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이 외부 자문기관 중심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시스템을 안착시켰다. 과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내부 지원부서 추천 후보는 줄어든 반면 서치펌의 추천을 받은 후보는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외부 추천 후보 증가로 전체 사외이사 후보풀은 역대 최대 규모인 200명대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의 감시 및 견제 기능을 담보하기 위해 외부 자문기관을 적극 활용하라는 금융감독원 권고를 수용했다.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이사회에 사내이사를 3명 두고 있는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입지 축소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었다. 외부 자문기관을 사외이사 핵심 추천 경로로 삼은 만큼 적절한 견제가 가능한 구조가 됐다.
◇외부 추천 '105→156명' 급증…지원부서 추천은 50명으로 하락 하나금융은 지난해 총 215명의 사외이사 후보풀을 꾸린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173명에 비해 후보군 숫자를 24% 늘린 것이다.
외부 자문기관 추천을 늘리면서 후보풀을 키울 수 있었다. 2024년 외부 자문기관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 후보는 156명이다. 2022년 81명, 2023년 105명에 이어 3년 연속 증가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기 3년 동안 매년 숫자가 늘어났다.
전통적으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 창구 역할을 해 온 지원부서 몫은 줄었다. 함 회장 재임 기간인 2022~2024년 66명, 59명, 50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지원부서는 2010년대 중반 전체 후보군의 80~90%를 추천할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당시만 해도 지원부서는 대표이사 회장 산하 조직이어서 사외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제왕적 지배구조를 뒷받침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최근 지원부서 비중을 줄이고 외부 자문기관 추천 후보를 대폭 늘리면서 사실상 서치펌에 추천 권한을 일임하는 수순이다. 서치펌을 통한 사외이사 후보 모집은 대표이사 회장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한 선임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투명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평가된다.
금감원이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정립하면서 외부 자문기관 활용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표이사 회장과 친밀도가 높은 인사 위주로 사외이사가 선임되면 평소 경영 활동에서 감시와 견제가 어렵다는 게 금감원의 시각이다. 특히 연임 결정을 할 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사외이사들이 현직 회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는 점도 감안했다.
◇함영주 회장 연임 앞두고 정당성 확보 하나금융은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함 회장 재선임 안건을 결의한다. 함 회장은 지난달 회추위에서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다시 한번 추천됐다. 최근 대표이사 회장 나이 규정이 손질됐다는 점을 고려해 함 회장은 2년의 추가 임기를 받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회추위원들은 함 회장에게 3년 동안 하나금융을 이끌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함 회장의 연임을 앞두고 외부 자문기관 추천 중심으로 사외이사 선임 시스템을 정비해 정당성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함 회장의 연임 도전에 앞서 일부 승계 규정에 변화를 줬고, 그의 채용업무 방해 혐의 대법원 판결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감안해 사외이사의 감시·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정비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었다.
사내이사 숫자가 많은 하나금융 이사회 구조를 고려해도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는 반드시 필요했다. 하나금융은 함 회장 외에도 이승열 부회장, 강성묵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등재해 이사회에 참여시키고 있다. 외부 자문기관 추천을 바탕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해 적절한 견제와 균형이 가능한 이사회 구조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