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이사회 분석 대한조선

이사회 ‘독립성’ 강화…지배주주 빠졌다

[IPO기업]4월 사내이사 2인으로 각자 대표 체제 도입, 사외이사 주도 소위원회 구축

이지혜 기자

2025-07-09 15:10:39

편집자주

기업공개(IPO)는 기업과 투자자 간의 약속이다. 기업은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는 대신 투자자와 시장의 공적 감시를 받겠다는 책임을 수용한다. 이사회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배경이다. 투자자의 시장을 대신해 감시를 수행하는 제도적 장치이자 기업의 성장 전략을 설계하는 최고 의사기구가 이사회라서다. theBoard는 이사회가 상장의 첫 관문이자 투자 신뢰의 바로미터로서 어떻게 구성됐는지 들여다봤다.
대한조선이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를 위해 이사회 구조를 개편했다. 지배주주가 이사회에서 물러나고 사외이사만으로 핵심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대한조선 이사회는 지배주주의 영향력에서 비교적 독립성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조선이 상장예비심사를 원활하게 통과하는 동시에 투자자 신뢰를 얻고자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 시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과 최대주주 등에 의한 경제적 가치 훼손 가능성 등을 살펴본다. 그 결과 대한조선은 상법상 규정된 것 이상으로 이사회를 정비했다.

◇지배주주 퇴진, 각자 대표이사 체제 도입

9일 대한조선에 따르면 이사회 구성원을 총 5명으로 확정한 상태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 등 이사회 총원의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처음부터 대한조선의 사내이사 구성원이 2명이었던 것은 아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대한조선은 김광호 케이에이치아이(이하 KHI) 회장이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 지금보다 사내이사 수가 많았다. 그러나 김광호 회장이 올 4월 1일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구성이 바뀌었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김광호 회장이 대한조선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고 말했다. 김광호 회장은 대한조선의 지배주주다. 김광호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KHI가 대한조선 지분 64.8%를 쥔 형태로 소유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대한조선이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조치를 취한 것일 수 있다. 대한조선은 한국거래소에 4월 4일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는데 그로부터 딱 3일 전에 김광호 회장이 대한조선 대표직을 내려놓은 것이라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 시 질적심사 요건으로 기업의 투명성 등을 제시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살펴본다.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 △경영조직의 독립성 △최대주주 등에 의한 경제적 가치 훼손 가능성 등이 주요 심사 항목이다. 기업경영의 주요 의사결정이 최대주주로부터 독립적으로 이뤄지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김광호 회장이 등기임원에서 빠진 뒤 대한조선은 왕삼동 사업부문 대표와 이석문 관리부문 대표를 중심으로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수립했다. 두 대표 모두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출신으로 2023년 대한조선에 합류했다.

왕삼동 대표는 1968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 동 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한화오션에서 선박영업 부장, 해외법인 경영혁신실장 부장, 인사부와 조달부의 수석부장을 지냈고 전략기획담당 상무, 경영기획실장 전무를 거쳐 2023년 대한조선에 입사했다. 사업부문 대표에 오른 건 2024년이다.

1969년생인 이석문 대표는 서강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부터 한화오션에서 일했다. 설계기술관리, 홍보, 인사부 등을 거쳐 비서실에서도 일했으며 제도개선부와 전략기획부를 이끌었다. 이후 전략기획담당 상무로 일하다 2023년 대한조선에 입사해 올해 4월 관리부문 대표에 선임됐다.

이사회 의장은 왕삼동 대표가 맡고 있다. 대한조선은 “대표는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이사회를 효율적이고 책임있게 운영하기 위해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위원회, 사외이사가 주도…독립성 강화 공들여

대한조선 사외이사진은 각각 재무와 회계, 금융, 경영전략 전문가로 구성됐다. 차국진 이사는 한울회계법인 회계사로 도화엔지니어링 사외이사를 역임한 경험이 있다. 배영운 이사는 한국산업은행 집행부장과 KDB인프라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상근 이사는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감사원 정책자문위원, 예탁결제원 자문위원, 대통령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맡아 수행했다.

대한조선은 “차국진 이사가 회계투명성을 높이고 내부통제와 감독업무에 기여할 것”이라며 “배영운 이사는 이사회 운영에 전문적 판단과 함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이상근 이사는 경영전략 수립에 전문가적 제언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대한조선은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에도 독립성을 강화하고 경영진 견제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뒀다. 내부거래위원회와 감사위원회를 사외이사만으로 구성했다. 이에 따라 상법에 규정된 감사위원회 관련 조건을 넉넉하게 달성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는 사내이사가 포함되어 있다. 이석문 대표가 배영운, 이상근 이사와 함께 속해 있다. 다만 위원장을 이상근 사외이사에게 맡겨 위원회 운영의 독립성을 일정 부분 확보했다.

한편 대한조선은 이달 11일부터 17일까지 수요예측을 거쳐 22일부터 23일까지 공모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공모규모는 공모희망가 최고액인 5만원을 기준으로 5000억원 수준이다. 공동 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