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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사각지대 점검

한국바이오텍, 15년 간 다진 하림그룹 2세 승계 토대

⑥김홍국 회장 장남 김준영 상무보 소유 비상장사…하림지주 지분 18.71%까지 늘릴 예정

김형락 기자

2026-01-22 08:20:27

편집자주

지주사 제도는 단순·투명한 출자 구조가 특징이다. 국내 공시 대상 기업집단 92곳 중 45곳이 지주사 체제를 택했다. 하지만 지주사로 전환 뒤에도 자·손자·증손회사로 편입하지 않은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이 상당수다. 회계상 연결기준으로 묶이진 않지만 공정위는 해당 기업들도 계열사로 분류한다. theBoard는 주요 기업집단의 지주사 체제 밖 사각지대에 있는 계열사들의 수익·지분 구조를 살펴본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비교적 이른 시기 장남 김준영 팬오션 상무보에게 그룹 지배력을 나눠줬다. 김 상무보는 비상장사 한국바이오텍을 이용해 지주사 하림지주 지분을 손에 넣었다. 한국바이오텍은 하림지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이미 김 상무보가 비상장사를 거쳐 간접 취득한 하림지주 지분은 김 회장을 능가한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체제 밖 계열사가 총 7곳이다. 모두 사익 편취 규율 대상 회사다. 각각 총수 일가가 지분을 20% 이상 보유한 회사가 5곳, 해당 회사가 지분을 50% 초과해 보유한 회사가 2곳이다.

체제 밖 계열사 중 하림지주 지분을 보유한 곳은 5곳이다. 이 중 김홍국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곳은 경우(지분 80%)와 농업회사법인 익산(78.65%)이다. 김 상무보가 최대주주로 있는 곳은 올품(100%)이다. 한국바이오텍과 에코캐피탈은 올품 100% 자회사다.


하림지주 지배력은 김 회장과 김 상무보가 소유한 비상장사로 나뉘어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하림지주 최대주주는 김 회장(21.1%)이다. 경우와 익산이 들고 있는 하림지주 지분은 각각 1.27%, 0.73%다. 김 상무보가 지배하는 올품은 하림지주 지분 5.78%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바이오텍(18%)과 에코캐피탈(0.24%)이 보유한 하림지주 지분을 더하면 24.02%다. 김 회장 부인인 오수정 맥시칸 대표이사(2.52%) 등 특별 관계자를 포함한 하림지주 최대주주 지분은 49.81%다.

1992년생인 김 상무보는 20대 시절부터 하림그룹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하림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올품과 한국바이오텍이 지주사 지분을 늘리면서 김 상무보가 김 회장과 대등한 지배력을 가지게 됐다.

한국바이오텍은 책임 경영과 경영 안정화를 위해 하림지주 지분을 추가로 늘린다. 다음 달 13일부터 30일 동안 하림지주 지분 0.71%를 장내 매수할 계획이다. 예상 거래 금액은 89억원(지난 12일 종가 기준)이다. 목표 거래 수량을 채우면 하림지주 지분은 18%에서 18.71%로 증가한다.

자금은 마련해 뒀다. 한국바이오텍은 지난해 11~12월 하림지주 지분 1.31%(123억원)을 장내 매수하면서 한국증권금융에서 215억원을 빌렸다. 이자율은 4.23%, 만기는 내년 11월까지다. 한국바이오텍이 보유한 하림지주 주식 600만주(지분 5.36%)를 담보로 제공했다.


한국바이오텍은 투자 기업 업무 지도, 경영 지원이 주요 사업이다. 2024년 말 자산(5922억원) 대부분 하림지주 지분 19.22%(장부가액 5895억원)이다. 그해 하림지주에서 배당금 22억원을 받아 모기업 올품으로 배당금 48억원을 지급했다. 그해 말까지 무차입 기조를 유지했다.

한국바이오텍 전신은 한국썸벧이다. 2010년 동물 약품 제조업을 영위하던 한국썸벧판매(현 올품)에서 제조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했다. 그해 한국썸벧은 김 회장 둘째 형 김재관 씨 등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취득했다. 그해 말 한국썸벧은 명보쇼핑 지분 35.09%(취득원가 39억원), 하림유통 지분 55.36%(143억원), 천하제일 지분 29.5%(54억원), 제일곡산 지분 1.28%(15억원) 등을 들고 있었다.

한국썸벧은 2011년 그룹 지배구조 개편 뒤 제일홀딩스(현 하림지주) 주요 주주로 등장했다. 그해 1월 제일사료가 △곡산홀딩스(옛 제일곡산) △천하홀딩스(옛 천하제일) △맥시칸홀딩스(옛 맥시칸산업) △하림유통홀딩스(옛 하림유통) △명보홀딩스(옛 명보쇼핑)를 흡수합병해 제일홀딩스로 상호를 바꿨다. 합병 신주를 취득한 한국썸벧은 김 회장(7.28%) 다음으로 제일홀딩스 지분이 큰 2대주주(6.89%)가 됐다.

제일홀딩스가 기업 공개(IPO)를 준비하면서 실질 지배력이 드러났다. 2016년 제일홀딩스는 자사주 전량(408만1991주, 지분 80.22%)을 소각하고, 액면 분할을 실시해 발행 주식 수를 50배 늘렸다. 액면 분할 뒤 제일홀딩스 주요 주주는 김 회장(41.78%), 한국썸벧(37.14%), 올품(7.46%), 오 대표(5.58%) 등이다. 올품은 2012년부터 김 상무보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일홀딩스는 2017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하림그룹이 단일 지주사 체제를 갖춘 건 2018년이다. 그해 제일홀딩스가 중간 지주사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해 하림지주가 출범했다. 2022년에는 하림지주가 지분 55.03%를 보유한 NS쇼핑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포괄적 주식 교환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해 김 회장과 한국바이오텍이 보유한 하림지주 지분은 각각 21%, 17%대로 희석됐다. 신주를 취득한 올품은 하림지주 지분이 6%대로 늘었다.