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이 법조인 독립이사 자리에 9년 전 창립 당시 이사회에 참여했던 인사를 다시 앉혔다. 2017년 회사 분할 당시 첫 독립이사로 선임됐다가 1년여 만에 물러났던 김우찬 법무법인 동헌 고문변호사가 독립이사로 복귀했다.
이번 인선으로 법조·회계·사회 분야 인사 3명으로 구성된 독립이사회 구도가 다시 갖춰졌다. 내년부터 회계·재무 전문가인 박수환 이사와 전순옥 이사의 임기가 차례로 끝나는 만큼 향후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017년 창립 이사회 멤버, 9년 만에 복귀
HD현대일렉트릭은 9월 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우찬 변호사를 독립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등기이사는 기존 4명에서 5명으로, 독립이사는 2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독립이사 비율은 50%에서 60%로 회복됐다.
이번 선임은 한찬식 전 독립이사의 중도 사임으로 공석이 된 감사위원 자리를 채우기 위한 것이다. 한 전 이사는 3월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지만 6월 21일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임했다. 김 변호사의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로 한 전 이사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형태다.
김 변호사의 이력에서 눈에 띄는 점은
HD현대일렉트릭과의 인연이다. 그는 2017년 4월 3일 회사 분할과 함께 열린 창립 이사회에서 독립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2018년 2월 27일 중도 사임했다.
이번 선임으로 김 변호사는 약 8년6개월 만에
HD현대일렉트릭 이사회로 다시 돌아오ㄱ 됐다. 2017년 분할 이후
HD현대일렉트릭에서 독립이사를 지낸 인사는 김 변호사를 포함해 8명이다. 동일 인물이 두 차례 독립이사로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변호사의 임기는 2년 7개월이다. 신규 독립이사의 통상적인 임기인 3년보다 짧다. 한 전 이사의 잔여 임기에 맞춰 임기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 변호사는 1960년 1월생으로 경희대 법과대학, 서울대 법과대학원을 졸업했다. 1991년부터 1996년까지 청주·부산·서울지검 검사를 지냈고1998년부터 2007년까지 대구·수원지법과 서울지법·서울고등법원 판사로 근무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금융감독원 감사를 맡았으며 2021년부터 법무법인 동헌 고문변호사로 재직하고 있다.
전임 법률 전문가였던 한찬식 이사는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법학석사를 거쳤다. 법무부 인권국장, 서울고검 차장검사, 울산·수원지검 및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을 지낸 뒤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했다.
두 사람 모두 검찰을 거쳤고 퇴직 후 상장사 독립이사를 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변호사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KB국민은행 독립이사를 지냈고 2024년부터 2025년까지는
HD현대미포 독립이사를 맡았다. 한 전 이사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풀무원 독립이사로 재직했다.
김 변호사의 추천은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담당했다. 위원회는 7월21일 회의를 열고 김 변호사 추천 안건을 원안 가결했다. 당시 위원회는 사내이사 1명과 독립이사 3명으로 구성됐으며, 한 전 이사는 이미 사임한 상태여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법조·회계·사회 분야로 구성
HD현대일렉트릭의 독립이사 구성은 법조·회계·사회 분야의 세 축으로 나뉜다. 2017년 분할 이후 독립이사로 선임된 8명을 보면 김우찬·이석형·한찬식 등 법조인이 3명이다. 류승우·박수환 등 회계 분야 출신이 2명이고, 송백훈·전순옥 등 학계·사회 분야 인사가 2명이다. 나머지 김의형 이사는 2017년 4월 3일 선임된 다음 날 사임해 실질적인 이사회 활동은 없었다.
현 이사회에서도 법조 1명, 회계 1명, 사회 분야 1명으로 구도가 유지되고 있다. 김우찬 이사와 박수환 이사, 전순옥 이사가 각각 법조·회계·사회 분야를 맡고 있는 형태다.
법조인 3명은 모두 서울대에서 법학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다. 회계 분야에서는 삼일PwC컨설팅 대표를 지낸 류승우 이사가 2021년 3월 물러난 뒤 같은 달 삼일회계법인 대표 출신 박수환 이사가 선임됐다. 삼일 출신 인사가 연이어 자리를 맡았다.
법률 전문가 독립이사 흐름을 살펴보면 이석형 전 이사가 2018년3월~2022년 3월 자리를 맡았다. 그 후임으로 노동 전문가인 전순옥 이사가 선임되면서 1년간
HD현대일렉트릭 독립이사진에는 법조인 공백이 생겼다. 2023년 3월 한찬식 전 이사가 들어오면서 다시 법률 전문성은 회복됐다. 이번 김 변호사 선임으로 법조인 독립이사 자리는 다시 이어졌다.
사회 규모는 분할 이후 사실상 변하지 않았다. 사내이사 2명과 독립이사 3명으로 출발한 구조가 현재까지 유지됐다. 감사위원회와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5개 소위원회가 설치됐으며 독립이사 3명이 모두 5개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공직·규제기관 출신 이어져
HD현대일렉트릭은 공직과 규제기관 경력을 가진 인사를 꾸준히 독립이사로 영입해오고 있다. 현 독립이사 가운데 박수환 이사는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을 지냈고 전순옥 이사는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우찬 변호사는 검사와 판사를 거쳐 금융감독원 감사를 맡았다. 과거 이석형 전 이사도 감사원 감사위원 출신이었다.
연령도 이번 인선으로 높아졌다. 1968년생인 한 전 이사가 빠지고 1960년생 김 변호사가 들어오면서 현 독립이사 3명의 평균 연령은 만 67세에서 70세로 높아졌다. 박수환 이사는 1955년 8월생, 전순옥 이사는 1953년 5월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독립이사 보수는 적지 않다. 2025년 독립이사 3명에게 지급한 보수 총액은 2억52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8400만원이다.
이사회 구성은 내년부터 다시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박수환 이사는 2021년 3월 23일 최초 선임돼 임기가 2027년 3월 26일 끝난다. 임기를 채울 경우 재직기간이 6년을 넘게 돼 동일 회사 독립이사로 다시 선임될 수 없다.
박 이사는 감사위원회 3명 가운데 유일한 회계·재무 전문가이기도 하다. 박 이사의 임기가 끝나면 감사위원회의 전문성 구성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전순옥 이사의 임기는 2028년 3월 25일까지다. 임기를 모두 채우면 역시 재직기간이 6년에 이른다. 향후 2년 동안 현 독립이사 3명 중 2명이 교체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