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준
하이브 CFO(최고재무책임자)가 그룹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를 통틀어 무려 10개 계열사에 감사와 이사 등 등기임원으로 이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2025년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하이브가 상장한 이후부터 6년차인 올해까지 이런 기조가 이어졌다.
이 CFO가 소속되어 있는 계열사는
하이브의 미래성장동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팬덤 플랫폼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에서부터 ‘멀티 홈, 멀티 장르’의 핵심 해외 거점까지 이 CFO가 직접 챙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룹의 재무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하기 위한 의도다.
◇핵심 계열사 10곳 등기임원 겸직, 2020년 상장 이후 '계속' 27일
하이브에 따르면 2025년 3월 말 기준으로 이경준 CFO가 계열사 10곳의 등기 임원을 겸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위버스컴퍼니의 기타비상무이사와 쏘스뮤직, 수퍼톤, 어도어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CFO가 맡은 해외 계열사는 훨씬 많다. 6곳에 이른다.
하이브재팬(HYBE JAPAN INC)과 그 자회사인 YX레이블(YX Labels Inc.), 멕시코의
하이브라틴아메리카(HYBE Latin America SA de CV), 미국 법인인
하이브아메리카(HYBE America Inc.) 등 해외 계열사 4곳에서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이밖에
하이브유니버설(HYBE Universal LLC)과 중국 합작법인 싱찬성시(XING CAN SHENG SHI)에서도 감사로 재직 중이다.
그룹에서 이 CFO의 등기임원 겸직 수는 가장 많다. 눈에 띄는 점은 이 CFO가 이사회 등을 통해 계열사를 챙긴 게 하루이틀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이브가 2020년 10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상장할 때부터 이 CFO는 계열사 다수에서 활동했다.
2020년 말 이 CFO가 등기 임원으로 재직한 계열사는 10곳이다. 이후 9곳으로 줄었다가 올 들어 다시 10곳으로 늘었다. 이 CFO가 2020년 하반기
하이브에 합류한 점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상당한 중책을 맡은 셈이다.
이 CFO를 향한 그룹의 믿음이 큰 것으로 보인다. 1978년생인 그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공인회계사(KICPA) 자격을 취득해 삼일PwC와 PwC시드니, 김·장법률사무소 등에서 회계 및 자문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성주디앤디에서 전략기획과 재무 업무를 담당하다
하이브로 자리를 옮겨 곧바로 IPO(기업공개)와 굵직한 인수합병(M&A) 딜 등을 성사시켰다.
◇현지 거점 레이블 직접 챙긴다, 멀티홈 전략 '지원사격' 이 CFO가
하이브의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의 실현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략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라틴 아메리카를 제각각 홈마켓으로 보고 현지 음악사업을 키운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하이브는 일찍부터 일본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음악사업을 확장해왔는데 이런 전략에 올해 특히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는 올해를 멀티홈 마켓 구현의 원년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이 CFO가 맡은 계열사가 주로
하이브 음악사업의 핵심이라는 점이 근거다. 쏘스뮤직과 어도어는 각각 르세라핌, 뉴진스 등 스타 걸그룹을 배출한 레이블이며
하이브재팬과 YX레이블스는 그룹 아티스트의 일본 진출 외에 일본 현지 아티스트를 육성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이밖에
하이브라틴아메리카와
하이브아메리카는 각각 라틴 아메리카와 미국 음악시장 공략의 교두보이며
하이브유니버설은 유니버설뮤직그룹과 글로벌 음악사업에서 협력하고자 세운 합작사다.
이들은 사업뿐 아니라 재무, 거버넌스 차원에서도 철저한 관리와 감독을 요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위버스컴퍼니가 영위하는 팬덤 플랫폼사업이나 수퍼톤의 AI 관련 사업, 해외 거점 레이블은 아직 이익을 내기보다 투자가 필요한 단계이다. 쏘스뮤직과 어도어는 재무와 거버넌스를 모두 동시에 안정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CFO는 해당 계열사들의 기타비상무이사, 사내이사로서 이사회에 직접 참여해 경영전략 수립하거나 자금 집행 등 주요 사안을 의결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 감사의 경우 의결권은 없지만 재무보고의 적정성,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다시 말해 이 CFO가 그룹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재무전략과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도록 계열사를 챙긴다는 의미다.
하이브 관계자는 “국내외 사업 전반에 대해 일관된 재무전략을 수립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이 CFO가 계열사 이사직을 겸임하고 있다”며 “
하이브의 각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해외 계열사 경영진과 긴밀히 협력하며 거버넌스와 리스크 관리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