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코퍼레이션(옛 현대종합상사)이 2025년을 기점으로 자산 2조원을 돌파하면서 이사회 구성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상법 및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하는 동일 성(性) 금지 규정과 사외이사 과반 규정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3월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 등이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자산총계 2024년 말 1조6474억원→2025 3Q 2조785억원 7일 종합무역상사
현대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별도기준 자산총계는 2조785억원이다. 2024년 말 1조6474억원에서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2조원을 달성한 것이다. 유동자산에서는 현금성 자산과 매출채권, 비유동자산에서는 종속기업투자 자산 등이 늘어나면서 외형 확대를 이끌었다.
자산 증식은 실적 성장과 맞물려 있다. 과거
현대코퍼레이션은 현대중공업 사업부로 위치했다가 2015년 ‘신사업부문’이 분할되면서 독자길을 걸었고 2016년 계열분리 작업을 마쳤다.
계열분리 이후에도 여전히 범현대가와 끈끈한 고리를 이어가며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범현대가의 수출 창구 기능을 도맡으며 매출의 절반 이상을 범현대 계열사에서 일궜다. 그러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회사는 퀀텀점프에 성공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24년 매출액 6조995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매출액은 3조7824억원 규모에 그쳤지만 2022년을 기점으로 억눌렸던 트레이딩 수요가 폭발하며 6조원을 찍었다. 2025년에는 매출액이 7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산된다. 철강이나 석유화학 등 트레이딩 부문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이를 신사업으로 확장하면서 외형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사회 6인 모두 남성, 사외이사 3명으로 과반에 못 미쳐 현대코퍼레이션이 자산총액 2조원 반열에 오르면서 이사회 구성에 변화를 줄지도 관전 요소다. 현재 회사는 정몽혁 회장, 김원갑 부회장, 장안석 사장 3인 대표 체제다. 이사회 의장은 정 회장이다. 정 회장은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 씨의 외아들이다.
별도기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상법상 이사회 구성에 있어서 여러 의무를 진다. 우선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가 의무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현대코퍼레이션은 감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별도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설치되지 않은 상태다.
이사회 구성 측면에서도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사외이사 인원이 부족한 것과 여성 이사가 전무해서다. 상법 제542조의8 제1항에서는 자산총액 2조원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3명 이상 선임하고 동시에 사외이사가 이사회의 과반수가 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현대코퍼레이션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내이사로는 정몽혁 회장, 김원갑 부회장, 장안석 사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외이사로는 한이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김성택 도화엔지니어링 글로벌부문 부회장, 정문기 성균관대 경영대학 객원교수를 배치했다. 사외이사 1명을 더 충원해야 과반을 넘길 수 있다.
이사회도 동일 성(性)으로만 채워져 추후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별도기준 자산 2조원이 넘는 회사는 이사회 전원을 동일 성별로 구성할 수 없다. 즉 남성으로만 구성할 수 없고 여성 이사를 1명 이상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뜻이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현대코퍼레이션 이사회는 사내이사·사외이사 6인 전원이 남성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관련 종합상사업계 형님으로 꼽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자산총액 12조9204억원)과
LX인터내셔널(자산총액 4조6993억원)은 일찌감치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자본시장법 규정을 맞춰놓은 상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행희 전 한국코닝㈜ 사장,
LX인터내셔널은 손란 손스마켓메이커즈 대표를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법 취지에 맞춰가도록 다양한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아직 (이사회 구성에 관해) 정확하게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