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일반 공모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인다. 증자 전 집행한
한화오션 지분 거래 자금이 승계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는 시장 의혹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사진이 조달 구조를 바꾸자고 요청했다. 줄어든 1조3000억원은
한화오션 지분을 팔았던 한화에너지 등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일 이사회에서 지난달 20일 결정한 3조6000억원 규모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유상증자 금액을 2조3000억원으로 변경하는 안을 결의했다. 박지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재무실장이 의안 배경, 증자 변경 사항을 설명하고 이사진 전원(9명)이 찬성해 가결했다.
이사회는 3조6000억원을 증자로 조달할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했다. 재무구조상 향후 세후영업이익과 차입 등으로는 대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자 발표 이후 시장 반응을 고려해 3조6000억원을 전액 공모 증자로 조달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증자 전에 집행한
한화오션 지분 거래 자금이 승계자금으로 쓰인다는 의혹을 해소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월 10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계열사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매입에 1조3000억원을 썼다. 당일 종가(5만8100원)에 한화에너지(0.69%), 한화에너지 싱가폴(1.62%), 한화임팩트파트너스(4.99%)가 보유한 총 7.3%의
한화오션 지분을 인수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세 아들이 지분 100%를 소유한 한화에너지의 자본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불필요한 지분을 매입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약 한 달 뒤 증자를 결정해 시장의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0일 증자 안건을 논의하는 이사회를 열기 전 사전 설명회를 열었다. 이사진에게 대규모 투자 필요성, 자본구조 개선을 위해 증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일 이사회에서 증자 안건을 논의할 때 사외이사들은 투자 증가에 따른 차입금 증가 등 재무 부담이 확대되는 부분을 우려했다. 투자 계획 수립 시 재무 부담에 대한 검토 등을 당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증자 발표 뒤에도 이사들과 여러 차례 미팅을 진행했다. 증자 경과를 보고하고 증자 발표 이후 시장 오해를 풀 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난 4일 사전 설명회 때는 이사진이 증자 금액 축소 등을 포함한 근본적인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사들에게 지난 2월
한화오션 주식 매입과 이번 증자가 승계와 관련이 없음에도 승계와 연결돼 보도되는 내용을 설명, 이 같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을 보고했다.
지난 7일 사전 설명회에서는 변경한 조달 구조를 설명했다. 기존 공모 증자 금액인 3조6000억원이 주주에게 부담이 된다는 의견을 반영해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한 안이다. 나머지 1조3000억원 조달 방안은
한화오션 지분 거래 상대방인 한화에너지 등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화오션 지분 거래 금액(1조3000억원)을 할인 없이 출자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보고했다.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들은 투자 목적에도 불구하고 주주 권익 보호, 세간의 오해를 종식하기 위해 공모 증자 금액 축소는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추가 재원 1조3000억원 확보 방안은 충분한 검토를 마친 후 다시 논의할 것을 요청했다.
8일 이사회는 이러한 사전 설명회 논의를 거쳐 진행했다. 추가 재원 1조3000억원을 확보하는 방안은 충분한 검토를 진행한 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