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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우진아이엔에스

규제권 진입 목전, 경영승계·밸류업 동시 추진

홍경모 대표 최대주주 등극 예정, 장기 보유 자산 처분 결정

전기룡 기자

2026-09-03 17:49:05

기계설비 전문건설사 우진아이엔에스가 승계 절차에 착수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오너십에도 변화가 예고된 셈이다. 현재 시가총액은 300억원대로 현행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유지 기준을 웃돌고 있다. 내년부터 허들이 500억원으로 확대·적용되는 만큼 밸류업 성과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최근 40년 가까이 보유해온 비핵심자산을 처분한 배경에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자리한다. 장기 보유 자산을 유동화해 확보한 재원을 본업인 기계설비 분야의 경쟁력을 재차 끌어올리는 데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진아이엔에스가 보유한 자사주 약 70만주의 활용방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낮아진 몸값에 증여세 부담 완화, 과반 지배력 확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진아이엔에스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홍평우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지분 전량(28.4%)을 아들인 홍경모 대표에게 증여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공유했다. 거래 시점은 이달 30일이다. 증여 작업이 마무리될 시 홍경모 대표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지분 22.4%에 더해 50.8%를 확보한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우진아이엔에스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예고한 뒤 이뤄진 변화다. 우진아이엔에스는 한국상장회사협의회의 컨설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자산총액 2조원 미만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다음달에는 배당 계획을 포함한 구체적인 안이 공개된다.

시가총액 상장폐지 요건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2018년 기업공개(IPO) 당시 1143억원이라는 몸값을 인정받은 우진아이엔에스는 상장 8년차를 맞은 지금 시가총액이 340억원대에 머물러있다. 당장은 상장사 자격을 유지할 수 있지만 내년부터 시가총액 허들이 500억원까지 상향될 예정인 만큼 기업가치를 45%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

낮아진 주가는 결과적으로 증여세 부담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상장주식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2개월간의 평균 종가가 잣대로 활용된다. 현 주가인 약 4500원을 기준으로 단순 추산해 보면 지분가치는 약 98억원 정도다. 여기에 최대주주 할증 20%를 적용한 과세표준은 117억원으로 추정된다.

과세표준이 30억원을 넘기 때문에 적용되는 세율은 50%다. 누진공제를 고려하지 않은 증여세는 약 58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우진아이엔에스가 상장 이후에도 확정가액인 1만5000원 수준으로 주가를 유지했다면 홍경모 대표 입장에서는 200억원을 소폭 밑도는 선으로 증여세를 준비해야 했다.

◇하이테크 경쟁력 회복 초점, 신라명과 비상장주식 유동화

승계 절차 덕분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실행력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우진아이엔에스는 본업인 기계설비에서의 성장으로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08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적자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향후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탄탄한 지배력을 활용해 유상증자 등 방안을 고민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1984년 이래 40년이 넘는 기간동안 보유하고 있던 신라명과 지분 3만7500주 가운데 3만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도 신규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자리한다. 우진아이엔에스는 오는 4일 처분 작업을 마무리해 97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매각대금은 모두 우진아이엔스가 핵심사업을 확장하는 데 활용된다.

일각에서는 우진아이엔에스가 과거부터 공을 들인 하이테크 분야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진아이엔에스는 IPO 당시 하이테크부문 매출비중이 일반설비부문을 상회했으나 지금은 전체 매출 가운데 87.9%를 소방, 환기를 포함한 기계설비 공사들이 책임지고 있다. 하이테크부문 매출비중은 12.1%에 불과하다.

한때 하이테크부문의 주요 발주처로 이름을 올리던 삼성물산, 삼성전기,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추가 수주를 올리지 못한 영향이다. 올해 들어서는 SK에코플랜트가 발주한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의 설비·소방 공사와 자이C&A의 데이터센터 기계설비 공사 같은 하이테크부문 수주고가 쌓이고 있어 사업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우진아이엔에스 관계자는 "다음달에는 공시한 대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경영 승계부터 장기 보유 자산 매각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 역량을 결집해 추진 중인 상황인 만큼 아직 유상증자 등의 추가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