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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 롯데관광개발

공직·공공기관 출신 독립이사 계보

관광공사·정부부처 거쳐 관세청장까지…10년 넘게 대표 맡았던 인물도 독립이사

안정문 기자

2026-09-03 14:54:43

롯데관광개발이 관세청장을 지낸 천홍욱 관세법인 대륙아주 회장을 독립이사로 선임한다. 이사회는 추천 사유로 관세·무역 및 행정 분야의 경험과 전문성을 들었다. 롯데관광개발은 꾸준히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을 거친 공직 출신 인물들을 독립이사로 영입해오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독립이사 선임 기준을 IT, 회계, 재무, 법무, 경제, 금융 등 전문 분야 경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이 기준에 부합하는 인사는 아직 이사회에 들어온 적이 없다. 게다가 현재 독립이사 한 자리는 롯데관광개발 대표를 10년 7개월 동안 맡았던 유동수 이사가 채우고 있다.

◇관세청장 출신 천홍욱 신규선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2일 제56기 임시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냈다. 부의안건은 사내이사 김한준 후보와 독립이사 천홍욱 후보 선임 두 건이다. 임시주총일은 9월17일로 예정됐다.

천 후보는 1960년 5월생이다.2005년부터 2013년 4월까지 제48대 서울본부세관장, 2013년 4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제19대 관세청 차장, 2016년 5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제28대 관세청장 등을 지냈다. 2018년 2월부터는 관세법인 대륙아주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천 후보 선임은 오명 현 독립이사의 임기 만료와 맞물려 있다. 오 이사의 임기 만료일은 2026년 9월 21일로 임시주총 나흘 뒤다. 1940년 3월생인 오 이사는 체신부 장관과 교통부 장관, 건설교통부 초대 장관을 거쳐 2004년 10월부터 2006년 2월까지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다. 현재 한국뉴욕주립대학교 명예총장이다. 2020년 9월 신규 선임돼 2023년 9월 한 차례 재선임됐고 올해로 6년의 임기를 채우고 이사회를 떠나게 됐다.

이달 임시주총에서는 연임이 결정되는 김한준 사장은 최대주주 김기병 회장의 자녀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사업본부 사장으로 임기 만료일이 오 이사와 같은 2026년 9월 21일이다. 두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독립이사 2명 등 총 6명 구성으로 유지된다.

◇역대 독립이사 4명 살펴보니…한 자리는 전직 대표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롯데관광개발은 지금까지 총 4명의 독립이사를 선임했다.

첫 독립이사는 이연택 전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다. 2006년 6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롯데관광개발은 이듬해인 2007년 3월 23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전 교수를 처음 독립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관광위원회 부의장, 한국관광연구원 원장,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원장 등을 지냈다.

이 전 교수는 2010년과 2013년, 2016년, 2019년 네 차례 재선임되며 2022년 3월 25일 임기 만료로 물러날 때까지 15년간 자리를 지켰다. 이 가운데 2020년 9월까지 13년은 이사회에서 유일한 독립이사였다.

이 전 교수의 후임이 2022년 3월 25일 선임된 유동수 이사다. 당시 롯데관광개발은 그를 선임한 선임 배경으로 30여년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장,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2002년 8월 13일부터 2013년 3월 22일 사임할 때까지 10년 7개월간 롯데관광개발 대표를 지냈다. 전 대표가 사임 9년 만에 독립이사로 돌아온 셈이다. 상법상 독립이사 결격 사유는 최근 2년 이내 회사 업무에 종사한 이사·감사·피용자로 한정돼 법령 위반 소지는 없다.

역대 독립이사진의 이력을 겹쳐 놓으면 공직이나 공공기관에서 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연령대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오 이사와 유 이사는 나란히 1940년 3월생으로 올해 86세다. 1957년 1월생인 이 전 교수는 퇴임 당시 65세였다. 1960년생인 천 후보가 선임되면 2022년 이 전 교수가 물러난 뒤 4년여 만에 60대 독립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다.

롯데관광개발은 2021년부터 사업보고서를 통해 독립이사 선임기준으로 내놨던 IT, 회계, 재무, 법무, 경제, 금융 분야의 전문가로 제시했다. 역대 독립이사 가운데 IT나 경제, 금융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독립이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위원회도, 반대표도 없다

상장 이듬해인 2007년부터 2020년 9월까지 롯데관광개발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독립이사 1명, 총 4명 체제였다. 독립이사 비중은 25%로 당시 상법이 정한 최소 요건과 같았다. 2020년 9월 21일 임시주총에서 김한준 사내이사와 오명 독립이사를 동시에 선임하면서 이사회는 6명으로 늘었고 독립이사 비중은 33.3%가 됐다. 이 구조가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시행된 개정 상법은 일반 상장회사의 독립이사 비율을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에서 3분의 1 이상으로 높였다. 요건 구비 기한은 2027년 7월 22일이다. 6명 중 2명인 롯데관광개발 이사회는 33.3%로 하한을 충족한다.

상법은 최근 사업연도 말 별도기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에 대해 독립이사 3명 이상과 이사 총수의 과반수, 감사위원회 설치를 요구한다. 롯데관광개발의 별도기준 자산총계는 2025년 말 1조9062억원, 2026년 6월 말 1조8404억원이다. 롯데관광개발은 감사위원회를 두지 않고 상근감사 1명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이사회 내 별도 소위원회는 없다. 롯데관광개발은 2007년 첫 독립이사를 선임한 이래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 등에 "향후 사외이사(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반복적으로 기재했다. 독립이사 교육은 실시되지 않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독립이사는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충분한 지식과 경륜을 지니고 있다"고 미실시 사유를 적었다.

개별 이사의 찬반이 공시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독립이사가 반대표를 던진 사례는 없다. 찬성 아니면 불참이다. 출석률에서는 차이가 드러난다. 오 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은 2021년 57.1%, 2023년 72.7%, 2024년 90.9%, 2025년 57.1%였다. 올해는 1~8월에는 이사회 7회 가운데 5회에 참석해 71.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 이사의 출석률은 10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