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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theBoard Pick 10

사법 이슈로 얼룩진 재계…불확실성 해소 천만다행

①이재용 회장 사필귀정 무죄…최태원 회장 재산 분할 최악의 수 피해

김형락 기자

2025-12-19 07:40:03

편집자주

올해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돌파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벽이 무너졌다. 상법 개정을 필두로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한·미 관세 협상 타결과 마스가(MASGA) 프로젝트 가동 등 거시 경제 여건이 맞물린 결과다. 기업 지배구조도 시장 평가를 좌우하는 주요 이슈다. theBoard는 올해를 관통하는 10가지 지배구조 이슈를 선정했다.
2025년엔 어느해보다 많은 사법 리스크가 재계를 강타했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견기업, IT기업들까지 사법 리스크로 점철된 한해였다. 다행인 것은 대부분 사법 리스크가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일부는 최선을 카드를, 일부는 최악을 피하는 수순을 밟았다. 여전히 진행중인 재계 리더들도 다수다. 무엇보다 재계가 반기는 점은 불확실성을 해소해 거버넌스의 안정을 꾀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올해 사법 리스크를 완벽하게 털어낸 재계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은 9년 만에 모든 혐의를 벗고 삼성그룹 경영 보폭을 넓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깐부 회동' 외에도 미국 출장길에 올라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도 만났다. 내년 주주총회 때 삼성전자 이사회에 복귀해 책임 경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1심 법정에서 희비가 갈렸다. 조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에 유죄, 김 센터장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항소심이 남아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세기의 이혼 재판으로 주목받았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재산 분할액을 다시 다툰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상장 과정에서 기존 주주를 속였다는 사기적 부정 거래 의혹 수사를 받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내년 삼성전자 사내이사 복귀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회장은 2019년 10월 삼성전자 사내이사에서 물러나 미등기 임원으로 활동했다.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 임원이다.

이 회장은 그동안 법정을 오가며 경영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혐의 등이 무죄로 확정되며 2016년 참여연대의 의혹 제기와 국정 농단 특별검사 수사 등으로 시작된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거버넌스를 정비하며 지배구조 개선책을 고민해 왔다. 2020년 삼성 준법감시위윈회를 출범하고, 4세 경영 승계 포기를 선언하며 승계 관련 위법 행위 발생 여지를 원천 차단했다. 준감위는 외부 전문가 조언과 내부 구성원 의견을 경청하며 지배구조 개선책 제시를 장기 과제로 남겨뒀다.

조현범 회장은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조 회장은 지난 5월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다투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한국앤컴퍼니는 조 회장과 박종호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다. 조 회장은 옥중 경영을 펼치고 있다.

김범수 센터장은 2심 재판을 준비 중이다. 김 센터장은 지난 10월 1심에서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항소를 제기해 사법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 김 센터장은 지난 3월 CA협의체 공동 의장에서 사임하고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직만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 경영은 정신아 대표이사에게 맡겼다. 김 센터장의 행보는 인공지능(AI) 전략과 두나무 통합을 지휘하는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대비된다.

방시혁 의장은 경찰의 사기적 부정 거래 의혹 수사가 마무리 단계다. 지난달 법원은 검찰 청구를 받아들여 방 의장이 보유한 1568억원 상당의 하이브 주식에 기소 전 추징 보전 명령을 내렸다. 확정 판결 전까지 피고인이 범죄로 얻은 것으로 의심되는 수익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하는 절차다.

방 의장은 검찰 송치와 기소 여부에 따라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하거나 가라앉을 수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상장 과정에서 기존 주주를 속이고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상장 전 투자자들이 주식을 계속 보유했다면 챙길 수 있었던 이익을 방 의장이 상장 준비 사실을 숨겨 사모펀드를 통해 개인적으로 챙겼다는 의심을 받는다.

노소영 관장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인 최태원 회장은 재산 분할액 산정에 따른 지배구조 리스크가 변수로 남아 있다. 지난 10월 대법원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808억원의 재산을 분할해줘야 한다는 2심을 파기환송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재산은 대부분 SK그룹사 주식이다. 지주사 SK 최대주주 지분(17.9%) 가치가 가장 크다.

향후 파기환송심에서는 대법원 판단에 따라 부부 재산 형성 과정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300억원) 관련 부분과 최 회장이 SK그룹 경영 과정에서 증여·처분한 주식을 배제하고 재산 분할을 다툰다. 최 회장 측은 SK 지분이 선친에게서 상속·증여받은 자금으로 인수한 특유 재산이라는 입장이다. 노 관장 측은 부부 공동 재산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