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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드 인터뷰 상법개정, 패러다임 시프트

"상법 개정, 시장신뢰 회복…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④김현정 더민주 의원 "PBR 태국 수준만 돼도 '코스피 5000' 충분히 가능"

허인혜 기자

2025-07-01 08:35:34

편집자주

상법개정안은 단순한 법조문 변경이 아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해묵은 과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제도적 응답이다.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균형을 맞추고자 이사회 등 지배구조를 대대적으로 손보겠다는 정부의 선언이기도 하다. 시장도 반응했다. 투자자의 시선은 상법개정이 일으킬 실질적 변화에 집중되고 있다. theBoard는 권한과 책임, 경영과 견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사회 패러다임의 전환 가능성을 짚어봤다.


"우리나라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로 선진국은 물론 태국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태국 PBR인 1.6배만 되더라도 코스피 5000시대가 가능해지는 셈이죠".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법 개정안의 궁극적인 목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신뢰를 회복하면 부동산에 쏠린 투자금과 외인 투자자가 한국 증시로 몰리고, 선순환을 통해 코스피 5000 시대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김 의원은 상법 개정안의 대표 발의자다.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와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등에 참여해 새 정부의 증시 밸류업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은 시장 불투명성…신뢰회복 급선무"

김 의원은 상법 개정안의 추진 배경으로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을 꼽았다. 반복적인 물적분할과 쪼개기 상장, 기업가치와 맞지 않는 비율의 합병 등으로 시장의 불신이 누적돼 있다는 이야기다. 시장의 불투명성이 기업가치와 주가가 괴리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봤다. 결국 법 제도의 개선으로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현정 의원은 "국내 자산의 분포를 보면 부동산이 7, 금융이 3인데 선진국과는 완전히 반대"라며 "자본시장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편법적인 지배구조 개편이나 물적분할 등이 이어지면서 불신이 쌓였고 결국 '자본시장에 투자할 곳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라고 봤다.

자본시장의 불신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봤다. 일반적이고 폭넓게 적용 가능한 법이 상법이기 때문에 이 법안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자본시장에서 계속 반복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법의 개정, 그중에서도 일반법인 상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결국 한국 증시의 만성적인 저평가는 지배구조 불투명성에서 출발한다는 우려다. 그는 "불시에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시장에 누가 투자하겠나"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신뢰회복이 우선"이라고 했다.


◇"불신 배경, 오너 중심 지배구조 개편…소액주주 보호가 곧 밸류업"

김 의원은 시장 불신을 불러왔다고 평가하는 구체적인 사례들도 제시했다. 김 위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분할상장, 두산로보틱스두산밥캣 합병 시도 등을 언급했다. 이들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시도가 공통적으로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추진됐다고 봤다.

예컨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우량 기업인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를 누르는 악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김 의원은 "두 회사의 합병 당시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를 교환하도록 했는데, 삼성물산의 가치를 따져봤을 때 불합리한 비율"이라며 "삼성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의 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결과가 초래됐다"라고 지적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도 꼬집었다. 2022년 LG화학이 알짜사업인 배터리 부문을 분리해 상장시키면서 LG화학의 시가총액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바 있다. 그는 "LG화학을 믿었던 투자자들은 투자 자산의 절반이 날아간 셈"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같은 의사 결정이 이사회의 충실 의무가 회사에만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회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면 이사의 책임이 강화되고, 소수 주주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결정을 고민할 것으로 기대했다.

◇"PBR, 태국 수준만 돼도 코스피5000 가능성 충분"

한국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은 OECD 주요국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김 의원은 "최근 5년간 평균이 28~35%에 그친다"며 "미국, 일본, 대만 등과 비교하면 확연히 낮다”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배당성향을 40% 이상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부연했다. 장기투자를 유도하려면 기업이 이익을 어떻게 배분하는 지가 주요 판단 기준이라는 이야기다.

이재명 정부의 공약이었던 코스피5000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했다. 과거 정부에서도 코스피 상승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현실화를 이루지는 못 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장의 움직임이 다르다는 게 김 의원의 판단이다.

김 의원은 "요즘의 주가 상승은 과거와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라며 "특히 증권주와 지주사의 주가가 상승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주사의 가치 상승이 상법 개정안에 대한 기대감에 따랐다는 해석이다.

국내 증시의 PBR도 근거로 들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PBR은 지금 0.8 수준으로 1조원짜리 기업이 8000억원으로밖에 평가받지 못하는 구조"라며 "반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된 나라들의 평균 PBR은 2.2~2.8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심지어 태국도 1.6배인데, 한국이 태국만큼만 평가받아도 코스피 5000은 수학적으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해외 시장으로 유출된 자금이 국장으로 되돌아오기를 희망했다. 김 의원은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라며 "2019년엔 11조원이 해외로 나갔는데 2024년엔 무려 115조원이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는 곧 심리로,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요인들을 제거하면 부동산과 해외로 이탈한 자금들이 돌아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