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감사위원회 결원을 메우기 위해 일시이사 선임을 추진한다. 문홍성 독립이사 겸 감사위원장이 지난달 중도 퇴임하면서 감사위원이 3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회사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감사위원회 구성요건에 미달하게 됐다며 법원에 일시이사 선임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이 감사위원인 독립이사 결원에 일시이사를 활용하는 것은 최근 3년 사이 두 번째다.
호텔신라와
LF에서도 감사위원을 맡던 독립이사가 중도 퇴임하자 법원의 선임을 거쳐 일시이사 겸 일시감사위원을 뒀고 해당 인물은 이후 정기주총에서 정식 독립이사로 선임됐다.
일시이사는 정식 이사 선임 전까지 결원을 메우는 한시적 자리다. 감사위원 결원이 발생해도 법상 첫 주총에서 구성요건을 다시 갖출 수 있지만 일부 기업은 그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법원에 일시이사 선임을 청구했다. 복수의 사례에서는 이 과정을 거쳐 이사회에 합류한 일시이사가 차기 주총에서 정식 독립이사로 선임됐다.
◇이사 사임에 감사위 요건 미달…미래에셋증권 두 번째 활용
문홍성 전 이사는 2025년 3월
미래에셋증권 독립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는 감사위원으로 다시 선임돼 송재용·안수현 독립이사와 감사위원회에 몸담았다. 문 이사가 위원장을 맡았다. 독립이사 임기는 2027년 3월 정기주총까지였지만 지난 8월 25일 중도 사임했다.
문 이사의 퇴임으로 등기이사는 7명에서 6명, 독립이사는 4명에서 3명으로 각각 줄었다. 회사가 일시이사 선임 추진의 직접적인 이유로 밝힌 것은 감사위원회 구성요건 미달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이 공개한 감사위원회 구성원도 송재용·안수현 이사 2명이다. 금융사지배구조법은 감사위원회를 3명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고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을 독립이사로 두도록 한다.
비슷한 상황이 2023년 말에도 있었다. 성태윤 전 독립이사가 2023년 12월 31일 사임하자
미래에셋증권은 법원에 일시이사와 일시 감사위원 선임을 청구했다. 법원은 이듬해 1월 23일 송재용 교수를 일시이사 겸 일시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일시직으로 이사회에 입성한 송 교수는 두 달 뒤 정식 선임 절차를 밟았다.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3월 26일 정기주총에서 송 교수를 임기 2년의 독립이사로 선임했고 감사위원 자리도 맡겼다. 이후 이사회 의장까지 맡았으며 올해 3월에도 다시 선임됐다. 법정 보충시한까지 기다리는 대신 일시이사로 감사위원 결원을 먼저 해소한 후 정기주총에서 주주들의 선택을 받도록 했다.
◇호텔신라·LF도 법원 선임 뒤 정식 이사로
일시이사를 거쳐 정식 독립이사가 된 사례는 다른 상장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호텔신라는 2024년 주형환 독립이사의 중도퇴임으로 감사위원 결원이 발생했다. 주 이사는 그해 3월 21일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로 선임됐지만 4월 9일 사임했다. 당시 감사위원회는 김현웅·김준기·주형환 독립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호텔신라는 같은 해 7월 3일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일시이사 후보 추천안을 의결했다. 이후 법원은 8월 6일 김낙회 전 관세청장을 일시이사 겸 일시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법원이 정한 임기는 다음 정기주총까지였다.
김 이사는 2025년 3월 20일 정기주총에서 다시 주주들의 판단을 받았다.
호텔신라는 김 이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후보로 올렸고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LF도 유사한 절차를 밟았다. 이억원 독립이사가 2025년 8월 14일 금융위원장 후보가 되면서 중도 사임하자 회사는 후임 독립이사와 감사위원을 선임하겠다고 공시했다. 법원은 같은 해 10월 17일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일시이사 겸 일시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윤 이사의 일시직 임기는 올해 정기주총까지 이어졌다.
LF는 3월 26일 정기주총에서 윤 이사를 임기 3년의 정식 독립이사로 선임했다. 회사는 이후 공시에서 윤 이사의 재직기간에 2025년 10월부터의 일시이사·일시 감사위원 재임 기간이 포함된다고 별도로 명시했다.
LG디스플레이에도 앞선 사례가 있다. 이창양 독립이사가 2022년 4월 8일 사임하자 법원은 같은 달 26일 오정석 서울대 교수를 일시이사 겸 일시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2023년 정기주총까지였다.
LG디스플레이는 이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오 교수를 독립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정식 선임했다. 오 이사는 현재
LG디스플레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첫 주총까지 유예 뒀지만…주요 컨설팅사 "감사위원 결원 빠르게 충원하라" 제언
감사위원 자리가 비었다고 반드시 일시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사지배구조법은 감사위원의 사임이나 사망으로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그 사유가 발생한 뒤 처음 소집되는 주주총회에서 요건을 갖추도록 한다. 상장회사에 적용되는 상법도 감사위원인 독립이사의 사임·사망 등으로 구성요건에 미달할 경우 첫 주주총회에서 이를 보충할 수 있도록 정한다.
일시이사는 그 사이 결원을 보충할 필요가 있을 때 활용할 수 있다. 상법 제386조는 법률이나 정관에서 정한 이사 수에 결원이 생긴 경우 퇴임 이사가 후임 취임 때까지 권리와 의무를 유지하도록 하면서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사나 감사 등 이해관계인의 청구를 받아 법원이 일시적으로 이사 직무를 수행할 사람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한다.
법원이 일시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필요성도 사안마다 해석이 다르다. 대법원은 이사의 사망이나 해임, 중병에 따른 사임, 장기간 부재 등 퇴임 이사가 계속 권리와 의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부적당한 경우를 예로 들면서 구체적인 필요성은 사안마다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
감사위원 결원에 일시이사를 활용하는 방식은 주요 컨설팅 기업들도 공백 최소화를 위해 권고하고 있다. 삼정KPMG는 감사위원회 운영 가이드라인에서 감사위원 결원은 가능한 빠른 기간 안에 충원하도록 제언했다. 일시이사 관련 규정이 감사위원에게 직접 준용된다는 명문 규정은 없지만 법원이 독립이사를 일시 감사위원으로 선임한 실제 사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일시이사 선임 결정을 내리지만 실제 후보자 선정은 회사가 관여하는 사례도 있다.
호텔신라는 김낙회 이사가 법원에서 선임되기 한 달여 전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일시이사 후보 추천의 건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