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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김동준·이현 공동 의장 체제…독립성 '시험대'

사외이사 중심 체제 2년 만에 사내이사 의장 복귀, 보완 제도로 균형 '시도'

이지혜 기자

2025-07-01 14:18:38

키움증권 이사회가 사내이사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무게추를 옮겼다. 김동준 사장이 이사회 공동 의장에 선임되면서다.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아 이사회를 이끌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 들어 사내이사 2명이 이사회 수장에 올랐다.

키움증권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진 견제 기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임 이사회 의장인 김동준 사장은 창업주의 장남으로 장차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다. 키움증권 부회장과 오너일가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만큼 사외이사의 의사결정 영향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김동준·이현, 사내이사 2인 공동 의장 체제

키움증권이 지난 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김동준 사내이사를 이사회 공동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키움증권은 김동준 사내이사를 가리켜 “회계학 학사,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경력을 지닌 전문가”며 “글로벌 사업과 내부통제 등 리스크 관리에 기여할 수 있음”이라고 밝혔다.

김동준 이사는 1984년생으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학위를 취득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다우기술과 다우데이타 등 그룹 내 핵심 계열사에서 주요 보직을 맡아왔다.


2018년부터는 다우키움그룹의 금융 계열사의 수장에 올랐다.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에 선임된 것을 시작으로 2021년 키움프라이빗에쿼티 대표도 겸직했다. 올해는 3월 키움증권 사장이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불과 3개월 뒤에는 이사회 의장직까지 겸하며 그룹 내 위상이 한 층 높아졌다.

이로써 키움증권 이사회는 사내이사 출신으로만 의장을 2명 확보한 구조가 됐다. 현재 의장은 이현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2018년부터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근무하다 2022년 부회장에 올랐다. 과거 키움저축은행과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를 지낸 그는 그룹 내 주요 금융 계열사를 두루 거친 핵심 인물이다.

키움증권은 “이사회 공동 의장을 선임함으로써 단독 의장에 대한 권한 집중을 방지하고 신중한 의사결정으로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며 “이사회 공동 의장의 전문성을 각각 고려했을 때 대표이사 등 경영진의 내부통제 관리 의무 이행에 대한 감독을 좀더 효과적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외이사 중심 이사회, 2년 만에 막 내려…선임 사외이사로 균형 시도

키움증권에서 매번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것은 아니다. 키움증권에서 2022년부터 사외이사로 일한 이군희 서강대학교 교수가 2023년 최초의 사외이사 출신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김익래 회장이 2023년 6월 키움증권 사내이사에서 물러나자 공석이 된 의장석을 이군희 이사가 채웠다.

2021년까지만 해도 김동준 사장의 아버지이자 다우키움그룹의 지배주주인 김익래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았는데 이런 기조가 잠시 중단됐던 셈이다. 당시 키움증권은 이사회 독립성이 크게 제고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불과 2년 만에 다시 사내이사가 의장을 맡는 구조로 되돌아갔다.


키움증권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진 견제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삼일PwC 거버넌스센터가 발간한 ‘2024 이사회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와 경영진, 주주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주도하는 역할”이라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되더라도 의장이 사내이사라면 독립적으로 경영 감독 기능을 수행하는 데 실효성이 낮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키움증권은 사외이사 비중이 크게 높은 편도 아니다. 전체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사외이사가 4명으로 사내이사보다 한 명 더 많은 수준이다. 비율로 따지면 57% 정도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의식한 듯 키움증권은 선임 사외이사를 둬서 이사회의 독립성과 균형을 제도적으로 보완했다. 선임 사외이사는 사외이사만의 회의를 주재하고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모아 이사회와 경영진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과거 김익래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을 당시에도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선임 사외이사는 박성수 사외이사가 맡았다. 박 이사는 2023년부터 키움증권에 합류해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신임 받았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인물로 수원지방법원, 서울지방법원 등 판사를 거쳐 대법원장 비서실과 수원지방법원에서 부장판사를 지냈다. 2011년부터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