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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타깃 신도리코, 이사회에 재무 전문가 포진

서동규 사장 이사회 의장 선임에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평가…"적절한 현금 안배 중요"

이돈섭 기자

2025-07-25 17:26:44

국내 사모펀드 주주행동 타깃 중 하나로 신도리코가 거론되면서 신도리코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신도리코는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과 VIP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받고 있다. 운용사 요구는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활용해 자사주를 추가 매입해 소각하라는 데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신도리코 이사회가 신사업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현금 활용 안배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신도리코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 등 6명의 이사로 구성하고 있다. 사내이사에는 서동규 사장을 비롯해 김희수 상무, 김용기 상무가 이름을 올리고 있고 사외이사에는 이병철 동국대 교수와 이용규 숭실대 교수, 이재혁 한국상장사협의회 전무가 참여하고 있다. 그간 신도리코 이사회 의장은 최대주주인 우석형 회장이 맡고 있었지만 올 3월 이사회에서 서동규 사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새롭게 선임됐다.

서동규 사장은 삼일회계법인 대표와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신도리코 경영진 중 재무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서 사장은 최근 신도리코가 복수의 자산운용사에서 받고 있는 주주환원 요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평가된다. 사외이사 중에는 MIT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병철 동국대 교수와 금융위와 금감원 등에서 근무한 이재혁 전무 등이 이 분야 전문가로 자리잡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랜기간 의장을 맡아 온 우석형 회장이 서동규 사장에게 의장직을 넘겨주고 재무 분야에 정통한 인물이 이사회에 합류한 것이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 변화의 일환이라는 해석을 제기하고 있다. 신도리코의 한 사외이사는 익명을 전제로 "현재 사내에 쌓여 있는 막대한 규모의 현금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고, 서 사장 중심으로 프린팅 외 분야의 다양한 스터디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도리코가 주력하고 있는 사무기기 제조 판매업은 나날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작년 한해 신도리코는 연결 기준 매출 3410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억원으로 49% 쪼그라들었다. 신도리코는 신사업 TF도 구축해 다양한 사업 진출 등을 고민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지금 현재 사내에 쌓여 있는 현금이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신도리코 관계자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신도리코는 오랜기간 자본시장에서 극단적 저평가 기업으로 거론돼 왔다. 25일 종가 기준 신도리코 시총은 5151억원 규모다. 지난 3월 말 현재 별도 기준 신도리코 자산은 1조1104억원으로 PBR는 0.4배에 불과했다. 같은 시기 별도 기준 신도리코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7352억원으로 자산의 66%을 현금성 자산으로 갖고 있었다. 운용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저평가 기업'으로 평가한다.

자기주식 145만7250주(14.46%)를 가진 점도 이목을 끈다. 25일 종가 기준 745억원 규모다. 신도리코는 꾸준히 주주환원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해왔지만 지금까지 해당 자사주를 소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신도리코는 최근 사업보고서 상에서 현재 시점에서 자사주 소각 계획이 없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등 일부 신도리코 주주들은 현금을 이용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지난해 고희를 맞이한 우석형 회장이 주식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증여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현금을 비축할 뿐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다. 우 회장은 현재 지분 11.78%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인데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포함하면 48.69%로 확대된다. 우 회장의 장남 우승협 신도리코 전무는 현재 신도리코 지분 0.18% 수준을 갖고 있을 뿐이다.

다만 지난해 국회에서 상장사 주식 시세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반영해 세금을 매기도록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까지 발의가 되는가 하면 지난해 말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인적분할시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하는 것이 금지되고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가 주주 전체로 확대되면서 주식 증여 우회로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억지로 주식 증여 우회로를 찾기보다는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운용사가 요구하는 주주환원 정책 요구는 그것대로 대응하고 배당은 배당대로 늘리고 신사업은 신사업대로 추진하는 것이 시장 요구에 부합하는 현금 활용방안"이라고 말했다. 현재 119만여명 신도리코 일반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11.81%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