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다수가 이사회 산하에 소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의사결정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와 TSMC도 마찬가지다. 각각 감사와 리스크 관리 외에 보상, 인사, 지속가능성 등을 논의하는 전문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두 기업 모두 사외이사가 위원회를 주도한다는 점은 공통적이지만 운영 범위와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가 설치한 위원회 수는 TSMC보다 두 배 많다. 또 사내이사만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를 둬 중장기 전략과 주요 투자 의사결정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 위원회 수 많아도 역할은 TSMC와 '비슷'…경영위원회 유무 차이점 삼성전자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으로 이사회 산하에 총 6개의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등이다.
삼성전자가 이사회 산하에 6개의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한 지는 벌써 10년이 넘었다. 당초 5개였지만 2013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위원회를 설립하면서 오늘 날과 같은 체제가 됐다. CSR위원회는 이후 거버넌스위원회로 역할과 이름이 바뀌었다가 2021년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개편됐다.
이는 TSMC보다 두 배 많은 수준이다. TSMC는 2024년 말 기준으로 이사회 산하에 총 3개의 위원회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 △감사·위험관리위원회(Audit and Risk Committee)와 △보상 및 인재개발 위원회(Compensation and People Development Committee) △사외이사후보추천 및 거버넌스·지속가능위원회(Nominating, Corporate Governance and Sustainability Committee) 등이다.
그러나 TSMC 소위원회는 수가 적어도 실제 기능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비슷한 점이 많다. TSMC의 감사·위험관리위원회는 회계와 감사, 재무관리 적정성 외에 내부통제 시스템, 특수관계자 거래 및 이해충돌 등을 포괄적으로 감독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가 수행하는 역할에 해당한다.
TSMC의 사외이사후보추천 및 거버넌스·지속가능위원회도 그렇다. 해당 위원회는 이사 후보자 검토, ESG보고서 및 기업 지배구조 지침 등 개정 등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기능이 비슷하다.
TSMC의 보상 및 인재개발 위원회는
삼성전자와 역할은 비슷하지만 다루는 범위가 더 넓다. 해당 위원회는 등기이사의 보수만 결정하는
삼성전자의 보수위원회와 달리 일반 임원, 최고경영자(CEO) 및 회장의 사업성과 보너스와 주식보상 등도 심의하고 결정한다.
TSMC와
삼성전자 소위원회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경영위원회의 유무다.
삼성전자는 사내이사만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를 두고 있는 반면 TSMC는 이런 위원회를 두지 않았다. 다만 중복되는 역할은 있다. TSMC가 보상 및 인재개발 위원회에서 의결하고 있는 임직원 성과 인센티브를
삼성전자는 경영위원회에서 심의한다.
삼성전자가 임원회의가 있는데도 이사회 산하에 경영위원회를 둔 것은 법적 효력 때문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소위원회 결의는 이사회 결의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이에 따라 연간 및 중장기 경영방침, 사업 구조조정, 출자, 매각 등을 의결하는 데 법적 정당성을 갖추면서도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경영위원회를 뒀을 수 있다.
◇감사위 구성 차이 '눈길'…TSMC, 전임 사외이사 포함 삼성전자와 TSMC 이사회 산하의 소위원회는 사외이사가 주도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영위원회 등 일부를 제외하면
삼성전자와 TSMC 둘다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겼으며 구성원도 대부분 사외이사가 과반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세부사항을 들여다보면 차이점이 있다. 대표적 사례가 감사위원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을 지낸 김한조 사외이사를 필두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 본부장을 지낸 유명희 사외이사, 한성대학교 AI응용학과 교수인 조혜경 사외이사 등 3명으로 감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가운데 김한조와 유명희 이사는 내부거래위원회에도 소속됐다.
반면 TSMC의 감사·위험관리위원회에는 사외이사 7명이 모두 소속되어 있다. NXP반도체N.V.의 회장 등을 지낸 피터 L.본필드 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사외이사나 경영진이 아닌 인물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금융 전문가 컨설턴트로 얀 C. 로베주라는 인물이 감사·위험관리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2007년까지 TSMC의 이사회 일원이었던 인물로 지금도 해당 위원회에서 자문 역을 수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에도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있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다. 6명의 사외이사 모두 해당 위원회에 소속되어 있으며 여기에 사내이사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TSMC는 C.C.웨이 회장이 사외이사 3명과 함께 사외이사후보추천 및 거버넌스·지속가능위원회에 소속됐지만
삼성전자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만 구성해 차별화했다. 또 TSMC의 해당 위원회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역시
삼성전자는 사외이사만으로 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