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와 DL건설은 각기 다른 안전경영 체계를 갖추고 있다. 비록 DL건설이
DL이앤씨에 종속된 완전 자회사이긴 하지만 안전경영 예산과 인력, 조직은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안전경영 체계를 따로 갖추되 협의체를 통해 주기적으로 소통하며 시너지를 내는 구조다.
DL이앤씨와 DL건설은 안전경영의 체계가 다를 뿐 아니라 수준에서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의 경우 CSO를 실장급으로 선임했을 뿐 아니라 CSO의 KPI에 중대재해 발생 건수 및 현장 안전점검 횟수 등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DL건설은 상대적으로 CSO의 직급이 낮고 현장점검 횟수나 투자비용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DL그룹 CSO 인사, ‘실장과 상무’의 무게 차 25일 DL그룹에 따르면 이달 초
DL이앤씨와 DL건설이 CSO를 나란히 교체했다.
DL이앤씨는 전종필 안전보건경영실 실장을, DL건설은 하정민 상무를 각각 CSO로 선임했다.
이들의 직급에 이목이 쏠린다.
DL이앤씨는 직급을 간소화해 표면상 상무, 전무, 부사장을 모두 임원으로 통칭하지만 본부나 실 등 조직을 이끄는 수장에 실장이라는 직책을 부여했다. 실장 아래에 담당 임원이 배치되는 구조인 만큼 실장은 사실상 전무나 부사장급 권한을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DL건설은 CSO를 2021년부터 줄곧 상무에게 맡겨왔다.
법조계에서는 안전총괄 업무를 실
효성 있게 수행하려면 CSO를 고위 임원이 맡는 게 좋다고 바라본다. 도급계약 등을 체결하는 데 있어서 CSO가 대표이사의 권한을 제한할 수 있을 만큼 예산권, 인사권, 징계권, 작업중지권 등을 보유해야 실
효성 있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각 사의 CSO가 이끄는 조직 규모도 차이가 크다.
DL이앤씨는 종전까지 각 사업본부 아래 있던 사업부 별 안전팀을 안전보건경영실 산하로 옮겼다. 이에 따라 CSO가 이끄는 안전보건경영실 산하 조직은 종전 3개팀에서 5개팀으로 확대됐다.
반면 DL건설은 대표이사 산하의 CSO가 안전보건팀 등 1개팀을 이끄는 구조다. 그나마도 과거보다 나아진 편이다. 2023년까지만 해도 주택사업본부, 토목사업본부, 경영지원본부를 이끄는 본부장 3명이 CSO를 겸직하며 안전경영위원회를 꾸려 이끌었지만 CSO가 담당 조직을 총괄하며 안전정책을 직접 지휘하는 체제로 바뀌었다.
물론 이런 차이는 기업 규모에서 기인하는 것일 수 있다. 2024년 기준으로 DL건설 매출은
DL이앤씨의 30% 정도다. 그만큼 공사 현장이 적어 CSO가 이끄는 조직이 클 필요가 없을 수 있다.
DL그룹 관계자는 “
DL이앤씨와 DL건설은 별개의 안전경영 체계를 갖춰 각자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며 “
DL이앤씨와 DL건설이 DL안전보건협의체를 구축해 주기적으로 만나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DL안전보건협의체는 올 1월 설립된 기구로 안전보건 정책 수립부터 시스템 구축까지 안전경영 체계를 마련하는 데 주력한다.
DL이앤씨와 DL건설 CSO가 공동으로 의장을 맡고 있다.
◇점검횟수 늘리고 투자 확대한 DL이앤씨, 건설은 정보 비공개 차이는 CSO 업무 집행에서도 드러난다.
DL이앤씨는 CSO에 한층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 CSO의 KPI에는 중대재해 발생 건수는 30%, 현장 안전점검 횟수가 20%가량 반영된다. CSO의 KPI 항목을 제시하지 않는 DL건설과 대조적이다.
이때문인지
DL이앤씨의 현장 안전검검 횟수는 비교적 많은 편이다. CSO의 현장 안전점검 횟수는 2023년 21회로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CSO와 임원의 합산 안전점검 횟수가 641회로 2023년보다 증가했다.
다만 현장 안전점검 총 횟수는 2024년에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2024년 안전점검 횟수는 3294회였는데 전년 대비 48.3% 줄었다. 2022년 사망사고가 다수 발생하면서 2023년 일시적으로 안전점검 횟수가 증가해 상대적으로 지난해 감소폭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DL이앤씨는 투자도 적잖은 편이다. 안전경영 투자는 지난해 983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대비 줄었지만 예년 800억원 정도를 투자했던 점에 비춰보면 견조한 편이다.
이 덕분인지
DL이앤씨의 산업재해율은 2022년 1.71%에서 2024년 1.3% 정도로 하락했다. 사망자 수도 2022년 5명, 2023년 3명에서 지난해 1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DL건설은 CSO의 활동 내역이나 안전경영 투자 비용 등에 대해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또
DL이앤씨와 비교해 산업재해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2023년 4.69%, 지난해 3.8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없었지만 올 들어 사망사고가 한 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