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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보수 리포트

HMM, 사외이사 보수 총액 '역대 최대'…업계 평균 근접

2022년 연봉, 전년 대비 50% 인상…재무 여력 생기자 보상 '현실화'

이지혜 기자

2025-08-05 08:49:35

편집자주

이사회는 단순한 의결 기구를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전략 판단의 중심축이 됐다. 이런 역할의 무게만큼 세계 주요 기업들은 사외이사에게 수억 원대의 보수를 지급하기도 한다. 다만 사외이사 보수는 '무엇을 했는가'에 비례해야 한다. 참여도와 기여도, 활동 성과에 연동될 때 비로소 설득력을 갖는다. theBoard는 국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사외이사 보수를 집계하고 동시에 이사회 및 소위원회 활동 횟수와 출석률을 함께 분석했다. 단순히 보수의 많고 적음을 따지기보다 그 보수가 얼마나 타당했는지를 가늠해 보고자 한다.
HMM은 지난 10년간 급격한 파고를 겪었다. 최대주주의 파산으로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대규모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이 과정에서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실질적 최대주주로 등극하며 사실상의 공기업 상태로 전환했다. HMM 이사회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존재감을 보였다.

그러나 보수는 활동과 정비례하지 않았다. HMM이 경영권 변동 등 이슈를 한창 겪을 당시 이사회는 가장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사외이사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보수가 급등한 것은 2023년이다. HMM의 재무건전성이 회복되면서 사외이사에게 지급하는 보수도 비슷한 규모의 다른 기업과 비슷한 수준을 맞춘 것으로 파악된다.

◇사외이사 보수 총액 2024년 '역대 최대', 2022년 이후 급증

5일 theBoard가 집계한 3월 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사외이사 연봉 분석에 따르면 HMM이 지난해 사외이사에게 지급한 보수총액은 2억5169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사외이사 보수는 총액 기준으로 봤을 때 역대 최대 금액에 해당한다.

사외이사 개인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전년 대비 줄어든 편이지만 사외이사가 한 명 더 증가하면서 총액이 늘어났다. 지난해 HMM은 사외이사 한 명당 6292만원씩 지급했다. 전년 대비 5% 줄어든 수준이다.

비록 사외이사 보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최근 10년치 통계를 놓고 봤을 때 적은 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2021년 이전과 비교하면 보수가 크게 늘어났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HMM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사외이사 한 명에게 연간 4000만원대의 연봉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2015년 4935만원을 기점으로 사외이사 보수는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2020년에는 40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황이 달라진 건 2022년 들어서면서다. 전년에도 4120만원이었던 보수가 그해 들어 6052만원으로 전년 대비 47%나 뛰었다. 2023년에는 사외이사 한 명당 6655만원의 보수를 지급하며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업계 평균 맞췄다', 수익성 회복 영향 관측도

HMM이 사외이사로 적합한 인재를 유치하고자 보수를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 HMM 관계자는 "사외이사 보수가 10년 이상 동결되어 있었다"며 "2022년 4월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평균 보수 수준으로 인상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HMM 사외이사의 보수가 업계 평균 대비 높은 편은 아니다. 올 3월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에서 일하는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평균 7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수익성 등 경영 관련 지표가 회복된 점도 사외이사 보수 인상의 배경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HMM 이사회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였던 2016년은 영업손실 8334억원을 기록한 해다. 당시 HMM은 KDB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최대주주가 바뀌는 격변기를 겪었고 재무여건이 열악한 만큼 이사회 활동이 많았어도 보수 인상 여력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HMM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며 수익 구조가 개선됐다. 특히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7조원, 9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재무건전성이 회복되면서 이사회 운영 전반에도 여유가 생긴 것으로 해석된다.

사외이사 보수가 인상되면서 사외이사 한 명에게 지급되는 회의당 보수도 늘어났다. 2016년 사외이사 1인에게 주어지는 회의 1회당 보수는 125만원 수준이었지만 2023년에는 266만원까지 증가했다. 불과 7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2024년에도 전체 회의 수가 전년과 동일하게 25회였는데도 회의당 보수는 252만원으로 역대 두 번째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