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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투자 앞둔 삼바·SK, 독립이사 활용법 달랐다

삼바, 독립이사 별도 설명 후 이사회 중심 검토…SK는 투자·합병·지분매각에 특별위 가동

김지효 기자

2026-08-31 15:17:20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그룹 계열사들이 대규모 투자 과정에서 독립이사를 활용하는 방식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조7000억원 규모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와 3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기존 이사회를 중심으로 검토했다. 독립이사만 참여하는 별도 설명 절차를 두기는 했지만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다.

반면 SK에서는 주요 의사결정을 앞두고 독립이사들로 별도 특별위원회를 꾸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계열사 간 합병뿐 아니라 신약 후보물질 도입, 계열회사 지분 매각 등 서로 다른 성격의 거래에서 특별위원회가 활용됐다.

◇삼바, 두 달간 5차례 의사결정…독립이사 별도 검토 한 차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스위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결정한 건 지난 7월이다. 인수 예정금액은 약 2조7000억원이다. 이어 8월28일 인수자금과 시설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3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폴리펩타이드 인수 검토부터 유상증자 결정까지 7~8월 총 5차례 의사결정 절차를 밟았다.

이 가운데 독립이사만 참석한 별도 절차는 한 차례였다. 7월2일 임시 설명회에 독립이사 4명만 참석해 폴리펩타이드 인수 프로젝트와 자금조달 필요성을 논의했다. 7월17일 제8차 임시 이사회부터 사내이사 3명과 독립이사 4명이 함께 참여했다. 이사회에서 폴리펩타이드 인수를 의결하고 보유현금과 차입, 유상증자 등 인수자금 조달 방안을 논의했다.

7월22일에는 '독립이사 간담회'가 열렸다. 인수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보유현금과 차입,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는 자리였다. 다만 명칭과 달리 사내이사 3명과 독립이사 4명이 모두 참석했다.

논의가 이어지는 사이 자금조달 방식도 달라졌다. 7월 폴리펩타이드 인수를 발표할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시한 조달 수단은 보유현금과 차입이었다. 한 달여 뒤에는 3조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8월24일 제10차 임시 이사회 사전설명회에서 유상증자 일정과 발행조건, 주주보호 방안 등을 논의한 뒤 28일 이사회에서 최종 결의했다.

◇SK는 특별위 별도 가동…합병 넘어 전략투자까지

반면 SK에서는 독립이사들로 별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주요 안건을 검토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최근 미국 바이오헤이븐의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을 도입하면서 독립이사 4명으로 특별위원회를 꾸렸다. 최대 계약 규모가 1조1000억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폴리펩타이드 인수보다 규모는 작지만 별도로 특별위원회를 가동했다. 특별위원회는 약 두 달간 재무적 타당성과 사업성, 계약조건 등을 검토했다.

비슷한 방식은 다른 SK 계열사에서도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합병 과정에서 각각 독립이사 전원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SK도 계열회사 지분 매각의 타당성을 검토하면서 독립이사 특별위원회를 가동했다.

특별위원회는 최근 상법 개정 이후 기업 조직개편 과정에서 주목받고 있는 장치다. 법무부가 올해 2월 내놓은 '기업 조직개편 시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에는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는 조직개편의 공정성을 높이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 독립적인 이사 등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제시됐다. 다만 설치가 법적으로 의무화된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도 특별위원회는 아니지만 독립이사들의 별도 논의를 위한 장치는 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가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고 독립이사만 참여하는 회의도 따로 열고 있다. 다만 공개된 이사회 운영 현황 등을 기준으로 보면 SK처럼 특정 투자나 합병, 지분 매각을 검토하기 위해 독립이사들로 비상설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폴리펩타이드 인수 과정에서 독립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운영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 건에 대해서는 별도는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주요 안건 또한 이사회를 중심으로 검토해왔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