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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홍콩법인 무상감자 추진…매각 지원 가능성은

영업 악화 이후 6년째 동일 행보, 이사회 미온적 태도 유지 전망

감병근 기자

2025-12-29 14:46:43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CJ CGV가 해외 자회사 CGI홀딩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상감자를 추진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6년 연속 동일한 행보다. 이에 이번 무상감자는 현재 재무적투자자(FI) 주도로 진행 중인 매각과는 연관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FI 투자금 상환 및 매각에 미온적으로 대응해온 CGV 이사회의 기존 기조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CGV는 자회사이자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통합법인 CGI홀딩스가 내년 2월2일 무상감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CGI홀딩스는 이번 무상감자가 완료되면 자본금이 4688억원에서 4103억원으로 감소한다. CGI홀딩스 주식은 비상장 무액면주식으로 무상감자 이후에도 주식 수 변동은 없다.

이번 무상감자는 자본금을 자본잉여금으로 전입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CGI홀딩스는 2020년 이후 올해까지 6년째 무상감자를 진행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해오고 있다.

CGI홀딩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산업이 침체되면서 순손실 규모가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2021년 순손실 47억원을 시작으로 작년 말 기준 순손실은 243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순손실 규모는 11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이번 무상감자는 현재 진행 중인 CGI홀딩스 매각과는 직접 연관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CGI홀딩스가 무상감자를 진행하자 일각에서는 FI 주도로 진행 중인 매각을 지원하기 위한 정지 작업일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CGV는 2019년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 형태로 MBK파트너스, 미래에셋증권 PE로부터 3335억원을 투자 받았다. 투자 계약에는 정해진 기간 내에 IPO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일정 수익률을 적용해 FI 지분에 대해 CGV가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올 7월 CGV가 약 2000억원 규모의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FI는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해 CGI홀딩스 전체 지분 매각에 나섰다. 매각주관사는 모건스탠리가 맡고 있다.

CGV는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FI 투자금을 부분 상환하면서 콜옵션 이행 관련 움직임을 보였다. CGV 이사회는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아 논의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민회 전 대표가 이끌던 CGV 이사회는 작년 7월, 10월 두 차례에 걸쳐 약 1500억원 규모의 FI 지분을 매입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분위기가 바뀐 건 올 3월 정종민 대표가 부임한 이후로 파악된다. 정 대표는 직전 CGV 튀르키예 법인장을 맡았다. CGV는 2016년 IMM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튀르키예 법인에 1000억원을 투자 받았지만 콜옵션 행사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투자업계에서는 튀르키예 법인에서 경험을 토대로 정 대표가 FI 투자금 상환을 후순위로 미뤘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콜옵션 행사는 CGV 이사회에게 선택 사항이다. 콜옵션 미행사로 CGV에 대한 시장 신뢰는 훼손되겠지만 법적인 문제는 없다. 정 대표 입장에서는 실적 회복 등 역량을 집중해야 할 과제가 있기도 하다.

CGV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4 등 총 7인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정 대표, 이명형 미디어플랫폼사업 본부장, 이동현 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TF)장이다. 사외이사로는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 왕상한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석현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최진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등이 재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