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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 알테오젠

'대표 사임' 박순재 의장직 계속…거버넌스 제자리

사외이사 비율 33% 간신히 충족…규모·구성 전방위 재검토 필요

최은수 기자

2025-12-29 11:17:25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알테오젠의 당면 과제는 이사회 내부 정비다. 창업주 박순재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는 내려왔지만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은 계속 맡고 있다. 최근 박 회장의 대표직 사임을 곧바로 경영 2선 후퇴나 거버넌스 진일보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알테오젠이 코스피 상장사가 되려면 지금의 경영 성과를 유지하는 걸 넘어 이사회 운영 체계의 전반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고려할 점은 소위원회 및 이사회 멤버 확충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별도의 위원회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법적 요건만 충족하는 수준에 머문 사외이사 비중 역시 점진적인 확대가 필요하다.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 이사회 내부 정비 필요성↑

알테오젠은 시가총액을 기준으론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상위 20위권에 들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올해 출범 후 처음으로 별도 기준 1000억원의 매출액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돌파를 앞두는 등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


알테오젠의 매출 규모는 동류의 코스피 상장사보다 적다. 다만 올해 영업이익률이 70%로 전망될만큼 순도 높은 경영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경영성과 요건은 어느 정도 달성했다. 이제부턴 질적 요건을 얼마나 잘 갖추느냐가 관건이다.

2025년 말 기준 알테오젠의 이사회는 이전상장을 위한 격을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 총 7명의 이사회 멤버가 회사를 움직이는데 이를 뒷받침할 별도 위원회가 운영되지 않고 있다. 감사위원회도 없다. 상근감사가 등기임원으로 포함돼 독립이사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진 상태다. 올해 7월 개정된 상법 요건(이사 총수의 3분의 1을 독립이사로 선임)을 간신히 충족한다.

그간 코스닥 상장사이자 기술 기업으로 있다보니 이사회와 관련한 이렇다 할 의무사항도 없고 거버넌스를 정비할 유인이 존재하지 않은 점에 영향을 받았다. 알테오젠이 계속 코스닥에 남아 있을 경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주주총회를 거쳐 코스피 이전상장을 승인한만큼 거버넌스 정비는 필요한 과정이 됐다.

◇2018년 이후 끊긴 바이오텍 이전상장 사례 재현할까

상업화 성과가 이제 만개하는 시점이다보니 알테오젠 이사회는 비슷한 시가총액을 갖춘 다른 기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다. 자산총계도 2025년 3분기말 기준 5000억원에 불과해 감사위원회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를 강제하는 규제 요건(자산 총계 2조원)도 적용받지 않는다.

알테오젠의 미비한 거버넌스는 신약개발이 전체적인 R&D와 상업화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만 의외로 개별 의사결정은 촌각을 다툴 때가 많은 것과 관련이 있다. 특히 개발 타임라인을 지키며 글로벌 상업화를 위한 빠르고 적확한 판단이 있어야 경쟁사를 물리칠 수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국내 1세대 바이오 기업들이 오너를 포함한 '특정 맨파워의 그립감'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알테오젠은 물론 비교적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셀트리온도 앞서 해당 트렌드를 따라 충실히 성과를 쌓았다. 당장 알테오젠도 할로자임과 피하주사(SC) 제형 기술을 둔 글로벌 특허 분쟁과 관련한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질적 요건은 경영투명성, 기업의 계속성, 경영 안정성 등을 평가한다. 비록 정성 평가 영역이긴 하나 기업이 주목해야 할 핵심 지표로는 거버넌스를 포함한 내부 컴플라이언스가 꼽힌다.

알테오젠의 다음 행보는 이사회 규모 확장과 사외이사의 증가, 감사위원회 등 소위원회 설치 등이 될 전망이다. 2026년부터 코스피 상장사에 의무화 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작성 및 공시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전상장 과정에서 새롭게 부여되는 의무에 대응하기 위한 인적 구성도 필요해 보인다.

알테오젠 외에도 일부 바이오텍들이 틈틈이 코스피 이전상장을 타진했다. 그러나 2018년 셀트리온 이후엔 아직 이 문턱을 넘은 기업이 없다. HLB 또한 내부적으론 2023년 말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이전상장에 나섰다. 그러나 항암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FDA 품목허가가 지연됐고 앞서 질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알테오젠 또한 내부적으로 이 문턱을 넘어서기 위한 거버넌스 정비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박 의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과 발전 방향을 수립하고 차세대 파이프라인 발굴과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