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렉스의 이사회 재편 시나리오가 최대주주 변경을 전제로 추진되던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지하며 원점으로 돌아왔다. 새 최대주주로 예정됐던 정인구 청안인베스트먼트 대표 및 관련 인사들도 결과적으로 유틸렉스 이사회에 합류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해 말 유연호 공동대표가 사내이사 및 대표직을 내려놓으며 이사회 인원은 4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이 역시 회사 정관상 문제는 없다보니 당분간 권 대표 중심의 거버넌스가 지속될 전망이다.
◇SPA 해지로 유틸렉스 최대주주 변경 무산 이번 사안의 출발점은 최대주주 교체 무산이다. 권 대표 측은 새 최대주주로 예정됐던 청안인베스트먼트의 귀책을 이유로 SPA 해지를 통지했다. 계약금이 입금됐다고 밝힌 에스크로 계좌의 입금 내역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고 잔금 지급 의사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계약 해제 사유로 들었다. 통지일은 2026년 1월 13일이다.
첫 거래가 2025년 12월 이뤄진 만큼 일부 주식은 이미 청안 측에 양도된 상태다. 당시 권 대표는 계약금 50억원이 에스크로 계좌에 입금됐다는 전제 아래 보유 지분 404만2860주의 절반인 202만1430주를 청안 측에 양도했다. 권 대표는 유틸렉스 발행주식의 10.98%를 보유 중이었다.
14일 기준 청안 측에 양도됐던 해당 주식은 반환되지 않았다. 권 대표 측은 반환 요청을 이어갈 예정이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민사소송을 통해 반환받겠다는 입장이다. 계약 해제의 귀책 사유와 계약금 귀속 여부는 향후 법적 절차를 통해 확정될 사안으로 남아 있다.
양도된 주식이 분쟁 상태에 들어가며 의결권도 제한됐다. 이에 따라 권 대표 의결권은 기존 10.98%가 아닌 5.49%로 축소된다. 다만 해당 지분으로 제한된 의결권이 이사회 구성이나 의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SPA 해지로 청안 측의 지분 취득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 역시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이사회 진입도 같은 맥락이다.
SPA 파기와 함께 청안 측이 제기했던 주주총회 안건 역시 정정됐다. 청안 측 인사가 이사회에 합류할 법적 근거가 사라지며 이사회 재편 구상도 중단됐다.
◇이사회 멤버 3명으로 줄었지만 정관 요건 충족 계약 파기로 지분 분쟁 이전에 이사회 구도는 다시 기존 최대주주인 권 대표 중심으로 되돌아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사회 내부에 변화가 있었다. 공동대표였던 유 대표가 사임하며 이사회 인원은 기존 4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유 전 대표는 그간 유틸렉스의 경영을 총괄하는 사내이사였다. 연구개발을 맡아온 권 대표와 역할을 분담해왔다. 그는 SPA 체결 직후 사임했고 회사는 정인구 청안인베스트먼트 대표를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하며 기존 공동대표 체제를 해소했다.
유 전 대표는 "작년 말 대표 및 이사회 사내이사직을 동시에 사임했다"고 짧게 답했다.
정인구 청안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이 과정에서 새롭게 경영지배인으로 선임된 유틸렉스 이사회 멤버는 아니었다. 이에 따라 2026년 1월 12일 정 대표가 경영지배인에서 해임됐지만 이사회 구성에도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현재 유틸렉스의 이사회를 살펴보면 사내이사는 권 대표가 맡고 있으며 기타비상무이사로 허빈 이사, 사외이사로 이영진 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감사는 안효원 감사가 맡고 있지만 의결권은 없다. 사외이사를 이사 총수 3명 이상 가운데 사외이사를 4분의 1 이상 두도록 규정한 유틸렉스 정관 최소 요건을 충족했다.
허 이사는 2대주주 제지앙 화하이(Zhejiang Huahai Pharmaceutical)측 인사다. 이번 사태로 새롭게 등장한 인물은 아니다. 2017년부터 이사회에 참여해왔다. 지분 구도상 제지앙 화하이는 경영참여를 이유로 지분을 보유중이다. 그러나 라이선스 아웃 과정에서 투자유치를 겸해 지분을 확보한 이후로 권 대표 측에 서 왔던 걸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 후 공동대표 체제가 해소되며 경영 전반의 책임은 권 대표에게 한층 집중됐다. 연구개발과 경영을 분리해 운영하던 구조가 종료되면서 대표이사의 역할 범위가 넓어졌다. 이사회 차원의 의결 구조나 거버넌스 요건에는 변화가 없다.
더벨은 권 대표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