 규제 분야가 다르다"며 "일반 사업법인와 지주사의 취급 역시 다른 만큼 지주사가 단순히 인터넷은행 지분을 승계했다고 해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를 지속 적용받긴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카카오X는 인적분할 전후로 별도로 금융지주를 또 다시 설립해 관련 금융사업을 분할하거나 보유 자회사 지분 비중을 줄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별도로 금융지주를 설립하는 경우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카카오페이증권을 보유한
카카오페이가 산하로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점은 현재
카카오 인적분할과 함께 진행되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분할 및 흡수합병이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 산하 100% 자회사다. 12월 18일을 기일로 투자사업을 분리해 신설법인으로 출범시키고 존속법인을
카카오X인베스트먼트로 바꾼다. 이후
카카오X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X로 흡수합병된다.
만약
카카오X인베스트먼트가 자회사 지분을 제외한 다량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한 채
카카오X로 흡수합병되고 신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장부가액은 높지 않다면
카카오X는 지주사 요건에서 벗어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분자인 자회사 장부가액은 줄고 분모인 총자산 규모가 늘어나면서 전체 자산 중 자회사 지분 비중을 50% 미만으로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분할, 흡수합병 과정에서 이를 마무리 하지 못할 경우
카카오X에게 남은 기간은 2년여 정도다. 공정거래법 제18조 제2항 제5호는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기업이 이전부터 금융·보험사의 지분을 계열 보유하고 있을 경우 2년간 유예를 적용해 해당 기간만 소유를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