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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

여천NCC 인사 '나비효과', 케미칼·에너지 일제히 재정비

DL CFO, 여천NCC 상근임원 선임 후속…케미칼·에너지 사내이사 사임

김동현 기자

2025-08-29 13:24:21

지주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여천NCC 상근임원으로 보낸 DL그룹이 DL케미칼·DL에너지 등의 이사진도 일제히 재정비했다. 지주사 CFO 출신 임원이 여천NCC 경영에 집중하도록 DL케미칼, DL에너지 등 겸직하던 계열사 이사회 자리에서 내려오는 조치를 취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DL케미칼과 DL에너지 등의 사내이사를 맡던 정재호 전무가 이달 초 사임하고 그 자리를 다른 사내 상근임원이 채웠다. 정 전무는 그룹 지주사인 DL의 CFO를 맡던 인물로 지난 7일자로 해당 CFO직도 내려놓고 여천NCC 기획총괄 상근임원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새로운 DL케미칼 사내이사로는 서중식 영업총괄 부사장이 선임됐고 마찬가지로 공석이 된 DL에너지 사내이사 자리는 정기동 경영기획팀장이 채웠다. 특히 DL에너지의 경우 정 전무가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선임된 지 불과 한달여 만에 이뤄진 신규 인사다.

DL은 당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렸던 여천NCC를 조기에 정상화하기 위해 연말 정기인사보다 약 2~3개월 정도 빠르게 이러한 인사를 단행했다. DL그룹은 여천NCC의 디폴트 위기 앞에 여천NCC의 또다른 주주사인 한화그룹과 추가 자금 지원을 놓고 책임 공방을 이어가던 상황이다. 결국 양 주주사가 1500억원씩을 지원하며 여천NCC는 단기 유동성 위기에선 벗어났으나 현재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겪은 끝에 DL그룹은 여천NCC의 재무 현황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지주사 CFO를 맡던 정재호 전무를 이 회사의 상근임원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정 전무가 여천NCC에 집중하도록 DL케미칼, DL에너지 등 겸직하던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서도 내려오도록 한 셈이다.



정 전무는 2021년부터 DL의 재무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며 DL케미칼, DL에너지 등의 기타비상무이사 겸직을 통해 계열사 경영에 참여했다. 2021년 DL케미칼 기타비상무이사로 처음 선임됐고 그후 2023년 DL에너지 이사회에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했다. 장기간 기타비상무이사만 맡다 올해 중순부턴 두 회사의 사내이사로 진입하며 사실상 이들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천NCC 경영진단에 집중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결정에 따라 정 전무는 조기에 이들 계열사의 사내이사 자리에 내려왔다. 정 정무의 DL케미칼 사내이사 선임 시기는 지난 5월로 김종현 대표(부회장)와 함께 사내이사를 맡은 지 불과 2개월 만에 직을 내려놨다.

정 전무의 후임자인 서중식 부사장은 DL케미칼 사내이사 선임 직후 여천NCC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신규 선임됐다. 서 부사장은 그룹 내 엔지니어 출신 대표 경영인으로 정 전무와 함께 여천NCC 조기 정상화를 이끌 DL 측 인사로 평가받는다.

정 전무의 DL에너지 사내이사 재직 기간은 DL케미칼보다 짧다. 2023년 말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되며 DL에너지 이사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정 전무는 올해 7월 이 회사의 대표로 선임됐다. 대표 재직 한달 만에 여천NCC로의 전입이 결정되며 그 자리를 정기동 현 대표에게 넘겼다.

여천NCC와 DL케미칼, DL에너지 등 석유화학·에너지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이사회 변화는 마무리됐지만 추가적인 후속 인사도 일어날 전망이다. 정 전무가 아직 대림 등 기타 계열사 비상근감사직은 그대로 겸직 중이기 때문이다. 우선 DL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DL이앤씨의 김생규 재무관리 실장이 지주사 DL의 재무담당을 겸직하도록 조치한 상태다. 향후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추가적인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