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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

키움증권, 참여도 부진…구성·경영성과는 '합격점'

[증권사] 총점 134점에 하위권 평가에도 경영성과 양호…평가 체계 미비는 개선점

이지혜 기자

2025-06-17 07:34:26

편집자주

좋은 이사회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통찰 있는 결의와 책임이다. 그러나 이사회 리더십은 종종 구조부터 취약하거나 요식적으로만 기능한다. 정책거버넌스 모델을 창안한 존 카버는 "통상 이사회란 유능한 개인들이 모인 그저 그런 집단"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사회 경영이 부상할수록 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단 뜻인데, 금융사 이사회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고정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와 시장 구조, 사회적 기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 중일까. theBoard가 독자적 툴을 만들어 평가해봤다.
키움증권이 ‘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에서 아쉬운 성과를 기록했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15개 증권사 가운데 하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1등과 격차도 적은 편이 아니다.

이사회 △구성과 △경영성과 측면에서는 증권업계 평균치를 상회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 덕분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머지 부문의 점수가 대부분 평균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사회 △참여도가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점 기준 업계 ‘하위권’, 구성·성과는 양호

theBoard가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해 발간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연차보고서)와 2024사업연도 사업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자기자본 상위 15개 증권사를 포함해 주요 금융사 53곳이 평가대상이다.

2025 이사회 평가는 모두 6가지 부문에 걸쳐 이뤄졌다. 이사회 △구성과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이다. 키움증권은 전체 총점 220점 만점에 134점을 기록하며 증권업계 하위권에 머물렀다. 1등의 총점은 166점으로 30점 넘게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모든 측면에서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키움증권은 이사회의 △구성과 △경영성과 부문에서 증권업계 평균 대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구성 부문에서 받은 점수는 60점 만점에 42점으로 평균치 40점보다 높다.

키움증권 이사회가 △구성에서 양호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 사외이사에게 힘을 실어준 영향이 컸다. 키움증권은 2024년 말 기준으로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는데 이 중 이군희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했다.

또 이사회 산하에 감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보수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ESG위원회 등 5개의 소위원회를 두면서 각 위원회의 수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겼다. 이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진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그렇다고 각 이사에게 주어지는 업무가 과중한 것도 아니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내이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ESG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등 각 1개의 소위원회만 맡아 경영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사외이사는 최대 3곳의 소위원회에만 소속되어 있었다. 사외이사로서 업무에 책임과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셈이다.

이사회 △경영성과는 총점 15점 만점에 13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평균이 9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점수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해당 지표는 총주주수익률(TSR)과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키움증권은 총주주수익률 26.48%를 기록해 증권업계 중위권을 차지했고 ROA와 ROE는 각각 1.73%, 16.89%로 증권업계 최상위권에 올랐다.

키움증권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키움증권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순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60%, 영업이익은 94.5% 증가했다. 순이익도 전년보다 89.4% 증가한 8349억원에 이르렀다.

◇참여도·평가체계 미비 감점요인

그러나 이사회 △참여도가 전체 평점을 끌어내렸다. 35점 만점에 21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증권사 15곳 가운데 이사회 △참여도 점수가 가장 낮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해당 부문에서 만점을 받은 항목이 하나도 없다.

특히 많은 감점을 이뤄진 지점은 사외이사 후보 풀(pool) 관리 활동과 감사위원회를 위한 별도 교육과정에 대한 지표다.


키움증권은 사외이사 후보군에 대해 연 1회 이상 자격요건을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 실제로 사외이사 후보 관련 이사회 안건은 작년 1회 상정돼 논의됐다. 또 감사위원회를 위한 별도 교육도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1회만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사회 △평가개선 프로세스도 평균 대비 점수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키움증권은 해당 부문에서 22점을 득점했는데 증권업계 평균인 28점 대비 낮은 편이다. 5점 만점 기준으로 해당 부문의 점수는 평균 3.1점이다.

키움증권은 사외이사에 대해 내·외부 평가에 대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재선임 여부에 반영할 뚜렷한 기준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밖에 이사회 △견제기능은 최고경영자(CEO) 승계 계획과 관련해서 주로 감점됐다. △정보접근성은 이사회와 개별 이사 활동의 투명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 등에서 점수가 깎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