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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 사외이사 기권, 삼성전자에 쌓이는 소수 의견

2.5조 자사주 취득 안건에 기권…2024년 허은녕 이사도 자사주 취득 재검토 의견

안정문 기자

2026-01-09 13:14:27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김준성 삼성전자 사외이사가 최근 이사회에서 상정된 자기주식 취득 안건에 기권표를 던졌다. 다른 이사들이 모두 찬성하면서 해당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지만 김 이사의 기권은 삼성전자 이사회 내에서 소수 의견이 공식 표결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024년 이후 삼성전자 이사회에서는 과거와 달리 소수 의견이 확인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이사회를 열고 자기주식 취득 관련 안건을 심의했다. 김준성 사외이사는 해당 안건에 대해 기권 의견을 냈지만 나머지 이사 전원이 찬성하면서 안건은 통과됐다.
자기주식 취득의 건은 보통주 1800만주를 2조5002억원을 들여 1월8일부터 4월7일에 걸쳐 장내매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취득목적은 임직원 주식보상이며 위탁중계는 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 KB증권이 맡았다.


김 이사는 2024년부터 이사회와 소위원회에서 일부 안건에 대해 찬성이 아닌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첫 사례는 2024년 1월 주주환원정책 심의 과정이다. 그는 1월29일 열린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서 ‘2024~2026년 주주환원정책 사전심의’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당시 다른 지속가능경영위원들은 모두 찬성 의견을 냈고 안건은 이틀 뒤인 1월31일 이사회에 상정됐다. 이사회에서도 김 이사는 동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이 공식적으로 표결에 반영된 것은 2018년 1월 액면분할 안건 이후 약 6년 만이었다.

삼성전자의 2024~2026년 주주환원정책은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가운데 9조800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한다는 것이 골자다. 김 이사는 고정적 배당은 유연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안건에 반대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FCF는 매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연결기준 FCF는 2021년 -5조2339억원, 2022년 -7598억원, 2023년 -26조2612억원으로 적자를 이어오다 2024년 8조352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025년 3분기에는 9조6780억원으로 전년동기 4조5348억원 대비 113.4% 늘었다.

김준성 이사는 글로벌 금융·투자 분야에서 장기간 활동한 인물이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W.I. Carr 싱가포르 법인, SEI에셋코리아, 워버그핀커스 뉴욕 등을 거쳤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이머징 아시아 및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를 운용했고 2011년 3월부터 2012년까지는 삼성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았다. 이후 2013년 GIC로 복귀해 토탈리턴그룹 헤드를 담당했다.

김 이사는 2022년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삼성전자는 선임 당시 그를 싱가포르와 뉴욕 등 선진 금융시장에서 주식시장 분석과 투자 경험을 쌓은 금융 전문가로 소개했다.

현재 그는 삼성전자 이사회 내에서 보상위원회 위원과 지속가능경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2022년 3월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이사회 및 소위원회 출석률은 100%다. 일부 사외이사 교육에는 겸직 사유로 참석하지 못한 사례가 있으나 이사회 및 위원회 회의에는 모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이사회에서는 반대 또는 기권 의견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4년 11월에는 다른 사외이사인 허은녕 이사가 자사주 취득 안건에 대해 기권표를 행사한 바 있다. 당시 허 이사는 자기주식 취득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집행 시점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