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는 기업 지배구조의 심장과 같다. 단순한 형식적 회의체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사회가 작동하려면 이사진의 높은 참여도는 물론 객관적인 평가와 그에 따른 체계적인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평가체계가 이사진의 활동을 유도하는 자극이자 성과 관리 수단이기에 이 두 요소는 건전한 지배구조의 선순환을 이끄는 동력으로 여겨진다.
‘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에서 이 두 부문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여줬다. 이사회 △평가개선 프로세스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증권사는 이사회 △참여도 부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었다.
신한투자증권은 두 부문에서 나란히 최고점을 기록하며 상관성을 입증했고
키움증권은 반대로 두 부문 모두 부진한 성적을 받아 대비됐다.
◇이사회 참여와 개선 ‘선순환 구조’, 신한증권 모범사례
theBoard가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해 발간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연차보고서)와 2024년도 사업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자기자본 상위 15개 증권사를 포함해 주요 금융사 53곳이 평가
대상이다. 이사회의 △구성과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다.
평가 결과 증권업계에서는 이사회 △참여도와 △평가개선 프로세스 점수가 서로 맞물려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사례가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이들은 이사회 △참여도 부문에 있어서 35점 만점에 각각 31점을 받으며 증권업계 최고점을 기록했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은 이사회 △평가개선 프로세스에 있어서도 35점 만점에 32점을 얻으며 최상위에 올랐다.
NH투자증권도 해당 부문에서 30점을 기록해 상위권에 랭크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이사회 △평가개선 프로세스를 측정하는 7개 문항 가운데 5개 문항에서 모두 만점을 기록했다. 이사회가 자체 활동과 각 이사진에 대해 내부평가를 진행하고 이를 외부에 공시할 뿐 아니라 평가 결과를 재선임 여부에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체계가 정비된 만큼
신한투자증권 이사회는 실질적 활동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사회를 지난해 18차례나 개최했는데도 참석률이 100%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사진이 사전 숙지할 수 있도록 안건은 사전에 열흘 정도의 기간을 두고 통지됐다.
NH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이사회 △참여도와 △평가개선 프로세스 모두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해 14차례 이사회를 열었고 이사진 평균 출석률은 90%를 훌쩍 넘겼다. 이사진 활동에 대한 자체 평가를 실시해 재선임 여부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하위’ 키움증권, 평가·기준 실행 아쉬워
반면
키움증권은 이사회 △참여도와 △평가개선 프로세스 두 부문 모두에서 업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참여도는 35점 만점에 21점,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22점으로 나타났다. 두 부문 모두 15개 증권사 평균(△참여도 평균 25점, △평가개선 프로세스 평균 28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사외이사 평가의 세부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이사진의 활동 결과가 재선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불분명했다. 이사회 활동도 비교적 활발하지 않다. 지난해 이사회 이사회 개최 횟수는 10회로 많이 열린 편이 아닌데도 이사진 평균 출석률이 90%를 밑돌았다.
반면
유안타증권은 이사회 △평가개선 프로세스 점수가
키움증권과 같았지만 실질적 운영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평가 결과와 개선안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평가를 실시해 재선임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영향인지
유안타증권 이사진의 출석률은 더 높았고 안건 역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전에 공유됐다.
유안타증권의 이사회 △참여도 점수는 26점으로 증권업계 평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모든 기업이 참여도와 평가개선 점수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사회 △참여도가 24점으로 평균에 못 미쳤지만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31점으로 업계 상위권이었다. 이는 이사진의 활동을 유도할 제도적 장치는 갖췄지만 이사진의 실질적 참여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