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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율 역전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시나리오는

미국 정부 이사 선임시 임기만료 6인 중 본인 등 포함 기존 사외이사 교체 불가피

감병근 기자

2025-12-26 11:21:27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미국 정부를 우군으로 확보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미국 정부가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인수하면 영풍·MBK파트너스를 지분율에서 근소하게 앞서게 된다.

내년 초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6명이다. 여기에는 최 회장 본인과 정태웅 고려아연 대표 등도 포함돼 있다. 현재 지분율 격차에서 최 회장 측은 3~4명 이사 선임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정부 측 이사가 신규 선임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최 회장 측 사외이사의 재선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유증 가처분 기각으로 최 회장 지분율 우세 확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4일 영풍·MBK가 제기한 고려아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결성하는 조인트벤처(JV)에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약 10%를 넘기기로 했다. 영풍·MBK는 이 같은 유상증자가 경영상 필요가 아니라 최 회장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의 가처분신청 기각으로 연말 주주명부 폐쇄일을 앞두고 최 회장의 우군인 JV가 지분 약 10%를 확보한 주요 주주로 합류하게 됐다. 해당 유상증자는 26일이 납일일이다. 신주 발행이 완료되면 영풍·MBK는 약 41%, 최 회장 측은 JV 지분을 포함해 약 39% 지분율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국민연금(약 5%)이 올해 임시 주주총회와 마찬가지로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도 최 회장을 지지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최 회장 측에 가세하면 최 회장 측이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지분율 약 44%로 영풍·MBK를 앞서게 되는 구도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구도는 11:4로 최 회장 측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올해 임시 주주총회에서 순환출자를 이유로 단일 최대주주인 영풍(약 27%)의 의결권을 제한하면서 현재 우세를 만들어냈다.

다만 내년 주주총회에서는 영풍 의결권이 부활한다. 여기에 고려아연은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 투표권을 주는 집중투표제를 도입했다. 이를 고려하면 지분율 역전에도 최 회장 측이 과반을 유지하는 선에서 이사회 구도가 변경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미국 정부 신규 이사까지 3인 충족, 기존 사외이사 교체 전망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고려아연 이사는 6명이다. 이 가운데 장형진 영풍 회장을 제외한 5명이 최 회장 측 인사로 구성됐다. 5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최 회장, 정태웅 고려아연 대표이사, 황덕남 사외이사, 김도현 사외이사, 이민호 사외이사 등이다.

현 지분율 격차에서는 최 회장 측이 우호 이사 5명을 내년 주주총회에서도 모두 선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최 회장 측과 영풍·MBK의 지분율 격차를 고려하면 소액주주의 다수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만 4명 확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현실적으로 최 회장 측이 내년 주주총회를 통해 반드시 선임할 수 있는 이사는 3명으로 한정될 전망이다. 이 상태에서도 이사회 구도는 8:7로 최 회장 측의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

이 경우에 최 회장 측은 최 회장 본인과 정태웅 대표를 우선적으로 선임 대상에 포함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JV 최대 주주인 미국 정부 측 인사도 1명을 이사회에 진입시켜야 한다. 미국 정부는 내년부터 2년에 걸쳐 이사 2명을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시키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하면 기존 사외이사 3인의 재선임은 사실상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3명의 사외이사 중에서는 황 이사의 재직기간이 1년으로 가장 짧다. 김 이사는 5년, 이 이사는 3년 동안 고려아연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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